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를 넘어 지구 가열화(boiling)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년 역대급 더위가 찾아오고 있다. 산과 강, 바다로 가족들과 함께 피서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게이머라면 오랫만의 연휴에 에어컨과 선풍기, 제습기를 빵빵하게 틀고, 그동안 즐기지 못했던 게임을 시원하게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6월 27일부터 7월 11일까지로 예고된, 최대 PC 게임 플랫폼 스팀의 연례 할인 행사 중 하나인 여름 할인 2024년 버전이 다가오고 있다.
지금 즐기는 게임이 여전히 매력적이라면 할인 이벤트는 별 상관이 없겠지만, 즐기던 게임의 후속작이나 흥미로운 신작이 출시되었을 때 가격이 비싸서, 즐기던 게임을 우선하느라, 평가가 좋지 않아서, PC 사양이 부족해서, 게임을 즐길 시간이 부족해서와 같이, 다양한 개인별 사유로 결국 할인을 기다리게 만든 게임을 즐기기에 여름철은 딱 좋은 시간이다.
게다가 스타필드나 사이버펑크 2077의 예에서 보듯, 출시 전 과대 마케팅을 펼치는 경우가 자주 눈에 띄는 만큼 출시 후 평가를 보고 구매하는 게이머들도 늘고 있다. 사이버펑크 2077 처럼 뒤늦게라도 보완된 타이틀은 주요 할인 행사 때 구매하면 초기 각종 버그나 완성도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이처럼 묵혀놓은 게임을 구매해 즐기기 딱 좋은 여름 할인을 앞두고 PC를 꾸밀 때 어떤식으로 꾸미면 좋을지 알아보자.
오래 기다려온 게임을 위한 최신 PC 구성
할인을 기다린다는 것 자체가 비용 지출을 줄이고자 한다는 의미고, 할인을 기다리는 동안 새로 나온 하드웨어는 기존 것과 비교해 성능이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해 PC 구성 요소를 선택했다.
먼저 CPU는 인텔의 메인스트림 모델인 코어 i5-14400F를 선택했다.
6개의 P-코어와 4개의 E-코어의 총 10코어 16스레드 구성으로, 6코어 이상을 노리는 최신 게임들은 물론이고 할인율이 높은, 출시된 후 약간의 시간이 지난 게임 대응에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본격적인 게임 머신용이기에 외장 그래픽 카드 조합은 필수. 다른 용도가 있다면 모를까 굳이 게임 플레이에 쓰지 않을 CPU 통합 그래픽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니 보다 합리적인 구매라 평가할 수 있다.
PBP(TDP, PL1)은 65W, MTP(PL2)도 148W에 불과해 특히 더운 여름철, CPU 냉각에 들이는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쿨러에 들이는 비용도 아깝다면 번들 쿨러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지만, 더운 여름이 코앞이므로 통합 그래픽에서 아낀 비용을 투자해 약 2~3만원대 타워형 공랭 쿨러라도 써주는 것을 권한다.
메인보드는 B760 계열을 추천한다.
먼저 선택한 CPU가 오버클럭을 지원하지 않으니 굳이 고가의 Z790 칩셋 메인보드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오버클럭을 제외하면 Z790 칩셋 메인보드와 B760 칩셋 메인보드의 차이는 대부분 확장성에 그치고, 게이밍 머신을 위한 선택인 만큼 실질적인 확장성은 Z790 칩셋과 B760 칩셋 메인보드에 큰 차이가 없다.
가격도 싸게는 10만원 초반 대부터 형성되어 있기에 크게 부담되는 수준이 아닌 것도 B760 계열을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다. 물론 가격'만' 보면 H610이라는 대안도 있지만, 해당 모델은 메모리 오버클럭을 지원하지 않는다.
메모리의 수동 오버클럭은 번거롭고 시간도 오래걸리지만 XMP 기능을 지원하면 간단히 메모리 오버클럭이 가능하고, 최신 메인보드에는 XMP 미지원 메모리 사용자를 위해 미리 몇 가지 메모리 OC 프로파일을 포함해 적용하도록 만들어진 제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신 게임들은 CPU 코어 확대에 따라 메모리 클럭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B760 칩셋 메인보드를 추천한다.
CPU 만큼이나 게임 성능을 좌우하는 그래픽 카드는 지포스 RTX 4060 Ti를 권한다.
Full HD로 게임을 즐긴다면 RTX 4060으로도 충분하지만, 4K 해상도 모니터를 한참 때 Full HD 모니터 가격에 살 수 있는 시대다. 모니터 해상도보다 컨텐츠 해상도가 낮으면 흔히 말하는 깍두기, 또는 블러 현상이 발생해 컨텐츠를 제대로 즐길 수 없다.
이런 일을 방지하려면 모니터와 게임 해상도를 동일하게 맞추는 것이 최선이고, 어렵다면 그 차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그런점에서 QHD 게임 환경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지포스 RTX 4060 Ti를 권한다.
요즘 게임들은 업스케일링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4K 해상도에 업스케일링 옵션을 '품질'로 하면 네이티브 렌더링 해상도가 RTX 4060 Ti에 대응하는 QHD 해상도라, 모니터와 게임의 해상도 차이에 따른 불편함과 성능을 적절히 유지하면서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메모리와 SSD(HDD)는 PC를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에서 다다익선이 진리다.
단지, 최신 게임들의 시스템 메모리 권장 사양은 아직도 대체로 16GB가 유지중인 만큼 최소 16GB를, SSD는 최소한 2TB 용량을 권한다. 나날이 게임들의 기본 용량이 커지는데다, 패치와 DLC, HD 텍스처 등 추가 컨텐츠를 더하면 게임 하나의 용량이 100GB는 우습게 넘어가는 시대다.
기가 인터넷 시대라지만 자주는 아니라도, SSD 용량이 부족해 대용량 게임을 다운받고 지우며 관리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다. 2TB 모델을 권장하는 이유 중 하나다.
M.2 SSD를 선택했다면, 메인보드에 M.2 SSD용 방열판이 있다면 SSD에는 방열판 없는 모델을 선택해 비용을 아끼고, 메인보드에 M.2 SSD 방열판이 없다면 방열판이 포함된 모델, 혹은 방열판을 별도로 구매해 부착해 주자.
남은 내 생애 가장 시원한 여름, 스팀 할인과 합리적 PC로 쾌적한 플레이
1850년 ~ 1900년 전 지구 평균 온도 대비 1850년 ~ 2023년 전 지구 평균 온도, 기상청 제공
지구 온난화를 넘어 가열화 시대의 경고가 나오고 있다. 아쉽게도 극적으로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개인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해 봐야 전력 효율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거나 절전하는 정도다.
지구 가열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지만 최소한 전기 요금은 아끼고, 발열 자체가 낮아지므로 더운 여름에 좀 더 쾌적한 생활 환경을 기대할 수 있다. PC에서는 성능을 우선한 하이엔드, 플래그십 모델이 아닌 메인스트림급 제품이 어울린다.
이렇게 보면 그냥 쓰던거 쓰는게 낫지 않겠냐 생각할 수 있지만 최신 제품일수록 전력 효율과 성능도 더 높기에, PC를 아예 쓰지 않으면 모를까 적절한 주기로 업그레이드 해주면 훨씬 쾌적한 PC 이용 경험을 체감할 수 있다.(참고 : 코어 i3 6100 vs 코어 i3 4160 리뷰)
내 남은 생애 가장 시원할 올 여름, 스팀의 여름 할인을 앞두고 오랫동안 기다려온 타이틀의 할인에 설레인다면, 미리 사양에 맞춰 합리적으로 즐길만한 PC를 꾸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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