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옵션 중 하나인 오버클럭의 주요 타겟인 CPU는 오버클럭이 가능한 전용 모델과 강력한 쿨러가 필요하고, 또 다른 부품인 그래픽 카드는 사용자가 교체할 수 있는 쿨러가,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커스텀 수랭외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처럼 오버클럭은 공통적으로 발열 걱정을 피할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 메모리 오버클럭은 이러한 걱정에서 자유롭다. 물론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뿐이지, 메모리 오버클럭도 제대로 하려면 여러 골치 아픈 문제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원 클릭으로 오버클럭할 수 있는 XMP(Intel eXtreme Memory Profile)이 대중화되어 있어, 최소한 복잡한 세팅 걱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메인보드 바이오스에서 XMP만 적용시켜주면 표시된 수치만큼 오버클럭이 되는 것. 물론 이러한 오버클럭 한계치가 높을수록 가격이 비싸진다는 당연한 사실이 일정 이상 높은 XMP 메모리 구매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하지만 CPU나 그래픽 카드에 비해 비교적 오버클럭이 간편하고, 기본 탑재된 방열판 외에 특별히 방열 솔루션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AMD는 현재 모든 AM4 플랫폼 메인보드에서, 인텔은 B560과 B660 이상 메인보드에서 메모리 오버클럭이 가능해 CPU 오버클럭과 달리 구태여 비싼 메인보드가 필요하지도 않다.
이번 기사에서는 번거로운 CPU 오버클럭 대신 XMP 메모리 오버클럭을 통해 시스템 성능을 최적화 해보고 싶어하는 메인스트림 PC 사용자를 위해, XMP DDR4 3600MHz 메모리 오버클럭 효과를 살펴보았다.
왜 DDR4 3600MHz 인가? 메모리 가성비의 마지노선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왜 메모리 오버클럭에서 DDR4 3600MHz를 선택했는지 짧게 설명이 필요하겠다.
메모리는 제어를 위한 컨트롤러가 CPU에 탑재된다.
보통 CPU에 탑재된 메모리 컨트롤러의 클럭은 메모리 클럭과 동기화 되어 동작하는데, 이때 메모리 클럭과 메모리 컨트롤러 클럭이 1:1로 동기화되는 가성비 포인트가 바로 DDR4 3600MHz다.
AMD 라이젠 3000 시리즈를 기준으로 그보다 높은 DDR4 3733MHz를 기준으로 그보다 높으면 CPU의 메모리 컨트롤러 클럭이 그 절반으로 낮아지는데, 발열이나 다른 연관된 부품들의 안정성을 고려한 조치로 판단된다.
게다가 메모리 클럭을 높일수록 CPU와 그래픽 카드 오버클럭처럼 안정화 난이도가 높아지는 만큼, 동작 속도를 제품의 한계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도전 의욕을 불태우지 않는다면, DDR4 메모리 오버클럭은 3600MHz에서 멈추는게 정신 건강에도 유리하다.
치열한 메인스트림 CPU 경쟁 선봉 3인방 혹은 5인방
이번 기사의 주인공은 AMD 라이젠 5 5600과 인텔 코어 i3-12100(F), 코어 i5-12400(F)다. 인텔 CPU 중 Non-F 모델과 F 모델은 통합 그래픽(iGPU) 유무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 CPU 스펙 자체는 동일하다.
우선 시장 가격 기준으로 이들 제품을 비교하면 라이젠 5 5600 멀티팩은 코어 i3-12100 정품과 경쟁, 6코어 12스레드로 동일한 코어 구성인 라이젠 5 5600과 코어 i5-12400은 정품과 '벌크 + 쿨러' 제품이 경쟁한다.
내장 그래픽이 없는 라이젠 5 5600과 인텔 F 시리즈를 비교하면 가격과 코어 구조면에서 i3-12100F는 다른 제품과 어울리지 않는 제품이다.
아무튼, 이들 CPU 3종의 시장 가격 자체가 AMD와 인텔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 상황인지를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지표로 볼 수 있고, 이는 사용자들의 제품 선택에 고민되는 부분으로 작용할텐데, 이번 기사가 결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성능 비교 Part 1, 공식 지원 DDR4 3200MHz에서의 성능은?
우선, CPU 3종의 공식 지원 메모리 클럭인 DDR4 3200MHz에서의 성능을 비교했다. 이때 그래픽 카드는 지포스 RTX 3080 FE, 운영체제는 윈도우 11인 환경에서 진행되었다.
먼저 문서 작업이나 화상 채팅, 웹 브라우징 등 일상적인 PC 용도의 성능을 알아보는 PCMark10 결과를 정리했다. 문서와 스프레드시트 테스트에서 성능 차이가 조금 크게 나타났지만, 그 외에 전체적인 성능은 코어 i5-12400(F)이 가장 좋게 나오지만, 라이젠 5 5600과의 차이는 약 5% 정도에 그쳤다. 이는 코어 i3-12100의 경우도 마찬가지라, 일상적인 용도로 CPU를 산다면 성능면에서는 어느쪽이든 특별히 부족함을 호소할 일은 없을 것이다.
PCMark10으로 알기 어려운 압축 성능(7-zip 22.01)과 랜더링 성능(시네벤치 R23)도 측정했다. 멀티 코어 CPU가 기본인 환경인 만큼 싱글 코어 성능은 제외하고 멀티 코어 테스트 결과만 정리했는데, 압축 성능은 라이젠 5 5600이 월등히 뛰어난 모습을 보인 반면, 랜더링 성능은 코어 i5-12400(F)이 가장 좋은 성능을 내줬다.
랜더링 성능은 코어 i5-12400(F)가 가장 좋긴 하지만 그 차이는 약 8% 수준에 그쳤다. 가격 차이를 감안하면 두 제품이 가성비 면에서 거의 동등한 제품으로 판단된다.
게임 성능도 측정했다. CPU별 차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포스 RTX 3080 FE를 이용해 Full HD 해상도에서만 테스트했는데, 대체로 라이젠 5 5600이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특히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에서 눈에 띄는 성능 차이를 보였고, 로스트아크와 FF14 엔드워커에서는 그 차이가 썩 크지 않지만 라이젠 5 5600이 더 좋은 성능을 제공한다. 로스트아크에서는 코어 i5-12400(F)이 제일 좋은 성능을 내줬지만, 그 차이는 2프레임에 그쳐 동급 성능으로 판단된다.
성능 비교 Part 2, DDR4 3200MHz서 DDR4 3600MHz으로 XMP 오버클럭하면?
그렇다면 XMP로 간단히 메모리를 오버클럭하면 어느 정도의 성능 향상이 있을까? 메모리 클럭 차이는 단 400MHz에 불과한 만큼 실제 성능은 큰 차이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XMP 메모리가 아닌 제품으로도 큰 부담없이 도전할 수 있는 수치이므로 가볍게 비교했다.
메모리 클럭 향상은 전반적인 PC 작업 성능을 높여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PCMark 10과 7-zip, 시네벤치 R23 모두 DDR4 3200MHz에서 DDR4 3600MHz으로 오버클럭했을 때, 작은 폭이나마 성능 향상이 이뤄졌다.
게임면에서는 조금 다른 경향을 보인다. 라이젠 5 5600은 DDR4 3600으로 오버클럭하면 확실한 성능 향상이 관측되는데, 코어 i3-12100(F)과 코어 i5-12400(F)은 조금씩 성능이 낮아지는 결과가 나왔다.
왜 그럴까?
지난 기사에서도 언급된 내용이지만, 엘더 레이크 Non-K CPU는 메모리 컨트롤러가 포함된 SA(System Agent) 전압 조정이 매우 제한적이다. 빨라진 메모리 클럭과 1:1 동기화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컨트롤러가 포함된 SA 전압도 그에 맞춰 조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엘더 레이크 Non-K CPU의 SA 전압 조정이 제한되어 있는 것.
때문에 DDR4 3600MHz에서 메모리 컨트롤러 속도가 1:1 모드로 동작하기 어려워, 메모리 클럭의 절반인 Gear2 모드로 동작하는 것. 강제로 1:1인 Gear1 모드로 설정해 봤지만, 화면 깜박임과 시스템 멈춤 등의 부작용이 발생해 정상적인 테스트가 불가능했다.
의도치 않았지만 인텔 엘더 레이크 Non-K CPU 2종은 DDR4 3600MHz에서 Gear2 모드로 테스트했고, 때문에 부분적인 게임 성능 하락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셰도우 오브 더 툼 레이더와 FF14같이 Gear2 모드에서도 성능 향상이 기대되는 타이틀도 있다. 때문에 엘더 레이크 Non-K CPU의 DDR4 3600MHz Gear2 모드가 의미없는 것은 아니지만, AMD 라이젠에 비해 메모리 오버클럭 효용이 낮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메모리 OC 고려한 메인스트림 CPU, 라이젠 5 5600이 적합
이번 기사에서 테스트한 메인스트림 CPU 3종은 가격과 코어, 메모리 오버클럭 등 여러가지 요인이 서로 독특한 특징이 있는 만큼, 자신의 PC 사용 습관을 명확히 고려한다면 어느 것을 구매해도 후회는 없다.
본 기사의 취지인 '메모리 오버클럭(XMP)'을 통한 성능 최적화를 고려한다면 답은 라이젠 5 5600이다. DDR4 3600MHz에서 메모리와 메모리 컨트롤러의 1:1 동작에 문제가 없고, 엔트리급 모델인 A320 칩셋 메인보드에서도 메모리 오버클럭이 가능해 메인보드 구매 비용 부담도 덜 수 있다.
특히 메인스트림 사용자들의 주요 작업인 '게임'에서 메모리 오버클럭에 따른 성능 향상이 두드러지는 만큼, 게이머들이라면 본 기사의 목표에 가장 어울리는 모델을 꼽으라면 라이젠 5 5600을 들 수 있겠다.
인텔 엘더 레이크 계열도 메모리 오버클럭은 가능하지만 DDR4 3600MHz에서 메모리 컨트롤러와 1:1 클럭 동기화가 어렵고, 메모리 오버클럭도 H610에서는 불가능해 상대적으로 비싼 B660 칩셋 보드를 구매해야 한다. 따라서 본 기사의 취지인 메모리 오버클럭을 통한 성능 최적화 효율이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
대신, 메모리 오버클럭이나 게임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면 라이젠 5 5600보다 가격이 조금 높아도 일상적인 작업 성능이 뛰어난 코어 i5-12400F도 괜찮은 선택지다. 코어 i3-12100F는 4코어 모델인 만큼 절대 성능은 비교 제품군들보다 좋지 않지만, 가격 자체는 다른 제품들보다 확실히 합리적이다. 성능도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뿐이지 일상적인 용도로는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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