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편집자주: 본 연재는 ‘가상자산’ 또는 ‘디지털자산’에 관한 올바른 인식 정립과 정확한 이해를 돕고자 기획됐습니다. 가상자산은 미래의 시장 경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리라 전망되지만, 투자, 수익 등 단편적 기능에만 매몰되어 가상자산의 진정한 가치가 왜곡되고 있습니다. 이에 본 연재를 통해 가상자산의 의미와 가치, 시장성 등 근본적 개념과 정보를 전달하려 합니다. 본문 내 의견과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번 주제는 가상자산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는 전제로 '테라'루나 사태'를 알아보고자 한다. 테라/루나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 스테이블 코인의 개념을 먼저 알아야 한다.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가상자산은 국가가 발행하는 실물화폐와 달리, 유동성 관리를 중앙기관 등에서 관리하지 않는 방식으로 유통, 거래된다. 그래서 하루, 아니 몇 시간 만에도 가치의 등락이 매우 크게 발생할 수 있다. 이런 특징을 이유로 투자하려는 사람도 있고, 언제든 '0'으로 떨어질 수 있는 자산이니 투자를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리스크를 줄이고자 담보를 사용 해당 가상자산(코인)의 시세(가치)를 일정 수준(예, 1달러:1코인)에 맞춰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만든 가상자산을 '스테이블 코인'이라 부른다. 이렇게 스테이블 코인을 법정화폐의 가치에 고정시켜두는 것을 '페깅(pegging)'이라고 한다.
스테이블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페깅을 무엇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법정화폐 담보, 가상자산 담보, 무당보로 코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법정화폐 담보는 말그대로 발행하고 싶은 코인의 시세 비율만큼 국가별 법정화폐를 예치하는 방식이며, 대표적으로 테더(Tether, USDT), 트루 USD(True USD, TUSD), 바이낸스USD(BUSD) 등이 있다. 현재 법적 규정이 없어 예치에 대한 내부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가상자산 담보는 이더리움과 같이 가상자산으로 담보하고, 담보대출 비율에 따라 발행하고 유통량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특히 알고리즘 기반 방식은 발행(담보) 및 청산을 통한 안정화가 스마트 컨트랙트(스마트 계약)에 의해 투명하게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상 코인의 시세 유지를 위한 발행, 청산되는 코인 시세의 안정적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대표적으로 루나-테라USD, 카이프로토콜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무담보는 스테이블 코인의 수요를 맞춰 유통량을 조절(발행, 소각)함으로써, 시세를 유징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대표적으로 베이시스(Basis)가 있다.
테라·루나 사태와 발생 원인
알고리즘 방식의 코인 발행사들은 스테이블 코인과 쌍을 이루는 '위성 코인'을 통해서 가치를 유지한다고 주장한다. 이러 구조로 테라와 루나(위성 코인)는 서로 가격이 연동된다.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 1개를 팔면 1달러어치 루나를 받을 수 있다.
가격 유지의 또 다른 요인으로 '차익 거래'가 있다. 수요와 공급의 차이에 따라 테라가 1달러에서 벗어날 때가 있다. 먼저 테라 시세가 1달러 아래로 내려가 0.9달러가 되면, 테라를 사서 개당 1달러어치 루나로 바꿀 수 있어서 1테라당 0.1달러(차익)이 발생, 투자자들의 구매가 몰려 수요가 늘면서 테라의 시세가 올라간다.
반대로 테라 시세가 1달러를 초과하면 1달러의 테라가 시장에서 1.1달러로 거래되니, 이를 매도하여 이득을 보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가격이 1달러 수준으로 하락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유지되고 있었다.
그런데 왜 폭락했을까? 테라/루나 시세의 폭락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적립의 규모가 커졌다. 금융 서비스인 앵커 프로토콜(테라를 예치하면 연 20%정도(파격적 금리)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 출시로, 1년 전 50억달러 정도던 적립금 규모가 폭락이 발생한 달엔 160억 달러까지 커졌다. 이때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속 가능하지 않는 수준이다', '위험한 상황이다'라는 의견이 돌았다.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5월 초 누군가 8,500만 달러의 매우 큰 금액의 매도 주문을 넣으면서 폭락이 시작됐다. 큰 금액의 매도로 인해 시세가 0.98달러로 내려갔고, 이때 시세 차익을 원하는 매수자가 발생해야 하는데 불안한 투자 심리로 오히려 많은 투자자들이 테라를 매도하면서 가격이 더 폭락하기 시작했다.
너무 많은 매도가 발생해 테라 시세 유지를 위한 루나의 추가 발행해도 문제(발행 속도가 매도를 따라가지 못함)가 생겼다. 더 큰 문제는 공급이 늘어난 루나의 시세가 내려가면서, 테라와 루나가 동반 하락의 소용돌이라는 악순환이 발생하면서 시세가 '0'에 이르렀다.
테라처럼 알고리즘 방식으로 운영되는 스테이블 코인은 전부 유사한 방식으로 폭락할 수 있다. 그래서 주요국의 규제 당국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스테이블 코인 규제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는 분위기다. 먼저 미국의 금융안정감독위원회는 은행만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가 될 수 있도록 한정하는 강력한 규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는 금융 당국이 추진 중인 '디지털 자산 기본법'에 관련한 엄격한 규제를 명시할 것으로 보인다. 신뢰할 수 있는 규제와 운영 지침이 마련되어 도입되기 전까지는, 스테이블 코인이 안전하다는 말은 올곧이 믿어서는 안되고 투자 시 꼭 이를 유념해야 한다.글 /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곽노건 겸임교수
현재 블록체인/가상자산 지갑서비스 및 컨설팅 전문회사인 비피엠지(BPMG)에서 사업개발을 맡고 있으며, IT 개발 및 컨설팅 경험을 가지고 프로그래밍 분야 비롯해 다양한 IT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참고 / 나무위키, 해시넷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