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에 노이즈 캔슬링의 원리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노이즈 캔슬링은 크게 패시브 방식과 액티브 방식 두 가지로 나뉘며, 우리가 얘기하는 노이즈 캔슬링은 액티브 방식 노이즈 캔슬링을 의미합니다.
액티브 방식 노이즈 캔슬링은 소음과 반대되는 파형을 재생하면서 소리를 없애준다고 했는데, 소음과 음악 재생을 동시에 하면 음질에 영향은 없는 걸까요?
이번 편에는 노이즈 캔슬링이 음질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원리?
노이즈 캔슬링이 이어폰이나 헤드폰의 음질에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다면, 먼저 액티브 방식의 노이즈 캔슬링 작동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지난번에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에 대해 알려드렸었죠? 노이즈를 없애기 위해 노이즈 반대파를 만들어서 이어폰 내부 스피커에서 노이즈를 재생합니다. 노이즈를 노이즈로 없애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어폰 내부 드라이버에서는 노이즈를 없애기 위한 노이즈 반대파와 음악이 섞인 사운드를 재생해야 합니다. 그냥 음악만 재생할 때와 음악과 노이즈 반대파가 섞여서 재생되면 드라이버의 움직임은 당연히 달라지겠죠?
또한, 노이즈 캔슬링 성능은 만들어진 이어폰의 주파수 응답 특성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음질을 우선시 하기 보다, 효과를 우선시 하여 주파수 특성을 맞추기도 합니다. 그래서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중 ANC를 켜고 끄지 못하고, 오로지 ANC를 켠 상태로만 사용해야 하는 이어폰도 있습니다. 이번에 측정한 세 이어폰 중 하나가 그런 제품입니다.
결과적으로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은 음질에 영향을 미칩니다.
2. 테스트 이어폰 소개
첫 번째는 보스의 QC30, 판매가는 40만 원대입니다. 최초로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상용화를 진행한 만큼 기술력이 매우 좋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최초로 피드포워드와 피드백을 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탑재했습니다. 피드백을 사용하면 이어폰 드라이버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모니터링할 수 있으므로 음질 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QC30은 노이즈 캔슬링 레벨을 12단계로 조절할 수 있지만, 끌 수는 없습니다.
블루투스와 ANC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10시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배터리가 방전되면 음악을 들을 수 없습니다.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목에 걸고 있으면 이어폰이 아래로 내려옵니다. 넥밴드 자체에 이어폰 부착 혹은 수납이 되지 않아 선 길이만큼 아래로 내려온 상태로 착용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오디오테크니카 ATH-BT08NC, 판매가는 20만 원대입니다. ATH-BT08NC는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피드포워드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피드포워드는 이어폰 하우징 바깥쪽으로 마이크를 탑재하기 때문에, 이어폰 드라이버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모니터링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단계에서 음질 변화를 최소화하도록 튜닝에 신경 써야 합니다.
블루투스와 AMC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8시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2m 유선 케이블이 제공되어 배터리가 방전되어도 선을 연결하여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ATH-BT08NC도 목에 착용하면 넥밴드에 이어폰이 부착되지 않아 이어폰을 길게 늘어뜨려 놔야 합니다. 착용상에 불편함이 있습니다.
마지막은 피아톤 BT150NC, 판매가는 14만 원대입니다. 국산 브랜드로 가격이 상당히 저렴한 게 장점입니다. 이 제품도 피드포워드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블루투스와 ANC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6시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디오 케이블을 별도로 제공하여 배터리가 방전되어도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세 가지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 중 자동 줄감기 기능을 탑재하여, 목에 걸었을 때, 이어폰 줄이 안쪽으로 들어가서 착용 상태가 가장 좋습니다.
3. 측정을 통해 음질 변화 확인
측정은 AP사 APx585를 기반으로 GRAS 43AC 이어 시뮬레이터를 사용합니다.
AP 장비와 블루투스 이어폰을 페어링하고, AP 장비에서 블루투스 신호를 발생하여 이어폰에서 나오는 소리를 43AC 이어 시뮬레이터에 입력하여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노이즈 캔슬링을 끈 상태에서 측정을 진행한 후, 노이즈 캔슬링을 켠 상태에서 측정하여 그 둘의 차이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 본 데이터는 샘플 1개의 측정 데이터로 전체 제품 특성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BOSE QC30
보스 QC30 왼쪽 주파수 측정 데이터
보스 QC30 오른쪽 주파수 측정 데이터
보스 QC30의 주파수 응답 특성 데이터입니다. 일단 QC30은 노이즈 캔슬링을 무조건 사용해야 합니다. 켜고 끄는 작동이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일단 12단계와 1단계를 측정해 봤습니다만, 변화는 전혀 없어 보입니다. 이 제품은 노이즈 캔슬링을 켠 상태와 끈 상태를 비교하지 못합니다.
AUDIO-TECHNICA ATH-BT08NC
오디오테크니카 ATH-BT08NC 왼쪽 주파수 측정 데이터
오디오테크니카 ATH-BT08NC 오른쪽 주파수 측정 데이터
ATH-BT08NC 제품은 특이하게 노이즈 캔슬링을 작동하면 레벨이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밸런스 자체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왼쪽과 오른쪽의 변화 폭이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왼쪽과 오른쪽을 한 번에 그래프를 표시해봤습니다. 노이즈 캔슬링을 켜기 전에는 왼쪽과 오른쪽 편차가 거의 없었는데, 노이즈 캔슬링을 작동한 후 왼쪽과 오른쪽 편차가 커졌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효과를 위해 왼쪽과 오른쪽 편차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PHIATON BT150NC
피아톤 BT150NC 왼쪽 주파수 측정 데이터
피아톤 BT150NC 오른쪽 주파수 측정 데이터
피아톤 BT150NC 제품은 노이즈 캔슬링을 켜고 끈 상태의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레벨뿐만 아니라 저음에서 고음까지 밸런스에도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노이즈 캔슬링을 사용하더라도 음질의 변화가 없게 매우 잘 튜닝한 결과입니다.
4. 측정을 통해 THD 변화 확인
측정 방법은 주파수 응답 측정과 같습니다.
BOSE QC30
QC30은 THD의 변화가 없어야 할 텐데, 특이하게 노이즈 캔슬링 12단계와 1단계에 차이가 있습니다. 넓은 대역이기 때문에 민감한 분은 왜곡을 느낄 수 있는 정도입니다.
AUDIO-TECHNICA ATH-BT08NC
ATH-BT08NC는 노이즈 캔슬링 작동 여부에 따른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THD도 전반적으로 낮아서 좋은 특성을 보여줍니다.
PHIATON BT150NC
BT150NC도 노이즈 캔슬링 작동 여부에 따른 THD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세 제품 중 THD 특성도 가장 낮아 매우 좋은 특성을 보여줍니다.
Conclusion
지금까지 노이즈 캔슬링 작동이 음질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방식은 기본적으로 음질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입니다.
보스 QC30은 노이즈 캔슬링을 끌 수가 없기 때문에 작동여부에 따른 편차를 확인할 수 없지만, 노이즈 캔슬링 단계에 따라 THD의 변화가 생기는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오디오테크니카 ATH-BT08NC는 노이즈 캔슬링을 작동하면서 전체 레벨이 낮아지고, 왼쪽과 오른쪽 편차가 생겨 음질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피아톤 BT150NC는 노이즈 캔슬링 작동에 따른 편차가 거의 없어 음질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각 회사의 제품 개발력으로 인해 노이즈 캔슬링 작동에 따른 음질 편차가 있거나, 없는 제품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제조사에서는 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는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청음을 통해 확인해야 하는데, 노이즈 캔슬링으로 인해 당연히 소리가 바뀌는 것으로 인식하는 소비자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잘 만든 제품은 노이즈 캔슬링 작동 여부에 따라 음질의 변화가 없습니다.
영디비에서도 열심히 측정하고 더 많은 제품을 리뷰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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