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1월, 새로운 아키텍처로 무장한 AMD 라이젠 5000 시리즈 프로세서의 출시는 PC 시장을 적잖은 파장을 불러왔다. AMD 라이젠 5000 시리즈 프로세서는 이전 세대 대비 더욱 강력해진 성능으로 폭발적인 수요를 불러왔고,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코어의 개수는 물론 기본적인 성능도 경쟁 제품에 비해 크게 높아져 최강자의 타이틀을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이에 질세라 인텔에서도 새로운 아키텍쳐를 적용한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2021년 3월에 출시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하지만 신제품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특히 10세대 대비 i9 프로세서의 최대 코어 수는 2개 줄어든 8개로 전작보다 멀티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이다. 여기에 메모리 오버클럭에서도 이전 세대와 달리 제한되는 사항들이 발생하면서 아쉽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각 세대 제품 별 인기 제품을 보면 라이젠의 경우 라이젠 5 5600X, 라이젠 7 5800X가 메인 제품으로 불리고, 인텔의 경우 코어 i7-11700K 및 i9-11900K가 이에 대응하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성능은 어느 정도 차이를 보여주는지, 벤치마크 및 게임 테스트를 진행했다.

벤치마크에 사용된 시스템 사양은 아래와 같다.

CPU : RYZEN 7 5800X, RYZEN 5 5600X, INTEL i9-11900K, INTEL i7-11700K
M/B : ASUS B550M-A, ASUS Prime Z590-A
RAM : G.SKILL DDR4-3600 CL16 TRIDENT Z ROYAL 8GB x 2ea
VGA : NVIDIA 지포스 RTX 3080
SSD : 마이크론 Crucial MX500 1TB
PSU :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800W

대표적인 벤치마크인 Cinebench R20을 기준으로 싱글코어 성능은 i9-11900K가 비교군 중 가장 높은 성능을 보였다. 하지만 멀티코어에서는 여전히 라이젠 7 5800X가 더 높은 성능을 나타냈다. 라이젠 5 5600X는 물리적인 코어 개수가 2개 적기 때문에 비교군 중에서는 가장 낮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멀티코어를 충분히 활용하는 압축 프로그램인 7Zip 벤치마크 결과에서는 라이젠 5800X가 동일한 갯수의 코어를 갖춘 i7-11700K 및 i9-11900K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코어 수가 2개 적은 라이젠 5 5600X는 비교군 중에서는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코어 수를 감안하면 높은 점수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고성능 CPU를 구입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 성능은 어떨지 인기 온라인 게임을 사용해 먼저 테스트를 진행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라이젠 5000 시리즈가 인텔 11세대 제품군을 크게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주었다. 6코어인 라이젠 5 5600X 조차 인텔 i7-11700K 및 i9-11900K 대비 50프레임 이상 높은 평균 프레임을 유지했다.

라이젠 7 5800X는 가장 높은 게임 성능을 보여주는데, 라이젠 5 5600X 보다 10프레임 이상 높은 평균 프레임을 유지하므로 조금이라도 더 높은 성능을 유지하길 원하고 원컴 방송 등으로 인해 CPU 자원이 조금 더 필요한 경우 좋은 선택지라고 할 수 있다. 리그오브레전드를 플레이하는 유저라면 인텔 11세대 제품 보다는 라이젠 5000 시리즈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할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 테스트에서는 라이젠 5 5600X가 소폭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8코어 제품인 i7-11700K 제품이 라이젠 5 5600X 대비 4프레임 정도 더 낮은 성능을 보여주었고, 라이젠 7 5800X가 i9-11900K 보다 6프레임 정도 더 높은 평균 프레임을 유지해 배틀그라운드에서도 전반적으로 라이젠 프로세서가 더 좋은 결과를 기록했다.

오버워치 테스트에서도 라이젠 5 5600X가 i7-11700K 뿐만 아니라 i9-11900K 보다도 더 높은 게이밍 성능을 보여주었다.

고사양 스팀 게임으로 넘어가면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의 경우 양사 제품이 아주 큰 성능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미묘하게 라이젠 5000 시리즈가 조금 더 좋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토탈워:삼국 벤치마크에서는 인텔 11세대 프로세서가 1~2프레임 정도의 미묘하게 더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더 높은 게이밍 성능 자랑하는 'AMD 라이젠 5000 시리즈'

대부분의 테스트에서 라이젠 5000 시리즈 프로세서가 인텔 11세대 고사양 라인업 대비 더 높은 게이밍 성능을 갖추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5600X 의 경우 코어수가 조금 적기 때문에 멀티코어 성능을 크게 요구하는 경우라면 모자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게이밍 성능만을 요구하는 경우라면 라이젠 5 5600X가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특히 e스포츠 게임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를 즐겨하는 유저들에게는 충분히 참고가 될 만한 결과다.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최상위 모델인 i9-11900K도 게임 성능에서는 라이젠 7 5800X 보다 낮은 것으로 측정됐다. 멀티코어 성능에서도 동일 코어/스레드라면 라이젠 7 5800X가 높은 성능을 보여주어 8코어 제품 중 가장 강력한 제품임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그간 문제가 됐던 수급상황이 개선되면서 가격도 안정화되고 있어, 향후 라이젠 5000 시리즈 프로세서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늘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라이젠 7 5800X는 40만원 후반대의 가격임에도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런가 하면 라이젠 5 5600X 역시 여전히 구매 대기 중인 사용자들이 많을 정도로 메인스트림 프로세서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어, 당분간 AMD 라이젠 5000 시리즈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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