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매우 바빴습니다. 외부 일정도 두 개나 있었고, 무엇보다 그래픽카드를 6개나 테스트했거든요. 1월 초에 나온 지포스 RTX 4070 Ti 이후로 새로 출시된 GPU는 없었습니다. 기존 제품 중에 단종이 된 것도 없고요. 특별하게 가격이 변동된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그래픽카드 시장 그 자체에는 이렇다 할 변화는 없었다고 해도 될 겁니다. 그런데도 지금 이 시점에서 그래픽카드의 게임 벤치마크라는 귀찮은 작업을 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그래픽카드의 가장 큰 사용처, 게임입니다. 최근 몇 달 사이에 화제를 불러 일으킨 게임들이 꽤 많이 나왔더라고요. 체인 아브라카다브라를 갈겨대는 사이코패스적인 악행으로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되는 자'를 능가하는 '이름을 남겨서는 안 되는 자'를 주인공으로 삼은 호그와트 레거시라던가, 푸틴이 말아먹고 지금도 계속해서 현재 진행형으로 말아먹고 있는 러시아 말고 소비에트 연방이 지금까지도 굳건히 남아있었다면 어땠을까 같은 망상을 공산주의뽕으로 승화한 세계관에 매력적인 디자인의 캐릭터(쌍둥이 말하는거 맞습니다)를 더한 아토믹 하트, 처음에는 반응이 미적지근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재평가를 받고 있는 컴패니 오브 히어로즈 3가 있고요. 정 반대로 게임 자체는 빼도박도 못하게 망했지만 다이렉트 스토리지를 세계 최초로 지원한다는 족적을 남긴 포스포큰이 있습니다. 새로운 게임이 출시됐으니 거기에 맞춰서 당연히 테스트도 새로 해야겠지요?
그리고 새 드라이버가 나왔습니다. AAA 게임 타이틀이 나올 때마다 최적화된 드라이버가 나오는 건 당연하지만 AMD의 경우에는 좀 특별한데요. 한동안 라데온 RX 7000 시리즈의 자리를 잡는데 몰두하다가 지난달에는 라데온 RX 6000 시리즈와 6000M/5000M까지 지원하는 게임 최적화 드라이버를 공개했거든요. AMD 주장에 따르면 윈도우 11이 막 출시됐을 때와 비교해서 두 자릿수 이상의 성능 향상을 보였다고 하니, 새 드라이버에서 라데온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어떨지 테스트를 다시 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벤치마크에는 총 6개의 그래픽카드를 골랐습니다. 백만 원 초반대를 넘기는 아주 비싼 건 뺐습니다. 어차피 그 가격대 쯤 되면 성능이 어떤지 이미 빠삭하게 알고 있거나, 성능이 아닌 신념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는 영역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보급형 카드도 테스트하진 않았습니다. 요새 내장 그래픽의 성능이 많이 늘었고, 그래픽카드 가격도 제법 안정화가 됐기에 게임을 위해서 굳이 그 가격대의 그래픽카드를 찾는 수요는 많지 않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품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가격을 보고 6개를 골라 테스트했습니다.
지포스 RTX 3060은 신품 기준 40만 원 초반부터 시작합니다. 이와 경쟁하는 라데온 RX 6650 XT는 가장 저렴한 MSI 라데온 RX 6650 XT 메크 2X OC D6 8GB 가 33만 원이고 다른 모델들도 34만원이나 36만 원 짜리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포스에서 가격대를 더 낮추면 RTX 30이 아니라 RTX 20이나 RTX 16 시리즈가 나오는데, 이건 급이 맞다고 하긴 어렵지요.
지포스 RTX 3060 Ti는 55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라데온의 경우 가격대가 여기에 딱 맞는 모델은 없고 라데온 RX 6750 XT가 현재 최저가 60만 원, 대부분은 60만 원 중반대에 팔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포스 RTX 3070과 비교하기도 쉽지 않은 게, 그쪽은 70만원 초중반이거든요. 그래서 3060 Ti와 6750 XT를 비교했습니다. 3060 Ti도 새로 나온 GDDR6X 모델을 쓰면 가격이 조금 오르긴 합니다.
아직도 따끈따근한 온기가 남아있는 신제품인 지포스 RTX 4070 Ti는 110만 원부터 시작하며 가격대를 좀 올려도 130만을 넘기는 모델은 많지 않습니다. AMD 진영에선 라데온 RX 7900 XT이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딱 이 가격대에 판매하고 있지요.
테스트 환경입니다.
CPU: 라이젠 9 7900X https://gigglehd.com/gg/12982153
메인보드: MSI MAG B650M 박격포 WiFi https://gigglehd.com/gg/13309164
메모리: DDR5-5200 32GB 듀얼채널 https://gigglehd.com/gg/11152437
파워: MSI MEG Ai1300P PCIE5 80PLUS PLATINUM https://gigglehd.com/gg/13318499
쿨러: MSI MEG 코어리퀴드 S360 https://gigglehd.com/gg/11407122
삼성 980 PRO 512GB(운영체제 설치용)
마이크론 MX500 2TB SSD(게임 설치용)
세부 테스트 결과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해상도별 평균값부터 보시죠. 기준인 100%를 지포스 RTX 3060 Ti로 잡고 계산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체 결과를 뭉뚱그려서 한데 합치고 줄세우는 걸 좋아하진 않습니다. 테스트에 어떤 게임을 넣느냐에 따라서 평균값도 바뀌는데, 그 테스트 항목을 선정하는데 절대적인 기준이 없잖아요? 그래서 지금까지 벤치마크 결과 전체의 평균값을 내진 않았는데 이번에는 했습니다. 이유는 별 거 아니고요. 결과값이 너무 많아서 구분이 어려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테스트의 전반적인 결과가 감이 잘 오질 않더라고요. 역시 남들이 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전체 평균값은 처음 낸거라서 간단히 방법을 소개하자면, 게임의 평균 프레임을 다 합쳐서 벤치마크 수대로 나눠서 평균값을 내진 않았습니다. 300프레임을 찍는 게임과 100프레임이 겨우 나오는 게임을 다 섞어서 평균을 낸다면 그리 공정한 계산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되서요. 그래서 게임마다 성능 차이를 일일이 백분율로 환산하고, 그렇게 모인 결과의 평균을 구해서 정리했습니다.
1920x1080 해상도의 게임 성능 평균
2560x1440 해상도의 게임 성능 평균
3840x2160 해상도의 게임 성능 평균
비싼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더 높은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선 가격대를 최대한 맞췄는데도 모든 해상도에서 라데온이 더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굳이 꼽자면 3840x2160 해상도에서 지포스 RTX 3060이 라데온 RX 6650 XT보다 조금 앞서긴 했는데, 어차피 이 가격대의 그래픽카드에서 4K 해상도로 게임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용감한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래 세부 항목을 보면 아시겠지만 게임에 따라서는 원활한 플레이가 버거운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비슷한 가격대에서 전체적인 게임 성능을 따지면 라데온이 더 높다고 단정지을 수 있습니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죠. 태생적인 스펙이 더 높은데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해서, 같은 가격대의 경쟁 상대보다 더 높은 성능을 내던가요. 아니면 처음에는 이 정도로 성능 격차가 많이 나진 않았는데 새로 나온 드라이버에서 최적화가 더해지면서 게임 성능이 더 높아졌을 수도 있겠죠. 개인적으로는 둘 다라고 생각하는데, 둘 중에 무엇이 더 크게 작용하는지 고찰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부족하네요. 어쨌건 결론을 다시 말하면 게임 평균 프레임에서 라데온은 같은 가격대의 지포스보다 더 높은 성능을 보여줍니다.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그 세부 내용은 아래에서 보시죠.
호그와트 레거시. 프롤로그가 끝나고 메인 퀘스트가 끝난 후 호그와트 학교 밖으로 나와 정원을 두 바퀴 돌면서 프레임을 측정했습니다.
아토믹 하트. 게임 시작 후 배에서 내려 오른쪽으로 꺾어 강 끝까지 따라갔다가 원래 위치로 돌아오는 과정을 측정했습니다.
포스포큰, 내장 벤치마크 시퀸스의 첫 번째 씬만 프레임을 측정했습니다. 나머지 씬에서 성능이 크게 차이나지 않았고, 다음 씬으로 넘어갈 때 프레임이 크게 튀기에 첫 번째 씬만 측정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같은 리플레이 파일을 1분 동안 다시보기로 불러와서 측정했습니다. 처음 실행하면 프레임이 다소 튀는 경향이 있어, 다시보기를 재생한 후 게임을 종료했다가 다시 실행해서 다시보기를 두번 재생해 마지막 재생 프레임을 측정했습니다.
컴패니 오브 히어로즈. 여기서부터는 내장 벤치마크를 쓰면 되기에 테스트 과정을 따로 설명하진 않습니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
사이버펑크 2077
더트 5
호라이즌 제로 던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
토탈 워: 워해머 3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파 크라이 6
디비전 2
와치 독: 리전
보더랜드 3
처음에는 신작 게임 위주로 테스트를 진행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새로 나온 그래픽카드 드라이버가 기존 게임에서도 성능 향상 효과가 있다고 하니 기존에 많이 테스트했던 게임도 뺄 수는 없더라고요.
라데온 RX 6650 XT는 거의 모든 항목에서 지포스 RTX 3060을 여유있게 앞서는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소수의 게임이나 4K 급의 고해상도에서는 뒤쳐지긴 하지만, 애시당초 이 가격대의 그래픽카드가 4K 해상도 게임을 위한 물건은 아니니 흠잡을 부분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큰 욕심을 내지 않고 풀 HD 해상도로 충분한 게이머에게는 최고의 가성비 그래픽카드가 될 겁니다.
거기에서 좀 더 투자를 하겠다면 라데온 RX 6750 XT가 나옵니다. 오직 게임만을 위한 그래픽카드에 80, 90만 원씩 투자하는데 심리적인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6750 XT는 60만 원 대에서 살 수 있어 가격적인 부담을 줄이고, 하위 모델보다 더 많은 코어 수와 12GB의 메모리로 고해상도나 까다로운 옵션까지도 넘볼 수 있는 성능을 제공합니다.
큰 맘 먹고 백만 원 이상까지도 쓰겠다면 라데온 RX 7900 XT가 있습니다. AMD의 최신 그래픽 아키텍처인 RDNA3에 20GB의 넉넉한 메모리를 탑재한 제품이지요. 이 정도 급의 그래픽카드에서는 다양한 특수 효과를 적용하거나 고해상도에서의 성능이 중요한데, 경쟁 상대보다 8GB 많은 용량과 훨씬 더 높은 대역폭을 갖춰 앞으로도 성능 우세가 유지될거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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