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AMD와 인텔이 모바일 플랫폼의 라이젠 7040 시리즈와 첫 코어 울트라(코드네임 메테오 레이크) 시리즈에 인공지능 작업 처리를 위한 프로세서인 NPU(Neural Processing Unit)를 탑재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온디바이스 AI PC 시대를 선언했다.
AMD와 인텔이 NPU 통합 칩을 내놓기 전인 2023년 3월, MS는 인텔과 함께 AI PC에 대한 개념을 발표하였지만 말 그대로의 개념일 뿐이라 막상 AI PC인지 설명하라면 NPU 통합 외에 기준이 애매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후 약 1년이 지난 2024년 5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코파일럿(Copilot)+ PC를 발표하며 AI PC의 기준을 보다 명확히 제시했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MS의 코파일럿+ PC란 무엇인지 조금 자세히 알아보자.
코파일럿+ PC, 명확해진 AI PC의 기준
먼저 MS가 밝힌 AI PC인 코파일럿+ PC의 스펙을 알아보자.
MS가 명시적으로 정리한 코파일럿+ PC의 요구사양은 간단하다. 40 TOPS 이상 성능의 NPU가 통합된 CPU나 SoC, 16GB 이상 용량의 DDR5/ LPDDR5 메모리, 256GB SSD/ UFS 스토리지로 구성된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코파일럿+ PC의 사양에 요구되는 NPU는 앞서 언급한 모바일 라이젠 7040 시리즈와 인텔 메테오 레이크 시리즈부터 본격적으로 탑재된데다, 윈도우 11 요구사양을 베이스로 강화된 요구사양이기에 당연히 그 이전 시스템은 코파일럿+ PC 사양을 충족하지 못한다.
그리고 아쉽게도 라이젠 7040 시리즈 및 메테오 레이크 시리즈에 탑재된 NPU는 최대 10 TOPS와 12 TOPS로 코파일럿+ PC의 기준 성능인 40 TOPS를 충족하지 못한다. 2024년 초 출시된 라이젠 8040 시리즈의 NPU도 성능은 최대 16 TOPS 수준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x86 프로세서 중 코파일럿+ PC의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은 없고, 45 TOPS 성능의 NPU가 탑재된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시리즈만 코파일럿+ PC 기준을 충족한다. 실제로 기사 작성 시점인 6월 말 기준으로, MS의 관련 제품 리스트에도 스냅드래곤 X 시리즈 기반 노트북만 등록되어 있다.
7월 출시 예정인 AMD 라이젠 AI 300 시리즈(스트릭스 포인트)의 NPU는 최대 50TOPS, 3분기 출시 예정인 인텔 코어 울트라 200시리즈(루나 레이크)의 NPU는 최대 48 TOPS의 성능을 발휘한다. 따라서 이들 CPU가 채택된 시스템이 MS의 코파일럿+PC 사양을 충족한다.
한편, 놓치기 쉽지만 기능면에서 코파일럿+ PC는 MS의 보안 칩인 플루톤(Pluton)의 기본 활성화를 요구한다. 플루톤은 2020년 AMD와 퀄컴, 인텔, MS가 현재의 TPM을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된 칩 to 클라우드 보안 프로세서로, 엑스박스와 에저 스피어에 선탑재되어 사전 검증된 기술이다.
플루톤은 윈도우 12 요구사양으로 필수인지 옵션인지 논란이 있지만, 보안을 강조하는 트랜드를 감안할 때 채택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TPM과 호환성도 제공하니 향후 칩들에 기본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파일럿+ PC에는, 윈도우의 코파일럿을 즉각 호출할 수 있도록 전용 키도 요구된다. 코파일럿 키 자체는 새로운 기술이 요구되지 않기에 '코파일럿+ PC' 사양을 충족하지 않는 일부 시스템에도 탑재된다. 따라서 코파일럿 키만으로 '코파일럿+ PC'를 구분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코파일럿+ PC, 무엇이 가능한가?
그렇다면 코파일럿+ PC로는 어떤 것들이 가능할까?
윈도우 자체적으로 지원되는 AI 기능으로는 실시간 자막(Live Captions), 간단한 그림을 전문가가 그린 것 같이 만들어주는 페인트 코크리에이터(Paint Cocreator), 사진 편집 보완, 게임 성능을 보완홰줄 업스케일링 기술인 자동 슈퍼 해상도(Automatic super resolution), 화상 회의에 배경 흐림 효과나 노이즈 캔슬링 효과등을 제공하는 윈도우 스튜디오 이펙트(Windows Studio Effects), 시스템 상태를 주기적으로 기록해 즉각 원하는 시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리콜(Recall) 등을 지원한다.
당연하지만 윈도우에서 기본 제공되는 기능외에도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슈트를 구성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다빈치 리졸브 스튜디오, 캡컷, 리퀴드텍스트, 디제이프로 등, AI를 활용하는 서드파티 프로그램 성능을 보조해 창작자가 번거로운 작업에 들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창의력을 표현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도록 도와준다.
제대로된 인공지능 PC의 시작, MS 코파일럿+ PC
MS 코파일럿+ PC를 통해 지원되는 기능 중 게임과 영상의 업스케일링이나 인공지능 드로잉, 화상채팅시 배경 흐림과 시선 추적 등 핵심 기능은 이미 최신 그래픽 카드에 통합된 NPU를 통해 지원되고 있던 기능으로, 관련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던 사용자라면 이미 익숙한 요소다.
보드나라와 같은 PC 전문 매체 방문자들은 외장 그래픽 카드를 탑재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고, 때문에 MS의 코파일럿+ PC를 무의미한 브랜딩이라며 의미를 축소할 수 있다.
분기별 데스크탑용 외장 VGA(AIB)/ CPU 출하량 및 VGA 탑재 비중(출처 : JPR)
그러나 실제 시장 조사 기관의 통게를 보면 내장 그래픽 카드만 사용하는 PC 환경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고, 코파일럿+ PC는 이러한 내장 그래픽 사용자를 위해 PC에서의 인공 지능 경험을 CPU 또는 SoC의 통합 NPU에 두면서, 특정 하드웨어에 대한 종속성을 탈피하면서 내장 그래픽 사용자에도 통일된 AI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진정한 AI PC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의미가 있다.
스냅드래곤 X 시리즈와 MS의 코파일럿+ PC로 열린 AI PC의 시대. 조만간 AMD와 인텔의 참전으로 본격화되면서 어떤 기능들과 함께 우리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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