글 = 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Q. 저희 집 5세 큰 아들은 참을 수 없는 정도로 호기심이 많습니다. 무엇이든 “왜”, “왜 그러는데?”, “왜지?”라고 묻습니다. 또 아이는 모든 일에 참견하고 다 경험해 보길 원합니다. 때론 위험한 행동에 대해 혼을 내면 궁금해서 그랬다고 하기도 하고요. 부모 입장에서 호기심 때문에 위험한 일이 노출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의 적당한 호기심을 유지하면서 안전하게 키우는 방법일까요?
A. 대부분의 아이들은 호기심을 시작으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어찌 보면 자녀의 호기심을 키워주는 것은 아이가 평생 학습자가 되도록 돕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무언가를 끊임없이 배우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자 하는 호기심을 갖고 태어납니다. 한 연구는 2세에서 5세 사이의 아이들이 약 4만 개의 질문을 하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에게 호기심은 사물을 탐험하고 발견하고 알아내려는, 배우고자 하는 욕망입니다. 또한 아이의 호기심은 동기를 유발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많은 연구가 외압이 아닌 학습에 대한 내적 욕구(호기심)가 새로운 경험을 찾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장기적으로 학교에서 성공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렇다면, 호기심이 많은 아이의 행동에는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을까요?
“엄마! 왜 이 아줌마는 배가 많이 나왔어?”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임신부를 본 큰 아이가 나에게 큰 소리로 물어보며 임산부 배를 만졌습니다. 너무 당황하고 미안한 나머지 전 “죄송합니다” 거듭 인사를 하고 아이를 서둘러 데리고 내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상대를 배려하기 위해 둘러서 질문하는 기술을 모릅니다. 아이가 질문을 하는 것은 진정으로 답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지 누군가를 당황하게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때문에 만약 아이가 사람들에게 몸무게, 돈 또는 다른 문화적인 주제에 대해 질문하더라도 당황해 아이를 혼내지 않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단지 호기심이 많고 아직 사회 규범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이니까요.
어린이들은 다른 방식으로 호기심을 탐구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선생님 혹은 부모에게 직접적으로 배우고, 또 어떤 아이는 다른 사람을 관찰하는 것으로 배우고, 어느 아이들은 자신의 관심 있는 것을 경험해 봄으로써 배웁니다.
만약 아이가 하면 안 되는 금지된 것을 보고 호기심을 갖게 된다면 아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만 3세 이후 아이들에게는 왜 그것이 금지하는지 인지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호기심은 안정감과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과 대상에게 호기심을 표현하는 것이죠. 그러니 만약 아이가 엄마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하고 주변을 탐색하고 있다면 이는 아이가 엄마와 함께 할 때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의 질문이 때로는 부모도 알지 못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뭐 자꾸 알려고 해!” 혹은 “너는 몰라도 돼!”라고 부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엄마도 왜 그런지 잘 모르겠네. 너의 생각은 어떠니?”라고 하며 “나중에 같이 알아보자”라고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충분할 수 있습니다.
호기심 많은 아이 양육법
이제 호기심 많은 아이에 대한 구체적인 양육법을 소개합니다.
간단하고 정직하게 답해주세요어떤 호기심은 아이들의 불안감에서 시작됩니다. 또한 아이가 커갈수록 눈 앞에 보이는 세상밖 사건들에 대해 궁금해 하며 더 알고 싶어 합니다. 특히 죽음이나 폭력과 같은 큰 사건에 대해 궁금해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동생이 생겼다면 아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궁금해 할 수 있습니다. 혹은 애완동물의 죽음을 겪었다면 무언가 죽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유발될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스스로 답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만약 아이가 부모에게 대답을 원한다면 간단하고 정직하게 반응하며 답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열린 질문(Open-End Question)과 놀이로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세요열린 질문이란 질문에 대한 옳고 그른 답변이 없는 것으로, ‘네’ 나 ‘아니오’처럼 한 단어로만 답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는데?” “너는 그런 경험이 어땠는데?”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 등과 같은 유형이 열린 질문인데, 이는 아이가 더 상세한 반응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열린 질문은 아이의 생각을 자극하고 자신의 경험에 집중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는 아이에게 관싱믈 보여주며 자녀 내면의 삶을 보게 하는 창과 같습니다.
열린 질문의 방식은 놀이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정 방식으로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장난감보다는 상자, 물, 모래, 냄비, 등과 같은 재료들을 통해 아이의 상상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죠. 자녀에게 재료를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알려주지 말고, 호기심과 상상력으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도록 격려해 주세요.
호기심을 막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 제시해주세요아이가 어떤 것에 흥미를 느껴 호기심을 갖고 탐험하고 싶어 한다면 부모는 먼저 안전헤 대한 부분을 생각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병에 있는 꽃다발에 호기심이 생겨 만지려고 한다면 아이의 호기심보다는 아이가 꽃병을 깨뜨릴 까봐 걱정돼 만지려는 아이를 훈육하기 쉽습니다. 만약 아이가 컵에 담긴 물을 바닥에 붓기를 좋아한다면 물을 탐험하고 실험하기 원하는 아이의 호기심보다는 물을 쏟았다고 훈육을 하곤 하겠죠.
하지만 아이의 호기심 행동의 관점에서 봤을 때 꽃과 물을 탐험하고 싶은 욕구는 혼날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안돼”에서 “이렇게 하면 돼”의 환경으로 바꿔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꽃을 만지고 싶어한다면 꽃을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주시고, 물을 탐험하려고 하며 아이를 욕조로 데리고 가셔서 컵에 있는 물을 부으며 마음껏 탐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죠. 이같은 방법은 아이들에게 문제 해결 기술과 창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글 = 민경미 (유아 특수교육 교사)미국 캔자스 대학 교육 심리(아동발달/학습) 박사 과정중이며 동 대학 유아 특수교육 석사 졸업했다.캔자스주 유아특수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며, 캔자스주 공립학교 셀돈(Sheldon) 유아 특수 교사로 재직중이다. 미국DEC와 ISJ 학회에서 ‘아이의 실행 기능 높이는 교육법’과 ‘트라우마 아이들을 위한 효과적 자기조절법’등 다수 논문을 발표했다. 저서로 <트라우마 있는 우리 아이,어떻게 훈육할까?>를 지었다.
길문혁 기자/ansgur0317@manzlab.com
ⓒ 맨즈랩(http://www.manzlab.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