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순서]
1. 최신 스마트폰의 밝기와 명암비
2. 최신 스마트폰의 색온도와 감마값
3. 최신 스마트폰의 색재현율과 총평
지난 1, 2화 기사에 대한 댓글 중 동영상을 보기 위한 제품이 아닌데 굳이 이런 식의 벤치마크가 필요하냐는 글이 많았다. 이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스마트폰을 동영상 목적으로 보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많은 이들이 장시간 사용하게 된다. 앱을 실행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용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정확한 색상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이 그렇지 않은 스마트폰보다 편할 것이다. 하지만 제조사들의 잘못된 마케팅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더러 있다.
AMOLED 패널을 사용한 제품이 확실히 명암비가 높다. LCD와 AMOLED를 같이 비교한 것이 미스매치라 하는 이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분명 같은 가격대, 비슷한 스펙으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이다. 그리고 성능의 지표를 디스플레이 하나로 나눌 수도 없거니와 명암비가 화질의 모든 것을 대변해 주지는 않는다.
정확한 색감에 대한 인식이 잘못돼 그저 쨍하게 보이기만 하면 좋은 화질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 이번 벤치마크 3부에서는 그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AMOLED 패널의 약점이기도 한 색재현율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그리고 앞서 테스트 했던 요소들의 최종 성적을 표로 정리, 간단하게나마 소비자들의 구매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어차피 제품 구매는 소비자 마음이지만 구매를 희망하는 제품의 화질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구매하는 것이 모르고 구매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최신 스마트폰의 색재현율
색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중 하나인 '색재현율'을 영어로는 'Color Gamut'이라고 한다. 간혹 '색공간(Color Spcae)'과 동일한 의미, 혹은 동일한 용어인 것처럼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색재현율이란 어떤 컬러 출력 장치가 표시할 수 있는 색의 범위를 특정 색공간 안에서 표시한 것이다. 예를 들어, sRGB라는 표준에서 Color Gamut은 CIE(국제조명위원회) UCS(1976) 색공간에서 3원색의 색좌표로 정의된다. 이 CIE UCS(혹은 CIE u'v') 색공간은 2차원 평면 공간이기 때문에 여기에 3원색의 색좌표를 찍어 연결해 주면 3각형의 공간이 나오는데 이것을 색재현 범위라고 한다.
그렇다면 색재현율이란 것은 무엇일까? 디스플레이의 색재현 범위를 어느 특정한 기준의 색재현 범위에 대한 상대적인 비율로 표시한 것이다.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용되고 있는 기준은 1953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컬러 방송을 시작하면서 설정한 NTSC(미국 텔레비전 시스템 위원회, National Television System Committee) 방송표준에서 규정한 3원색의 색좌표다. 그래서 흔히 이 3원색 색좌표를 연결한 3각형의 색재현 범위를 'NTSC Color Gamut' 혹은 단순히 'NTSC'라고도 부른다.
컬러 방송을 시작하던 그 시절에는 극장용 영화 필름이 가지는 색재현 범위에 필적하는 형광체가 곧 개발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했던 것인지, 실제 당시의 컬러 CRT용 형광체가 낼 수 있는 색재현 범위에 비해 훨씬 넓은 범위를 NTSC 방송의 인코딩 표준으로 정의했다. 하지만 30년이 지나도록 그와 같은 형광체가 개발되지 않자, 1980년대에 들어와 이 NTSC Color Gamut은 실질적으로 폐기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SDTV 표준에 흔히 'SMPTE-C'라 불리우는 색좌표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HDTV에 대한 국제적인 표준이 수립되면 유럽에서 사용하던 EBU(유럽방송연맹, European Broadcasting Union)의 3원색에 거의 가까운 색좌표가 HDTV의 표준으로 통일되었다.

▲ LCD, AMOLED라는 상이한 패널을 장착한 스마트폰들. 왼쪽부터 모토쿼티(LCD),
갤럭시 S(슈퍼 AMOLED), 베가(AMOLED), 엑스페리아 X10(LCD).
우리가 흔히 색재현율이라고 할 때에는 특정 디스플레이의 색재현 범위(3각형의 면적)를 바로 이 NTSC의 색재현 범위(NTSC 3원색 삼각형의 면적)로 나누어 준 것이다. 특히, 이것은 CIE xy(1931) 색공간에서 계산된 것이라 CIE u'v'에서 계산하면 수치가 약간 달라진다. 반면에 EBU의 표준 색재현 범위나 HDTV의 3원색은 처음부터 CIE u'v'(1976) 색공간에서 정의되었기 때문에 색재현율을 따질 때에는 이 색공간에서 계산해 주는게 적절하다.
아래 색재현율에 대한 설명에 색 영역 그래프가 많이 들어가므로 위의 내용을 기본적으로 숙지해야만 본문 이해가 잘 될 것이다.
색재현율을 따질 때 CIE xy 색공간에서 NTSC 대비 NTSC는 100%가 된다. HDTV를 CIE xy에서 NTSC에 대비해 보면 약 72% 정도의 색공간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HDTV와 동일한 3원색을 사용하는 sRGB 역시 CIE xy에서 NTSC 대비 약 72% 정도의 색재현율을 갖게 되고, CIE u'v에서 HDTV 스펙에 대비하면 100%의 색재현율을 갖게 되는 것이다.
아래의 표에서 보면 최신 스마트폰들이 색재현율 측면에서는 크게 3개의 그룹으로 나뉜다는 걸 알 수 있다. 먼저, 아몰레드(AMOLED) 패널을 채용한 삼성 갤럭시 S, HTC 디자이어, 스카이 베가의 3 제품은 125%가 넘는 매우 넓은 색재현율을 보여준다. 그리고, 모토로라 모토쿼티와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X10은 거의 HDTV 표준에 가까운 색재현율을 가졌고,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들은 SDTV 스펙에도 못 미치는 상당히 낮은 색재현율을 보여줬다.
CIE UCS (= CIE u'v') 색도도상에 7개의 스마트폰들의 색재현 범위를 모두 표시해 보면 아래와 같다.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아몰레드(AM-OLED) 패널을 장착한 3종의 제품들은 125% 이상의 매우 넓은 색재현율을 자랑하고 있는데, 서두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미놀타 CA-210이 sRGB를 넘어 서는 영역에서는 다소 과장되게 계측되는 경향이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란다. 실제로는 약 110 ~ 120% 정도의 색재현율이라 보시면 되겠다.
▲ 스마트폰 7대의 색재현율 표시. 모두 색재현율이 제각각이며
TV 같은 디스플레이 기기보다 오차범위가 무척 넓다.
예상 외의 결과, 아이폰 색재현율이 가장 낮아
계측을 하면서 가장 놀랐던 것이 바로 애플 아이폰 두 모델 모두 매우 낮은 색재현율을 보였다는 점이다. 확실히 얼핏 보기엔 시인성도 좋고 자극적이지 않아 좋아보였으나 계측 결과를 본 뒤 찬찬히 아이콘이나 재생되는 이미지 컬러를 보면 확실히 채도가 낮아 보인다. 이렇게 색재현율이 낮으면 장시간 바라보더라도 눈에 덜 자극적이지만 색이 평면적이고 자칫 밋밋해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휘도가 밝은 아이폰의 색감은 수치와는 달리 그리 나빠보이지는 않는다.
▲ 아이폰 3GS와 4 모두 색재현율이 테스트 제품 중 가장 낮았다. 특히 신제품인
아이폰 4가 3GS보다 낮았고 블루가 많이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색재현율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의 색감이 그리 나빠보이지 않는 이유는 디스플레이 크기가 작은 탓도 있다. 작은 화면으로 보면 동일한 컬러일지라도 큰 화면에 비해 색이 다소 진하게 보이는 특성이 있다. 이런 시각적 특성도 체감 색재현율에 영향을 끼치는 듯하다.
어쨌거나 수치상으로의 색재현율은 아이폰 3GS와 아이폰 4가 가장 낮지만 실제 사용할 때 느껴지는 체감 색재현율은 그리 나쁘지 않으니 아이폰 유저들은 이 결과에 너무 실망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표준 색을 가장 잘 재생하는 모토쿼티와 엑스페리아 X10
이번에는 모토로라 모토쿼티와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X10을 살펴보도록 하자. 아래의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HDTV의 색재현 범위(=sRGB의 색재현 범위)에 거의 들어맞고 있다. 흰 삼각형이 표준 색 영역이니 거의 일치하는 셈이다. AMOLED 같이 과도하게 색을 왜곡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애플 아이폰 같이 색이 빠져 보이지도 않는, 아주 적당한 색감이라 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의 완성도라는 측면이 색 재현율 하나만 가지고 평가될 수는 없지만 자연스러운 색감을 원한다면 모토쿼티와 엑스페리아 X10이 최적이다.
▲ LCD 패널을 사용한 엑스페리아 X10과 모토쿼티는
표준 색 영역에 거의 근접한 제품이다.
광활한 색재현율, AMOLED의 위용? 혹은 왜곡?
아래의 그래프와 같이 AMOLED 패널을 채용한 스카이 베가 HTC 디자이어, 그리고 삼성 갤럭시 S는 NTSC 대비 110~120%에 달하는 매우 높은 색재현율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색재현율은 색상의 왜곡을 만들게 된다.
현재 사용자들이 접할 수 있는 모든 디스플레이 기기(SD급, HD급, 모바일 기기 포함)는 SD(SMPTE-C)나 HD(ITU R. BT-709)의 3원색 표준에 맞춰 인코딩/디코딩을 하기 한다. 따라서, MPEG, MP4, AVI, WMV 등 어떤 포맷이 되었든지 광색역 패널로 보면 무조건 색이 과도하게 진하게 보이는 왜곡을 유발한다. 이러한 과도한 컬러, 왜곡된 컬러는 사실적인 색감을 기대하는 사용자들에게는 분명 구매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AMOLED는 현재 지나치게 넓은 색 영역을 보여줘 과포화된 색재현율을 만든다. 따라서 선명해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노란색은 샛노랗게, 파란색은 새파랗게, 빨간색은 새빨갛게 보여 영화, 게임 등 장시간 바라보게 되면 시각적인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 회색 삼각형이 표준 색 영역인데 AMOLED 패널을
사용한 세 제품 모두 색 영역을 크게 벗어났다.
많은 이들이 AMOLED 패널을 보고 선명하고, 사실적이라고 말하곤 하지만 모바일 기기에서의 AMOLED는 색이 지나치게 과장되고 왜곡돼 있다(공식적으로 판매된 AMOLED 제품 중 LG의 15인치 AMOLED TV는 측정하지 않아 이들 AMOLED 스마트폰들처럼 왜곡됐는지 알 수 없다). 그나마 모바일 기기의 작은 화면에서는 과장된 색감이 덜 자극적으로 보이지만 40~55인치급 AMOLED TV가 이와 같은 색재현율을 가지고 출시된다면 불량 논란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광색역 패널은 '시인성(visiblity)' 측면에서는 상당히 효율적이기도 하다. 휴대폰의 경우, 야외에서 사용할 경우가 많은데, 매우 밝은 야외에서는 디스플레이 설정을 아무리 밝게 해도 햇빛에 의한 반사로 인해 잘 보이지 않게 된다. 밝기를 최대로 높인다면 스마트폰의 문제점인 배터리 소모 역시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AMOLED의 과장된 색감은 진하고 선명해 상대적으로 야외에서 눈에 잘 띄게 되며, 따라서 전력소모를 높이지 않고 시인성을 높이는 데에는 LCD 패널보다 효과적일 듯하다.
아래의 그래프들은 sRGB(= HDTV와 마찬가지로 Rec.709의 3원색 사용)에 대비한 각각의 스마트폰들의 색재현 범위를 3차원 색공간인 CIE LAB에서 표시한 것이다. 먼저, 색재현율이 가장 작은 애플 아이폰 두 모델을 살펴보자. 3차원 색공간에서도 여지없이 색이 빠져 보인다.
※ 와이어가 sRGB 색재현 범위, 솔리드가 스마트폰
모토로라 모토쿼티와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X10은 3차원 영역에서도 sRGB 색역과 크게 차이가 없다.
※ 와이어가 sRGB 색재현 범위, 솔리드가 스마트폰
이번에는 sRGB 색역을 훨씬 초과하는 AMOLED 패널을 장착한 제품들이다. 위의 3차원 색공간 그래프와 거꾸로 가운데 색 영역 솔리드가 표준 색 영역이고 그 밖으로 벗어난 와이어가 각각의 스마트폰이 재생하는 색재현 범위다.
※ 이전과 반대로 와이어가 스마트폰, 솔리드가 sRGB 색재현 범위.
스마트폰의 색재현 범위가 표준이 되는 솔리드 sRGB를 넘어섰다.
AMOLED 3모델, 아이폰 2모델, 기타 2모델로 특성 나눠져
지금까지 스마트폰 7 모델의 밝기, 명암비, 색온도, 감마값, 색재현율을 살펴봤다. 테스트에 사용한 스마트폰은 아이폰 3GS를 제외하면 모두 출시된 지 오래되지 않은 폰이다. 그렇지만 아이폰 3GS는 현재 국내를 대표하는 스마트폰이라 할 수 있고 또 긴급 입수한 아이폰 4와의 비교를 위해 추가한 모델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측정 결과는 아이폰 3GS와 아이폰 4가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아이폰 2모델의 특징은 LCD 모니터 또는 TV처럼 엄청나게 높은 휘도를 보여준다는 점, 그리고 색재현율은 가장 낮다는 점이다. 가장 의외의 결과가 아이폰의 색재현율이었지만 아이폰, 특히 아이폰 4는 색재현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상위에, 혹은 최상위에 랭크돼 있어 디스플레이의 성능이라는 측면만 놓고 본다면 가장 우수하다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번 벤치마크에서는 제외시켰지만 아이폰 4는 해상도도 타 스마트폰들보다 가장 높은 960x640(나머지 제품들은 800x480 수준. 단, 아이폰 3GS는 480x320으로 아이폰 4의 1/4 해상도에 불과하다)이므로 직접 눈으로 바라볼 때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화면이 영롱하고 선명하다.
다음으로 모토로라 모토쿼티와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X10은 크게 튀는 것 없이 무난한 LCD 패널 폰이라는 인상이다. 특히, 이 두 스마트폰은 색재현율이 가장 표준에 가까웠지만 다른 부분(엑스페리아 X10은 명암비가 최악이고 모토쿼티는 색온도와 감마값이 각각 C 등급으로 낮았다)들에서 아쉬운점이 드러났다.

▲ 모토쿼티는 색재현율이 정확하지만 계조별 색온도가 일정치 않다.
갤럭시 S, 디자이어, 베가는 전체적으로 무척 우수했다. 높은 명암비와 평균적인 휘도, 감마값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일반적인 디스플레이 기기들이 표준 색재현율에 못 미치는 것과 달리 크게 초과돼 결과적으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아래 표의 개별 항목으로 체크할 경우 색재현율 부분에서만 다소 낮은 B 등급을 받았지만 과포화된 색상은 장시간 바라볼 경우 피로감을 야기할 뿐 아니라 영화에서 감독이 의도한 색상에서 많이 어긋난 색상으로 보이도록 만든다.
아래의 표는 위에서 측정한 여러 항목에 대한 평가를 점수화시킨 것이다. 이 점수는 단순히 어떤 수치만으로 산정한 것은 아니고 그 수치를 포함한 편차의 분포 같은 것도 포함해서 평가한 것이다.
예를 들어, 계조선형성의 경우 계조별 색온도의 최대 편차는 애플 아이폰 3GS가 0.0085로 가장 크다. 하지만 이 제품은 비록 편차는 크지만 편차가 발생하는 방향성이 블루 쪽으로 일정하다. 이런 경우 어두운 계조로 갈 수록 색온도가 높아져 푸르스름해 지기는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그 일관성 때문에) 별로 불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모토쿼티의 경우 편차는 아이폰 3GS보다 작지만 계조별 색온도가 지그재그 형태로 왔다갔다 하면서 궁극적으로는 그린 쪽을 향한다. 이렇게 계조별로 왔다 갔다 하는 색감 변화 때문에 계조선형성 면에서는 가장 낮은 C-를 받았다.
※ 주의 : 계조선형성(Grayscale Linearity) 및 감마(Tone Curve)에
대한 평가는 수치와 함께 커브의 형태를 고려하여 평가한 결과임.
미디어잇/모니터포유 공동기획
미디어잇 이상훈 기자 tearhunter@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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