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SUV 시장에서 현대 투싼 ix와 기아 스포티지 R은 판매량 2, 3위를 차지하고 있을만큼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1위는 현대 싼타페로, 누수 문제로 인해 '수타페'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지만 월 판매량이 6,700대를 넘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2위는 기아 스포티지 R로, 월 평균 5,000대 이상 판매되고 있습니다. 3위는 현대의 투싼 ix로 월 평균 4,000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4위 역시 기아의 쏘렌토 R이 월 평균 2,800 대 정도가 판매되고 있으며 5위는 코란도 C(월 평균 2,000대), 6위 캡티바 (월 평균 770대), 7위 QM5 (월 평균 580대), 8위 트랙스 (월 평균 550대) 순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소비자 가운데 SUV 구입을 염두해 둔 사람이면 대부분 싼타페, 스포티지 R, 투싼 ix를 구매 후보에 올려 놓는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상위 세 모델의 인기가 높습니다. 이 가운데 현대 투싼 ix와 스포티지 R은 SUV를 처음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장 주목하는 모델입니다. 높은 인기의 비결은 간단합니다. 두 모델 모두 2리터 디젤 터보 엔진(또는 2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컴팩트 사이즈 SUV로 높은 경제성을 갖추고 있는데다 2,000만원~3,000만원 사이의 합리적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SUV에 해당하는 현대 투싼 ix, 기아 스포티지 R의 특징에 대해 비교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가격적인 부분을 점검해보겠습니다. 먼저 투싼 ix입니다. 투싼 ix는 전륜 구동 디젤 모델 가격이 2,090만원(수동모델)부터 2,750만원까지, 사륜구동모델은 2,270만원(수동변속기)부터 2770만원, 2리터 가솔린 모델이 1,970만원부터 2,350만원으로 되어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륜 구동 스마트 트림이 2,090만원이며 6단 자동 변속기가 170만원, 7인치 내비게이션 + 오토라이트 + 후방카메라 + 서브우퍼가 113만원, 파노라마 썬루프가 85만원에 판매됩니다. 결국 최하위 트림이라도 자동 변속기와 내비게이션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므로 최종 구입가는 2,373만원이 됩니다. 파노라마 썬루프까지 넣으면 2,458만원으로 가격이 오릅니다. 스마트 트림에서는 18인치 휠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스패셜 트림은 2,380만원에 판매되며 스마트 트림에서 자동 변속기를 비롯해 이모빌라이저, 듀얼 풀오토 에어컨, 오토라이트, 풋파킹 브레이크 등의 편의 장치들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옵션으로는 통풍시트 20만원, 하이패스 시스템 25만원, 18인치휠 + LED 리어램프 60만원, 7인치 내비게이션 + 오토라이트 + 후방카메라 + 서브우퍼가 110만원, 파노라나 썬루프가 85만원입니다. 옵션을 모두 넣으면 2,680만원이 됩니다.

모던 트림은 2,590만원에 판매되며 스패셜 트림 대비 18인치 휠타이어, LED 리어램프, 통풍시트, 슈퍼비전 클러스터 계기반(4.2인치 칼라 LCD), 하이패스 시스템, 플렉스 스티어 등의 편의 장치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옵션은 HID 헤드램프 45만원, 기죽시트, 전동시트 55만원, 7인치 내비게이션(블루링크) + 후방카메라 + 서브우퍼 140만원, 파노라마 썬루프 85만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풀옵션으로 구성할 경우 최종 가격은 2,915만원이 됩니다.

프리미엄 트림은 2,750만원에 판매되며 모던 트림 대비 HID 램프, 가죽시트, 운전석 전동 시트, 전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 타티어 공기압 장치 등의 편의 장치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옵션은 스페셜 에디션 115만원 4.3인치 컬러 7인치 내비게이션(블루링크) + 후방카메라 + 서브우퍼 140만원(스페셜 에디션 선택시 105만원), 파노라마 썬루프 85만원으로 풀옵션 구성 가격은 3.055만원으로 높아집니다.

디젤 사륜 구동 모델 역시 구성이 스마트, 스페셜, 모던, 프리미엄 트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차이점은 각 트림별 전륜 구동 모델 대비 180만원이 더 비쌉니다. 즉 스마트 트림이 2,270만원, 스페셜 트림이 2,560만원, 모던 트림이 2,770만원, 프리미엄 트림이 2,930만원이며 옵션 구성도 동일하기 때문에 풀옵션을 구성하면 스마트 트림이 2,638만원, 스페셜 트림이 2,835만원(하이패스 옵션 제외), 모던 트림이 3,040만원(가죽 시트 옵션 제외), 프리미엄 트림이 3,235만원이 됩니다.

트림별 옵션 적용이 다르고 옵션을 모두 선택할 경우 최종 구입가는 기본 차량가에서 크게 높아집니다. 특히 내비게이션처럼 필수적인 편의장치도 전트림 모두 선택 옵션으로 빼놓았기 때문에 투싼 ix의 실제 체감 가격은 기대보다 높습니다. 때문에 일부 편의사양을 갖춘 스마트스페셜(2,380만원) 트림에 내비게이션 정도만을 추가해 2,500만원 전후에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추세입니다.

다음은 기아 스포티지 R입니다 스포티지 R 역시 전륜 구동 모델과 사륜 구동 모델로 나뉩니다. 기본적으로 투싼 ix와 차체를 공유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외형 디자인과 실내 구성에만 차이가 있습니다. 가격 조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륜 구동 디젤 모델 가격이 2,050만원(수동모델)부터 2,750만원까지, 사륜구동모델은 2,605만원에서 2,955만원까지, 2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이 2,125만원부터 2,325만원으로 되어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륜 구동 럭셔리 트림(엔트리부터 '럭셔리'라는 명칭을 써버리는군요.)이 2,050만원이며 6단 자동 변속기가 170만원, 7인치 내비게이션 + 오토라이트 + 후방카메라가 88만원에 판매됩니다. 파노라마 썬루프, 18인치 휠 타이어는 럭셔리 트림에서 선택이 불가합니다.(이렇게 해놓고 럭셔리 트림이라니!) 최하위 트림이라도 자동 변속기와 내비게이션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므로 최종 구입가는 2,308만원이 됩니다.

트랜디 트림은 2,380만원(투싼 ix 스페셜 트림과 가격이 같습니다.)에 판매되며 스마트 트림에서 자동 변속기를 비롯해 18인치 휠/타이어, 독립 제어 풀오토 에어컨, 오토라이트, 스마트키 시스템 등의 편의 장치들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옵션으로는 통풍시트 20만원, 전자식 룸미러, 하이패스 시스템 25만원, HID 헤드램프 + LED 리어램프 65만원, 7인치 내비게이션 + 후방카메라가 85만원, 파노라나 썬루프가 85만원입니다. 옵션을 모두 넣으면 2,660만원(투싼 ix 스페셜 풀옵션 모델과 20만원 차이나는군요)이 됩니다.

프레스티지 트림은 2,565만원(투싼 ix 모던 트림의 경우 2,590만원)에 판매되며 트랜디 트림 대비 자외선 차단 글래스, LED 리어램프, 통풍시트, 슈퍼비전 클러스터 계기반(4.2인치 칼라 LCD), 하이패스 시스템, 플렉스 스티어 등의 편의 장치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옵션은 HID 헤드램프 40만원, 7인치 내비게이션 + 후방카메라 85만원, 파노라마 썬루프 85만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풀옵션으로 구성할 경우 최종 가격은 2,775만원이 됩니다.

노블레스 트림은 2,775만원 (투싼 ix 프리미엄 트림의 경우 2,750만원)에 판매되며 프레스티지 트림 대비 HID 램프, 코너링 램프, 가죽시트, 전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장치 등의 편의 장치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옵션은 내비게이션 + 후방 카메라 50만원(UVO 80만원),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20만원, 파노라마 썬루프 85만원으로 풀옵션 구성 가격은 2,930 만원으로 높아집니다.

디젤 사륜 구동 모델은 트랜디, 프레스티지, 노블레스 트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트림별 전륜 구동 모델 대비 180만원이 더 비싼 점은 투싼 ix와 같지만 엔트리인 트랜디 트림의 경우 가격 차이가 235만원으로 좀 더 큽니다. 가격 차이가 더 큰 이유는 통풍 시트, 하이패스 탑재 전자식 룸미러가 추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세부적으로 트랜디 트림이 2,605만원, 프레스티지 트림이 2,745만원, 노블레스 트림이 2,955만원이며 옵션 구성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풀옵션을 구성하면 트랜디 트림이 2,840만원, 프레스티지 트림이 2,955만원, 노블레스 트림이 3,110만원(UVO 선택시 3,140만원) 이 됩니다.

기본적으로 스포티지 R의 옵션이 투싼 ix에 비해 좀 더 단순하고 일부 옵션 가격도 좀 더 저렴하게 책정되어 있어 각 트림별 가격 대비 만족도는 스포티지 R이 좀 더 좋은 편입니다. 물론 하위 모델에서 18인치 휠, 타이어, 파노라마 썬루프 등을 선택하지 못하게 한 점이나 필수 장치인 내비게이션을 옵션을 빼놓아 추가 지출을 받아내는 관행, LED등의 자잘한 옵션들을 추가하여 마진을 확보하는 등의 옵션 장사는 여전합니다. 스포티지 R의 경우도 가격 이점이 확실한 전륜 구동 트랜디 트림(2,380만원)에 내비게이션, HID 정도만을 추가해 2,530만원 정도에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습니다.

투산 ix의 외형 사이즈는 길이 4,410mm, 폭 1,820mm 높이 1,655~1,685mm, 휠베이스 2,640mm, 공차 중량 1,579kg(4륜 구동 모델의 경우 1,643kg)입니다. 스포티지 R의 외형 사이즈는 길이 4,440mm, 폭 1,855mm 높이 1,645mm, 휠베이스 2,640mm, 공차 중량 1,579kg(4륜 구동 모델의 경우 1,625kg)입니다. 투싼 ix에 비해 길이가 약간 길고 폭이 좀 더 넓으며 높이는 약간 낮습니다. 휠베이스, 공차 중량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폴크스바겐 티구인의 경우 길이 4,430mm, 폭 1,810mm, 높이 1,705mm, 휠베이스 2,604mm, 공차 중량 1,769kg이니 기본적으로 티구안과 비슷한 체급으로 보시면 됩니다. 싼타페의 경우 길이 4,690mm, 폭 1,880mm, 높이 1,690mm, 휠베이스, 2,700mm이니 싼타페와는 차체 사이즈 차이가 제법 큽니다.

투싼 ix는 현대의 패밀리룩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1세대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플루이딕 스컬프처 디자인은 다소 과정된 라디에이터 형상과 날카로운 느낌의 헤드램프, 엣지가 많은 선 등으로 인해 곤충룩, 물방개 디자인 등의 혹평을 듣기도 했습니다만, 과감한 선과 면이 잘 조화되어 브랜드의 젊은 이미지를 잘 강조하고 현대차 고유의 개성이 잘 표현되어 있다고 호평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외형 디자인의 좋고 나쁨을 떠나, 고급 라인업으로 갈수록 유수 브랜드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현대차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감안하면 투싼 ix의 외형 디자인은 현대차의 아이덴티티가 잘 살아 있는 대표적인 모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포티지 R 역시 투싼 ix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형제차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차량 특징은 투싼 ix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외형 디자인에서는 분위기가 꽤 다릅니다.

스포티지 R 역시 기아차가 로체 이노베이션부터 새롭게 도입하기 시작한 호랑이 안면 형상 패밀리룩이 적용되었습니다. 곤충룩, 삼엽충 등의 비난을 받았던 현대의 플루이딕 스컬프처와 달리 기아의 호랑이룩은 K5를 기점으로 소비자들에 크게 어필하였습니다. 물론 BMW의 특정 모델들을 믹스한 디자인으로 인해 혹평을 받았던 K9이 호랑이룩 초기의 신선함을 크게 훼손하고 있지만, 스포티지 R은 K5이 보여주었던 신선한 느낌이 잘 살아 있는 대표적인 모델이라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습니다.

시승차인 투싼 ix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세부적인 부분까지 비교하는데 무리가 있겠으나 전면부를 비교해보면 스포티지 R이 좀 더 낮고 넓은 형태에서 안정감이 있어 보이고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헤드램프로 이어지는 선 역시 투싼 ix에 비해 한결 자연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투싼 ix와 스포티지 R은 기본적으로 아반떼 플랫폼을 사용한 컴팩트 사이즈의 SUV입니다. 하지만 준중형 모델에 비해 실내 공간이 넓고 트렁크 활용도가 높아 실용성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후드에서 1열까지 이어지는 측면 캐릭터 라인과 2열 중간부터 트렁크쪽으로 돌아나오는 캐릭터 라인이 제법 멋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균형미나 볼륨감 부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투싼 ix는 전면 디자인보다 후면부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더 좋습니다. 다소 부담스러운 라디에이터 형상으로 전면부 디자인은 호불호가 크게 나뉘지만, 후면 디자인은 대부분의 소비자들로부터 균형미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후방 글라스, 테일 램프, 테일 게이트 구성 등 전반적으로 투싼 ix의 조합이 좀 더 실용적이면서 조형미 부분에서도 스포티지 R을 앞선다는 느낌을 줍니다.

측면부 비교입니다. 스포티지 R은 안정감 있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투싼 ix는 보다 역동적인 이미지가 강조되어 있습니다. 루프 라인에서 테일 게이트로 이어지는 선의 흐름은 큰 차이가 없으나 캐릭터 라인, C 필러, 하우스 몰딩 등 세부적인 디테일에서 적지 않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컴팩트SUV 실내를 무리하게 확장하기 위해 전면과 후면을 과도하게 배치해서 균형미가 깨지는 경우가 많은데 , 투싼 ix, 스포티지 R의 후면 디자인은 곡선을 활용해 심미적인 부문을 만족시키면서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겠습니다.

실내 구성 역시 배치만 다를 뿐 기본적인 형태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실내 공간 활용성 부분이나 트렁크 활용성, 시트 마감이나 착석감 등에서도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두 모델 모두 센터페시아는 굉장히 단순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직관적으로 조작이 가능하고,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 컵홀더 등 기본적인 수납공간도 넉넉합니다. 투싼 ix는 현대차 특유의 파란색 조명을 사용하는 반면, 스포티지는 기아차 특유의 붉은색 조명을 사용한다는 점 정도가 눈에 띄는 차이라고 하겠습니다.

플라스틱 버튼을 비롯한 내부 마감재 품질 역시 큰 차이는 없었지만 외관상으로는 투싼 ix의 버튼 재질, 마감재 재질이 좀 더 나아 보였고 구성미는 스포티지 R이 좀 더 낫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버튼 구성이나 사용 편의성 부분 역시 큰 차이는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스포티지 R이 근소하게 앞선다는 느낌입니다.

2열 좌석 무릅 공간과 헤드룸 공간도 비슷합니다. 평소 시승자(181cm, 86kg)가 운전하는 위치로 1열 좌석을 맞춰 놓은 뒤 투싼 ix와 스포티지 R의 2열 시트에 앉아보았습니다. 사진상으로는 투싼 ix(오른쪽)의 무릅 공간이 약 10mm 정도 넓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시트 등받이 부분이 파져 있어서 시각적으로 좀 더 넓게 보이는 것이고 실제 공간은 두 모델이 동일했습니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데다 휠베이스까지 동일한 형제차이니 당연한 결과라 하겠습니다.

트렁크 활용도 역시 두 모델 비슷합니다. 트렁크 좌우 돌출부는 투싼 ix가 좀 더 작은 편이지만 적재 용량에 큰 영향을 줄만큼의 차이는 아닙니다. 2열 시트가 접히는 각도나 트렁크 깊이, 길이 등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투싼 ix 2.0 디젤, 스포티지 R 2.0 디젤 모두 최고 184마력/4,000rpm, 최대 41kg.m/2,000~2,500rpm를 발휘하는 직렬 4기통 디젵 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 13.8km/l이며 사륜 구동 모델은 동일한 엔진에 공인연비가 12.5km/l로 낮아집니다. 참고로 2리터 가솔린 터보 GDI 모델의 경우 최고 261마력/6,000rpm, 최대 37.2kg.m/1,850~3,000rpm, 공인 연비 9.7km/l의 스펙을 갖습니다.

성능은 그야말로 대동소이합니다. 같은 플랫폼에 동일한 하체 구성, 똑같은 엔진을 탑재한 형제 모델이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두 모델 모두 정지상태에서 출발이나 시속 80km 까지의 가속은 제법 경쾌한 반면 80~120km/h 구간은 기대보다 떨어지는 성능을 보였는데, 두 모델에 탑재된 2.0 디젵 터보 엔진의 토크 밴드가 그리 넓지 않아 저회전 대비 고회전 영역에서의 성능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특성을 보였습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소요된 시간(3회 평균)은 스포티지 R이 9.9초, 투싼 ix가 10.1초로 성능 차이를 논할만한 격차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고회전 영역에서의 성능 만족도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도심형 SUV로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성능을 내주기 떄문에 두 모델 모두 전반적인 성능은 2리터급 디젤 엔진을 탑재한 컴팩트 SUV로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 보여집니다. 일단 초반 가속력이 경쾌한 편이고 160km/h까지는 끊기는 느낌 없이 가속이 진행되다가 이후부터 더딘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모델이라도 엔진과 변속기의 조합, 하체 특성에 따라 성격이 크게 달라지기도 하는데, 투싼 ix와 스포티지 R은 같은 차를 디자인과 내부 구성만 바꿔놓았다고 볼 수 있을만큼 성능, 하체 답력 부분에서 유사점이 많았습니다.

하체 특성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감지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거의 동일한 셋팅이라고 볼 수 있을만큼 비슷했습니다. 두 모델 모두 서스펜션은 전륜에 맥퍼슨 스트럿, 후륜에 멀티링크 방식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일단 도심에서 100km/h 이하의 속도에서는 스포티지 R, 투싼 ix 하체 모두 만족할만한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상하 롤링도 잘 억제되어 있고 언더스티어 성향이 강한 핸들링도 개선되어 제법 매끄러운 코너링이 가능합니다. 요철이나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과도한 출렁임 없이 차체를 안정적으로 잘 잡아주었습니다. 하지만 120km/h 이상의 고속 영역에서는 두 모델 모두 차체가 뜨는 느낌을 비롯해 실용 영역에서 느껴졌던 안정감을 많이 상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승차감 부분에서는 투싼 ix가 스포티지 R보다 좀 더 딱딱하고 거친 느낌을 주었습니다. 반면 고속 코너링에서 하체가 버티는 한계는 스포티지 R에 비해 투싼 ix가 좀 더 높았습니다.(차이를 논할 수 있을만큼 큰 격차는 못되지만) 전반적으로 투싼 ix가 스포티지 R에 비해 스포츠성이 좀 더 강조되어 있는듯한 셋팅이었습니다. 반면 스포티지 R은 투싼 ix에 비해 도심형 SUV의 활용도에 좀 더 무게를 두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게감이 없는 스티어링 답력 부분에서는 두 모델 모두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스포티지 R이 투싼 ix에 비해 좀 더 세련된 조작감을 제공합니다. 스포티지 R의 경우 고속 주행시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안정감이나 고속에서 끊임 없이 보정을 해주어야 하는 MDPS의 번거로움이 투싼 ix에 비해 좀 더 개선되었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변속기 셋팅 부분에서도 스포티지 R이 투싼 ix보다 좀 더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답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변속 속도나 체결감, 직결감 등에서 차이를 논할 수 있을만큼 격차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투싼 ix가 변속 사이에 짧은 인터벌로 약간 거친 느낌을 주었던 반면, 스포티지 R은 변속 과정이 좀 더 부드럽고 꾸준하게 가속이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행 환경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수 있는 부분이기는 하나, 도심형 컴팩트 SUV의 용도를 감안하면 스포티지 R 쪽을 좀 더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을듯 합니다.

브레이크는 두 모델 모두 제동력이 초반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중반 이후의 답력이 생각보다 좋지 않기 때문에 패달을 충분히 깊게 밟지 않을 경우 주행 상황에 따라 브레이크가 꽤 밀리는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반복 제동시 디스크 열화에 따른 제동력 저하 부분은 빠른 개선을 필요로 합니다.

연비 역시 두 모델이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오토기어 메뉴얼에 맞춰 연비를 측정한 결과, 투싼 ix의 트립 컴퓨터에 명시된 누적 연비는 9.3km/l였고 실제 소모된 디젤을 기준으로는 9km/l 내외를 나타냈습니다. 스포티지 R의 경우에는 트립 컴퓨터에 명시된 누적 연비가 9.1km/l 였고 실제 소모된 디젤을 기준으로는 투싼 ix와 비슷한 9km/l 내외를 나타냈습니다. 시승 환경보다 편안하게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주행상황에서는 이보다 소폭 연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두 모델 모두 시내와 시외를 5:5 비율로 주행한다면 11~12km/l 정도의 실연비는 무난하게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외형 디자인과 실내 인테리어의 차이, 변속기와 하체 답력에서의 미묘한 차이로 인해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같은 플랫폼, 같은 엔진, 동일한 변속기를 탑재한 형제 모델이기에 스포티지 R과 투싼 ix 가운데 어떤 모델이 더 낫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두 모델의 비교 시승을 진행하면서 시승자 머리에 떠오른 이미지는 "짜장과 짬뽕의 차이'였습니다.(자동차의 가치를 판단하기에는 다소 격이 떨어지는 비유일 수도 있겠으나)

일반인들에게 가장 만만하면서도 자주 찾게 되지만, 중식당을 찾을 때마다 선택을 놓고 고민하게 만드는 "짜장과 짬뽕"처럼 투싼 ix와 스포티지 R은 대중적이면서 실용적인 컴팩트 SUV이자 상품성의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비교 시승기인만큼 두 모델 가운데 특정 모델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터인데, 두 모델에서 발견되는 차이가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 극복이 될 수 있는 부분이여서 특정 모델이 더 우수하다는 평가는 의미가 없을듯 합니다. 투싼 시승기에서도 언급해 드렸지만, 컴팩트SUV 부문은 최근 자동차 업체들 사이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합니다. 그동안 이 시장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브랜드들도 이 시장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으며 높은 상품성을 갖춘 신모델이 가장 많이 쏟아지고 있는 분야기도 합니다.

위에서 짜장, 짬뽕을 예로 들었는데, 짜장과 짬뽕이 특별한 날 먹는 외식 메뉴가 아닌, 저렴한 가격으로 한끼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실속 있는 메뉴인 것처럼, 투싼 ix, 스포티지 R 역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큼 특별한 매력보다는 가격 대비 성능 및 실용성이라는 부분에 촛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따라서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해 나가고 있는 수입차로부터 국산 베스트셀러 모델의 영역을 지켜나가려면, 무난함, 실용성을 넘어 점점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확실한 제품 컬러와 성능적인 장점을 통한 차별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자동차의 표준, 다나와 자동차(auto.danawa.com)
&오토기어(www.autoge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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