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강민혜(한양마음소리 심리상담연구소 소장)]
아동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아이의 놀이 수준 역시 발달됩니다. 5세 무렵까지는 주로 '마트 놀이', '병원놀이'와 같은 역할 놀이에 집중하다가 6~7세 무렵이 되면 목표 지향적인 놀이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규칙과 승패가 정해져 있는 보드 게임과 같은 놀이죠.
가족들과 보드 게임을 할 때마다 승패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게임을 하다가 질 것 같으면 갑자기 드러누워 운다거나 중간에 수시로 본인이 유리한 방향으로 게임 규칙을 바꾸는 행동을 하죠. 이렇게 승패에 민감한 아이는 어떻게 양육해야 할까요?
승패에 민감한 아동의 유형과 유형 별 양육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실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
실패나 틀린 것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학습지를 풀 때도 틀렸다는 표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실패할 것 같은 과제에 대해서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처럼 실패에 민감한 아동은 보드 게임을 할 때에도 패배에 대해 강렬하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게임 도중 수시로 상대의 점수를 확인하기도 하고 질 것 같으면 게임을 도중에 포기하기도 합니다.
실패에 민감한 아이와 놀이를 할 때에는 승패가 뚜렷한 게임은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젠가'와 같이 승자와 패자가 뚜렷하게 구분되며 긴장감이 있는 게임은 아이의 불안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아이가 실패를 보다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을 때까지 다른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예를 들어 가족 모두가 한 팀이 돼 도미노를 세워나가는 식으로 '승패'보다는 '협동'이 강조되는 게임을 하는 것이죠. 게임 도중 부모가 의도적으로 우스꽝스러운 실수를 한 후에 편안하게 웃어넘기거나 자신의 실수를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모습 등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좌절에 대한 인내가 부족한 아이
보드 게임에서 한 번 패배한 후 다시 도전하는 것보다 포기하는 쪽을 택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좌절에 대한 인내력이 낮아 포기가 빠른 것이죠. 이처럼 좌절에 대한 인내가 부족한 아이들은 보드게임에서 졌을 때 무기력한 태도로 곧장 게임을 포기해버리거나 아주 심하게 화를 내는 등 양극단의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패배했을 때의 좌절감을 견디고 다시 한번 도전하는 모습을 부모가 모델링 시켜주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보드 게임 중 부모가 의도적으로 한 번 진 후 “아이쿠, 엄마가 여기서 실수해서 졌네. 그래도 엄마는 다시 한번 도전해볼래!” 하고 용기 내어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물론 두 번째 게임에서는 엄마가 이겨야 합니다.
게임에서 졌을 때 바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도전했을 때 더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아이에게 몸소 보여주는 것이죠. 마무리는 이런 문장으로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랍니다. “와, 엄마가 바로 포기 안 하고 다시 도전했더니 결국은 해냈네!”
아이가 부모의 이런 모습을 반복적으로 관찰하면 게임에서 졌을 때 곧장 포기하는 것 외에 다시 한번 도전해볼 수 있는 선택지도 있다는 것을 학습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도전했을 때 결과 또한 좋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게 되죠.
승률에 대한 조절은 6 대 4 정도가 적합합니다. 10번 중 6번 정도는 아이가, 4번은 부모가 이길 수 있도록 조절해 주세요. 이렇게 되면 졌을 때의 좌절감을 극복하는 것을 배우는 것은 물론 이겼을 때 성취감 또한 경험할 수 있답니다.
감정 조절이 어려운 아이
기질적으로 사소한 일에도 아주 심하게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보통 이런 아이들을 '까다로운 기질의 아동'이라고 부릅니다.
기질적으로 감정선이 민감한 아이들은 보드 게임에서 졌을 때에도 매우 강하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입니다. 혹은 상대나 상황을 탓하는 모습도 자주 보이죠. ”엄마 때문에 진 거야.”, “내 방망이가 안 좋은 거여서 진 거야.”와 같은 방식으로요. 별것 아닌 일에도 강렬하게 감정 표현을 하는 아이는 어릴 때부터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간단하게 가르쳐줄 수 있는 방법이 '심호흡'이나 '마음속으로 숫자 세기'입니다. “화가 났을 때는 마음속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천천히 세는 거야.” 혹은 “지금처럼 화가 많이 날 때에는 숨을 크게 들이마신 다음에 후~~ 하고 끝까지 내쉬는 거야. 이렇게 다섯 번 하는 거야.”라고요. 이렇게 아이가 스스로의 신체를 이완시키고 긴장을 감소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어릴 때부터 가르쳐주세요.
신체 이완 기법 외에도 '언어 표현 대체하기'를 교육할 수도 있답니다. 감정선이 민감한 아이들은 사용하는 언어 표현도 강한 경우가 많습니다. 여섯 살짜리 아이가 “엄마는 차라리 내가 죽어버리면 좋겠지?”, “엄마가 자꾸 그렇게 하면 나 집에서 나가버릴 거야.”와 같은 말을 내뱉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강렬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대체적인 표현을 가르쳐주세요. “게임에서 져서 마음에 불덩이가 있는 것처럼 마구 화가 났어.”, “엄마가 게임 규칙을 마음대로 해서 앞으로는 엄마와 다시는 게임을 안 하고 싶을 만큼 화가 났어.”와 같이 타인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강렬한 표현 방식을 알려주세요.
아이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타인을 점차 의식하게 되며 경쟁 욕구 또한 발달됩니다. 따라서 보드 게임에서 졌을 때 속상해한다거나 화를 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랍니다. 하지만 게임 중 다른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과도하게 화를 낸다면 그 원인에 따라 적절한 훈육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승패에 대해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선 과도한 감정 표현은 아이의 또래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적절한 교육을 시켜주세요.
글=강민혜
한양마음소리 심리상담연구소 소장.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교육심리 전공 박사과정 중에 있으며 현재 한양마음소리를 운영하며 심리상담 및 놀이치료 등을 전담하고 있다.
방수호 기자/bsh2503@manz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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