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이엔드 모델을 중심으로 출시되었던 CPU도 연초 메인스트림급 모델들이 출시되었고, 주요 그래픽 카드 제조사들이 하이엔드부터 메인스트림까지 그래픽 카드 세대 교체를 끝마치면서 가격과 물량도 안정화되어가는 추세다.
마침 2025년도 절반 가까이 지나가는 현재, 그동안 아껴왔던 실탄을 장전해 PC 교체 혹은 업그레이드에 투자하기 적절한 시기가 아닐까 한다. 당연히 성능만 따진다면 현재 보유중인 실탄을 모두 소모해 가장 비싼 고성능 모델로 조립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가용 예산 한계, 혹은 '굳이?' 싶을 정도로 비싸다면 아무리 기능과 성능이 좋다 해도 구매가 꺼려지게 된다.
그렇다면 아껴왔던 실탄을 장전하고 사용하기에 현실적인 하이엔드 PC 사양은 어떨까? 인텔의 최신 플랫폼인 애로우 레이크 기반으로 조합해 봤다.
5.5GHz로 빠르게, 20코어로 멀티 태스킹도 OK, 코어 울트라 7 265K
PC의 두뇌인 CPU는 코어 울트라 7 265K로 선택했다.
고성능 작업에 적합한 P-코어는 상위 모델인 코어 울트라 9 285K와 동일한 8개가 탑재되어있고, 최대 부스트 클럭 차이도 0.2GHz에 불과한 5.5GHz라 고성능 작업에 적합하다. 고효율을 추구하는 E-코어도 12개나 통합되어 있고, E-코어의 부스트 클럭은 코어 울트라 9 285K와 동일한 4.6GHz이다.
게다가 기사 작성 시점인 6월 초 가격 비교 사이트 기준, 코어 울트라 7 265K의 가격은 코어 울트라 9 285K 대비 절반 수준이라, 인텔 코어 울트라 플랫폼에서 고성능과 멀티 태스킹 작업이 필요한 환경에서 합리적인 현실적 하이엔드 모델로 꼽을 수 있다.
향상된 AI와 게이밍 성능, 지포스 RTX 5080
하드웨어 차원에서의 지포스 RTX 50 시리즈는 전세대 대비 게임 성능 향상폭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움을 낳고 있지만 AI 성능은 대대적으로 향상된데다, 이를 바탕으로 MFG로 업그레이드된 DLSS 4, 새로운 트랜스포머 모델 도입, DLSS 오버라이드 등 게이밍 환경 개선을 위한 디자인이 이뤄졌다.
여기에 영상 작업을 위한 인코더와 디코더가 기존 8세대와 5세대에서, RTX 50 시리즈의 것은 9세대와 6세대로 업그레이드되었다. RTX 50 시리즈 하이엔드 모델들은 디코더와 인코더 갯수도 RTX 40 시리즈 대비 늘어나 더 높은 작업 효율이 기대되는데, 지포스 RTX 5080은 전세대 대비 디코더가 하나 더 추가 되었다.
지포스 RTX 5080보다 확실한 성능 차이를 보이는 플래그십 모델 지포스 RTX 5090가 있다.물론 용도에 따라 지포스 RTX 5090이 필수인 상황도 있겠지만, 기사 작성 시점 기준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가격 차이를 감내하고 사용할 필요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CPU의 성능 잠재력을 최대로, Z890 칩셋 메인보드
코어 울트라 7 265K의 성능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는 당연히 Z890 칩셋 메인보드가 필요하다. 특히, 기본적으로 성능 잠재력을 최대 추구한 전 세대와 달리, 이번 세대에서는 전력 효율을 추구한 만큼 사용자의 오버클럭 잠재력이 높아졌고, CPU 자체의 고성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해주기 위한 썬더볼트, USB, M.2, 와이파이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 역시 향상되었다.
같은 Z890 칩셋 메인보드라 해도 제조사, 타겟 고객, 제품 철학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제품의 가격과 기능, (메모리) 오버클럭 한계치, 스토리지 확장을 위한 M.2 소켓과 SATA ㅍ트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자신이 진짜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옵션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하이엔드를 지향한다면 메모리와 SSD는 고용량이 우선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들과는 다른 수준의 컨텐츠를 즐기거나 만들며 자신의 삶은 풍족하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당연히 이런 고품질의 컨텐츠는 데이터 용량도 일반적인 컨텐츠에 비해 많고, 자연히 이를 저장하기 위한 공간, 처리하기 위한 메모리 용량도 높은 수준이 요구된다.
최신 게임들을 즐기는데 8GB 이상의 VRAM이 필수로 여겨지는 것이 좋은 예시가 아닐까 싶다.
따라서 하이엔드 PC를 꾸미겠다면 당연히 데이터를 처리, 저장하는 SSD와 메모리도 고용량을 우선 확보할 필요가 있다.
물론 성능이 좋으면 그만큼 작업 처리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지만, 메모리는 오버클럭을 통해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SSD는 고성능 구현 과정에서 스로틀링이 필연적으로 따르기 때문에, 단순히 스펙상의 성능에만 의지하지 말고, 자신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성능이 필요한지, 성능 유지력은 어느정도 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작업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이엔드를 지향한다면 시스템 메모리는 48GB 또는 64GB를, SSD는 PCIe 4.0 2TB를 기준으로 잡고 선택하는 것을 권한다.
성능 자체는 최신 SSD에 비해 한참 아쉽지만, 저장 공간 확보 및 백업이라는 목적으로는 여전히 압도적 가성비를 제공하는 대용량 HDD와의 결합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
현실적 하이엔드 PC로 속 편안한 환경
개인용 PC가 대중화의 움직임을 보이던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매년 업그레이드 혹은 교체해도 그 차이를 실감할 정도로 기술 발전이 빨라졌지만, 이제는 3년쯤 지나야 업그레이드 효과를 실감하게 된다.
업그레이드 주기가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선택도 신중하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는 보통 오랜 기간 성능 저하 효과가 낮은 하이엔드쪽으로 무게추가 기울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최상급 모델을 고집하는 것은 아무리 교체 주기가 길어진 상황이라도 비용 부담이 만만찮고, 구매 후 혹시나 다음 세대 제품이 딱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기능 혹은 성능을 지원한다면 아쉬움이 커질 수 있다.
이번 기사의 PC 구성은 이런 상황을 반영해 나름 합리적이면서도 장기간 활용하기에 충분한 성능을 경험할 수 있는, 나름 합리적 하이엔드 구성을 지향했다.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지만, 나름 납득할 수 있는 구성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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