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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타이탄 포지션으로 등장한 지포스 RTX 3080 Ti에 이어, 엔비디아에서 지포스 RTX 3070 Ti를 내놨다. 지포스 RTX 3070에 쓰인 GA104의 풀칩이 쓰였다는 점에서 RTX 3070과 RTX 3070 Ti는 전세대 모델인 RTX 2080과 RTX 2080 Super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한가지 차이점을 들자면 RTX 2080에서 RTX 2080 Super로의 업그레이드는 GPU 스펙 변화에 그친 반면 RTX 3070 Ti는 VRAM까지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것. 바로 GDDR6에서 상위 모델인 RTX 3080 이상 제품들에 쓰인 GDDR6X 메모리로 말이다.

덕분에 VRAM 대역폭이 448GB/s서 608GB/s로 무려 36% 가까이 커졌고, 이는 SM이 2개 늘어난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데 힘을 보태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지포스 RTX 3070과 RTX 3070 Ti는 거의 스펙 차이가 없는 GA104 기반 코어가 사용되었지만 100달러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였고, TGP도 70W나 높아졌다. 이는 마이크론과 협력해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위해 개발된 GDDR6X 메모리로 바뀐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지포스 RTX 3070 FE와 RTX 3070 Ti, RTX 3080의 가격 차이는 각각 100달러로 동일하게 책정되었는데, 실제 성능을 따지면 어떤 제품이 가장 가성비 있는 모습을 보일까? 지금부터 점검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70 Ti FE, 12핀 풀 지원

지포스 RTX 3070(좌)/ RTX 3070 Ti(중앙)/ RTX 3080(우)

RTX 3070 보조전원 커넥터(좌)/ RTX 3070 Ti와 RTX 3080 보조전원 커넥터(우)

지포스 RTX 3070 Ti FE는 디자인상 RTX 3070 FE보다 RTX 3080 FE에 가깝다. 보조전원 커넥터도 12핀 중 6핀이 비어있던 RTX 3070 FE와 달리 12핀 전체가 마련되어 있고, RTX 3080 FE와 같이 PCB에 수직으로 배치되어 있다.

지포스 RTX 3070 Ti FE의 쿨링 솔루션을 포함한 크기는 딱 RTX 3070 FE와 RTX 3080 FE의 중간 수준으로 디자인되었는데, TGP가 RTX 3070 FE 대비  70W 높아진 발열 해소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공기 흐름을 더욱 원활히 하기 위해 스크린 쿨링을 위한 쿨링팬도 백플레이트쪽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단지, 부스트 클럭이 테스트 3종 중 가장 높은 영향도 있어, RTX 3070 Ti FE의 실제 쿨링 성능은 디자인을 감안할 때 조금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다. 3DMark Time Spy Stress Test 기준 GPU 온도는 RTX 3070 FE와 RTX 3080 FE 대비 약 6℃ 높은 것으로 확인된 것.

물론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파운더스 에디션 대신 각 제조사들의 커스텀 디자인 모델을 구매하게 되겠지만, 기본적으로 높은 발열이 예상되는 만큼 제품 선택시 쿨링 솔루션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지포스 RTX 3070 Ti FE, RTX 3070 FE에 가까운 성능

지포스 RTX 3070 Ti FE의 성능을 측정했다. 지포스 RTX 3070 Ti FE를 위한 리뷰 드라이버가 업데이트된 것을 제외하면 앞서 지포스 RTX 3080 Ti 테스트와 동일한 시스템에서 진행되었다.

GDDR6 메모리가 GDDR6X로 변경되긴 했지만 GPU 스펙상 2개의 SM이 증가한데 그친 만큼, 3DMark로 살펴본 지포스 RTX 3070 Ti FE의 GPU 성능은 대체로 RTX 3070 FE 대비 10% 더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GPU 스펙이 차이나는 만큼 RTX 3080 FE를 위협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레이 트레이싱과 DLSS, 각종 셰이더 성능 테스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참고로 VRS 티어1은 기본적으로 근거리 1x1, 중거리 2x2, 추가로 원거리 4x4로 셰이딩 정도롤 구분해 테스트되며, VRS 티어2는 기본 1x1, 1x2, 2x1, 2x2로 셰이딩 정도를 구분하는 한편 추가로 2x4, 4x2, 4x4로 셰이딩 정도를 더욱 미세하게 조정하며 테스트한다.

일반 게임서도 RTX 3070에 가까운 성능

3DMark 뿐 아니라 실제 셰이더 위주의 게임에서도 지포스 RTX 3070 Ti는 RTX 3070쪽에 가까운 성능을 내주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체로 RTX 3080과 RTX 3070 Ti의 성능 차이는, RTX 3070 Ti와 RTX 3070의 성능 차이 대비 약 두 배 정도 수준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 지포스 RTX 3070 Ti에 GA104 풀칩이 사용되었다고는 해도, RTX 3080과 스펙 차이가 있는 만큼 따라집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참고로, 본 테스트는 모두 각 게임에서 제공되는 그래픽 옵션 프리셋의 최고 품질을 적용해 테스트했으며, 아래 레이 트레이싱 테스트는 위 옵션에 레이 트레이싱과 DLSS 옵션 모두 최고 옵션을 적용한 조건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RTX 3070 Ti의 레이 트레이싱 성능

지포스 RTX 3070 Ti의 레이 트레이싱 게임 성능은 전반적으로 셰이더 기반 타이틀에서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더트 5와 사이버펑크 2077에서는 다른 게임보다 RTX 3070 Ti 및 RTX 3080 사이의 성능 차이가 RTX 3070과 RTX 3070 Ti간의 성능 차이 보다 크게 벌어졌는데, GPU 스펙 차이도 있지만 VRAM 용량 차이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지포스 RTX 3070 Ti FE 성능 테스트에서는 마인크래프트와 메트로 엑소더스 EE의 경우를 추가했다. 마인크래프트는 약 10년전 출시된데다 사양 자체도 매우 낮아 셰이더 기반 테스트에서는 각 제품간의 성능 차이가 극히 미미하다.

여기에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하면 상당히 재미있는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는데, RTX On(레이 트레이싱 + DLSS) 조건으로 포탈 파이어니아 맵에서 광차를 타고 이동하는 부분에서 시야 거리(24)와 구름을 포함한 각종 그래픽 옵션을 모두 적용해 성능을 측정한 값이다.

지포스 RTX 3070 Ti는 4K에서도 평균 61프레임대에 이르는 성능을 보여주었고, RTX 3070는 이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거의 비슷한 성능을 내주고 있다.

메트로 엑소더스 인헨스드 에디션은 레이 트레이싱이 기본 적용된 타이틀로, 익스트림 프리셋과 DLSS 퀄리티 옵션을 적용한 상태에서 성능을 측정했는데, 역시 RTX 3070과 RTX 3070 Ti의 성능 차이는 썩 크지 않았다.

지포스 RTX 3070 Ti, GA104 풀칩과 GDDR6X로 강해져

그렇다면 전반적인 성능 비율을 어떤지, 셰이더 기반 게임 성능 테스트 9종과 레이 트레이싱 적용 타이틀 7종의 성능 비율을 정리했다.

RTX 3070 Ti의 성능을 100%로 놓고 보았을 때 일반적인 게임 성능은 RTX 3070이 약 94% 수준이고, RTX 3080은 약 114% 수준이다.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한 환경에서는 RTX 3070 Ti 대비 RTX 3070의 성능은 약 93%, RTX 3080의 성능은 약 120% 수준으로 계산된다.

RTX 3070과 비교하면 딱 증가된 SM과 GDDR6X 메모리 도입에 따른 대역폭 확대 만큼의 성능 증가치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9종의 게임(레이 트레이싱 7종) 성능 테스트를 보면 가성비가 가장 높은 것은 지포스 RTX 30700이고, 성능이 가장 높은 모델은 RTX 3080이다. 지포스 RTX 3070 Ti는 VRAM을 GDDR6에서 GDDR6X로 업그레이드 했음에도 이들과 비교하면 성능이 아쉽고, 성능 업그레이드에 대한 댓가라기엔 소비전력과 발열도 조금은 아쉬운 모습이다.

지포스 RTX 3070 Ti에 의미를 부여하자면 GA104 코어의 풀 칩이라는 상징성, RTX 3080 Ti와 같이 처음부터 가상 화폐 채굴 성능이 제한된 만큼 일명 '노동자 에디션'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고, 그만큼 그래픽 카드 시장의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단지, 엔비디아가 5월 중순부터 기존 지포스 RTX 30 시리즈의 가상 화폐 채굴 성능을 반토막낸 LHR(Lite Hash Rate) GPU를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조금씩 관련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다른 모델과 비교했을 때 RTX 3070 Ti의 가상 화폐 채굴 성능 제한은 상대적으로 의미가 퇴색되는 시점이다.

또다른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RTX 3090을 대체할 현실적인 4K 플래그십 RTX 3080 Ti를 내놓는 타이밍에 맞춰 경쟁사인 AMD의 라데온 RX 6800과의 경쟁 우위를 노리고 등장했을 가능성이다.

라데온 RX 6800 출시 당시 테스트에 따르면 해당 모델은 레이 트레이싱이 아닌 셰이더 기반 테스트에서 RTX 3070 대비 평균적으로 10% 가량 높은 성능을 내줬다. 물론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아쉬운 레이 트레이싱 성능이 발목을 잡았지만 게임 성능에서의 역전은 엔비디아의 자존심에 상처를 남겼을 것이다.

이번에 내놓은 RTX 3070 Ti는 바로 자존심 회복을 위한 카드로 내놓은 것일 수 있는데, 마침 MSRP 가격 차이도 딱 20달러에 불과한 만큼 엔비디아의 게이밍 그래픽 카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모델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