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7 First Light 게이밍 성능 살펴보기
영국의 소설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이 집필한 첩보물 소설인 007 시리즈는 원작 기준 1953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대형 프랜차이즈입니다. 이언 플레밍이 집필한 원작 소설만 14개, 이언 플레밍 사후 다른 저자가 집필한 소설이 46개, 1962년부터 제작된 영화는 26개, 1982년부터 제작된 게임은 28개에 이를 정도입니다.
원작은 미국-소련 간의 냉전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첩보물이었으나, 64년 간 꾸준히 제작된 영화에서는 냉전 종식 후 범죄 조직이나 테러리스트, 사이코 패스급 재벌 등이 주요 빌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장기간 프랜차이즈가 이어져 온 만큼 시대 상황이 반영된다는 특징이 있지만, 영화의 주연 배우는 영연방(Commonwealth of Nations) 출신을 고집한다는 점, 세계 곳곳을 배경으로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등장함에도 특유의 영국색이 짙게 느껴진다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러한 유명 시리즈에서 73년 간 빠짐없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제임스 본드(James Bond)는 시리즈의 대표 캐릭터를 넘어 007 시리즈의 상징성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세계적으로도 007 시리즈가 아니라 제임스 본드 시리즈라 부르는 경우가 더 많을 정도라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만합니다. 하지만 현재 007 시리즈를 크게 견인하고 있는 것은 영화 방면인데, 2021년 대니얼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 역에서 하차하게 되는 No Time to Die 이후 약 5년 간 새로운 영화나 본드 배우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없는 공백기 상태였습니다.
그러한 와중에 2026년 5월, 잠입 액션 게임 시리즈인 HITMAN의 개발사 IO Interactive에서 007 시리즈의 게임 '007 First Light'를 출시했습니다. 전체 게임 기준으로는 11년, PC 및 콘솔 게임 기준으로는 14년 만에 출시되는 007 시리즈 게임인데요. 기발하고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잠입하고 타깃을 암살하는 게임이었던 HITMAN 시리즈와 첩보물인 007 시리즈가 잘 맞아떨어지기도 하기에 충분히 납득이 가는 선택입니다.
또한 영화 기반의 배우를 그대로 캐스팅했던 과거 대부분의 007 시리즈 게임들과는 다르게, 완전히 새로운 영화배우를 캐스팅하고 제임스 본드가 요원(Agent)이 되기 전 시점(무려 26살...)부터 묘사함으로써 기존 팬층은 물론 신규 팬층의 유입도 신경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게임이 성공한다면 이를 기반으로 신규 영화 시리즈를 제작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이러한 오리지널리티를 바탕으로, 시대 배경도 2020년대로 설정되어 있는데, 기존 007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스마트폰이 주요 도구로 등장하기도 하고, 초반부터 AI 관련 내용이나 양자 컴퓨터가 언급되는 등 현재 시대 상황을 잘 반영하였습니다.
그럼에도 007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는 잊지 않았는데요. 그동안 영화에서 표현되지 않았던 원작 제임스 본드의 오른쪽 뺨 흉터를 충실히 묘사하였으며, 사실상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건배럴 시퀀스, LICENCE TO KILL(살인 면허, 게임 내 표기는 살상 허가) 문구, Omega SA사의 Q워치 등 007 시리즈의 팬이라면 반가워할 요소가 잔뜩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 개발사에 따른 HITMAN 시리즈의 이스터 에그 역시 여럿 등장하기도 합니다.


게임 자체로 볼 때는,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충분히 긍정적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HITMAN 시리즈의 개발사 IO Interactive에서 만든 게임이라 전반적으로 HITMAN, 정확히는 HITMAN World of Assassination과 시스템 및 플레이 방식이 유사한 편입니다. IP가 다른 만큼 조사 및 잠입 과정이 다소 캐주얼해진 대신 툼레이더 시리즈나 언차티드 시리즈와 같은 지형지물 액션, 맨손 격투 및 총기 액션, 약간의 레이싱 구간으로 차별화를 두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게임 플레이의 깊이는 개발사의 이전 작에 비해 얕긴 하지만, 노련하지 못했던 신참 요원 시절의 제임스 본드를 묘사하기 위함이라고 한다면 나름 납득이 갑니다.
또한 선형적인 스토리 라인이 있고 영화적 연출의 액션 시퀀스가 다수 포함되어 있어, 실제 게임을 플레이해 보면 HITMAN을 플레이했다는 느낌보다는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 더 큽니다. 일반적인 게임의 경우 잠입을 잘 못해서 적에게 발각되면 강제적으로 전투를 하게 되지만, '007 First Light'는 횟수 제한 및 효력 쿨타임이 있는 블러핑을 통해 상황을 되돌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007 시리즈 팬이 아니더라도, 난이도가 높지 않고 실패의 리스크가 적은 잠입 액션 게임을 원하는 게이머가 즐기기에 딱 적당한 게임이라 할 수 있지요.


그래픽 관련으로는 IO Interactive가 HITMAN 시리즈를 개발할 때 사용한 글래시어 엔진(Glacier engine)이 사용되었습니다. 현재 기준으로는 다소 구세대 엔진이기 때문에 최적화 면에서 걱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NVIDIA DLSS 4.5 및 프레임 생성, AMD FSR 3.1을 지원하기 때문에 글래시어 엔진의 부족한 부분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NVIDIA RTX 50 시리즈 그래픽 카드라면 프레임 생성을 최대 6배까지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데요. 이어지는 내용을 통해서 '007 First Light'의 VGA 별 게이밍 성능을 한 번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테스트 결과가 모든 사용자 환경을 대변하진 않습니다.
AMD Ryzen 7 9850X3D

GIGABYTE X870E AORUS MASTER X3D ICE
G.SKILL DDR5-6000 CL28 TRIDENT Z5 NEO RGB J 화이트 패키지 (32GB(16Gx2))
Seagate 파이어쿠다 530 M.2 NVMe (4TB)
FSP MEGA TI 1650W TITANIUM 풀모듈러 ATX 3.1
Phanteks GLACIER ONE 360 T30 V2















007 First Light 게이밍 성능 살펴보기

▲ RED: 평균 60 FPS 기준 / GREEN: 1% Low 60 FPS 기준 / BLUE: 평균 144 FPS 기준
FHD - 구세대 엔진의 한계? 아쉬운 FHD 최적화
'007 First Light'는 HITMAN 시리즈 개발에 사용된 글래시어 엔진(Glacier engine)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물론 개발사의 전작에 비해서는 그래픽 수준이 진일보하여 전반적인 그래픽 수준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Unreal Engine 5와 같은 현세대 엔진에 비해서는 디테일이 부족하고 출시 직후 레이 트레이싱 및 패스 트레이싱 미지원으로 추후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임에도 FHD 해상도에서의 그래픽 성능 결과는 다소 아쉬운 편입니다. 평균 60 FPS 기준으로만 보자면 RTX 5050이나 RX 7600도 포함되지만, 1% Low 60 FPS로 원활한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RTX 3070 Ti 및 RTX 4060 Ti, RX 9060 이상의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겠는데요. 고주사율 모니터 활용까지 고려하면 평균 144 FPS 기준으로 생각해도 RTX 4080 SUPER 및 RTX 5070 Ti, RX 7900 XT 정도의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여 허들이 더욱 높아집니다.
부하가 높은 입체 안개 및 입체 효과는 '낮음', 그림자 및 전역 조명, 반사는 '중간'으로 설정했음에도 나타난 결과이기에 더 아쉬울 수밖에 없는데요. 이것이 QHD 해상도의 결과였다면 나름 납득할 수 있었겠지만, 현재 주류인 QHD 해상도보다 낮은 FHD 해상도에서 나타난 결과라는 점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따라서 FHD 해상도에서는 효율이 비교적 낮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NVIDIA DLSS나 AMD FSR과 같은 업스케일링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겠습니다.

▲ RED: 평균 60 FPS 기준 / GREEN: 1% Low 60 FPS 기준 / BLUE: 평균 144 FPS 기준
QHD - 최소 RTX 3070 Ti 및 5060 Ti, RX 9060 XT 이상 권장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류인 QHD 해상도에서는 평균 60 FPS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최소 RTX 3070 Ti 및 5060 Ti, RX 9060 XT 이상의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며, 1% Low 60 FPS로 원활한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RTX 3080 및 4070, RX 7700 XT 이상이 필요하겠습니다.
추격전 및 레이싱 등의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페이스가 빠른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평균 60 FPS 이상만 확보하더라도 큰 무리는 없겠으나, 한 편의 영화와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007 First Light의 특성상, 게이머의 몰입이 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1% Low 60 FPS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또한 고주사율 모니터 사용을 위해 평균 144 FPS 이상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것은 하이엔드급인 RTX 4090 및 5090 뿐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 RED: 평균 60 FPS 기준 / GREEN: 1% Low 60 FPS 기준
UHD - RTX 4080 SUPER 및 5070 Ti, RX 9070 XT 이상 필요
UHD 해상도에서도 여전히 기준치는 높지만, UHD 미만의 해상도와는 달리 최근 출시된 타 게임과 격차가 크지 않은 편입니다. 평균 60 FPS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 RTX 4080 SUPER 및 5070 Ti, RX 9070 XT 이상의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며, 1% Low 60 FPS 기준으로는 RTX 4090 및 5090 외에 대체재가 없습니다. 고주사율 모니터 대응은 둘째 치더라도, UHD 해상도에서는 사실상 NVIDIA DLSS나 AMD FSR과 같은 업스케일링 기술 사용이 필수라 할 수 있겠습니다.



NVIDIA DLSS 4.5 및 Frame Generation 성능
'007 First Light'는 출시 직후부터 DLSS 4.5 및 프레임 생성, 다이내믹 멀티 프레임 생성(DMFG)을 지원하며 레이 트레이싱, 패스 트레이싱은 추후 업데이트로 지원될 예정입니다. RTX 50 시리즈 그래픽 카드라면 프레임 생성 6배까지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앞선 네이티브 해상도에서의 아쉬웠던 성능을 보완할 수 있는데요.
DLSS '균형'을 적용한 QHD 해상도 환경에서는 RTX 3090, 4070, 5070 이상의 그래픽 카드가 1% Low 60 FPS 이상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RTX 3070 Ti, 4060 Ti, 5060 이상에서는 평균 60 FPS 이상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평균 144 FPS 이상이 타깃이라면 RTX 4090, 5080, 5090 정도만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은 버겁습니다.
하지만 RTX 40 시리즈부터 적용할 수 있는 프레임 생성 기능을 활용하면 좀 더 숨통이 트이는데요. 프레임 생성 2배를 적용하면 RTX 5050을 제외한 모든 RTX 40, 50 시리즈 그래픽 카드가 1% Low 60 FPS 이상을 확보할 수 있으며, RTX 4070 Ti 및 5070부터 평균 144 FPS 이상의 성능을 보여줍니다. RTX 50 시리즈만 적용 가능한 프레임 생성 3배부터는 RTX 5050도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해지며, 6배까지 적용할 경우 RTX 5070부터, 아슬아슬하게는 5060 Ti까지 1% Low 144 FPS의 범위에 들 수 있습니다. 네이티브 해상도 기준으로 '007 First Light'의 최적화가 아쉬운 것은 분명하지만, NVIDIA DLSS 4.5를 통해 충분히 보완 가능하다는 점은 인상적입니다.

AMD FSR 3.1 성능
AMD FSR의 경우 게임 엔진 내에 FSR 3.1, 정확히는 3.1.5가 내장된 형태로 제공됩니다. 따라서 개발사가 업데이트를 해주지 않는 이상, 업스케일링 기능 외에 프레임 생성과 같은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Intel XeSS가 지원되고 있지 않은 Intel Arc 그래픽 카드보다 상황은 좀 더 낫지만, '007 First Light'의 최적화 수준이 좋지 않은 현재 상태에서 프레임 생성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어쨌든 AMD FSR '균형'을 적용하면, RX 6600 XT를 포함한 비교군 내 모든 그래픽 카드가 평균 60 FPS 이상을 확보할 수 있으며, 세대별로 6800 XT, 7700 XT, 9060 XT부터 1% Low 60 FPS 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평균 144 FPS 이상으로는 RX 7900 GRE, RX 9070부터 가능하기 때문에 고주사율 모니터 활용의 허들이 다소 높습니다.

007 시리즈의 공백기를 메워줄 준수한 게임, 007 First Light
'007 First Light'는 트리플 A급에 속하는 최신 게임임에도, 아쉬운 그래픽 품질과 최적화 수준을 보여주었습니다. 개발사의 전작인 HITMAN 시리즈보다는 나아졌다지만 오픈 월드 방식의 게임도 아니고 그래픽 디테일도 다소 떨어지는 상태에서, 고부하 옵션들을 낮추고도 최근 출시했던 트리플 A급 게임들에 비해 낮은 프레임을 보인 점은 007 시리즈의 팬이든 HITMAN 시리즈의 팬이든 옹호해 주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PC 및 콘솔 게임 기준으로 무려 14년 만에 출시되는 007 시리즈 게임인 점, 명작이라 할 만한 게임이 몇 없는 007 시리즈 게임 28개 중에서는 정말 손에 꼽을 만한 수작인 점, 신규 게이머 유입이 원활할 정도의 적절한 게임성을 갖추었다는 점, 007 시리즈 특유의 영화적 연출과 팬 서비스가 가득하다는 점, 스토리 자체는 다소 진부할 수 있어도 이전 영화들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던 제임스 본드의 신참 시절을 볼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007 First Light'는 그냥 지나치기에 아까운 게임인 것은 분명합니다.
또한 출시 직후부터 지원된 NVIDIA DLSS 4.5 및 프레임 생성 기능은 최적화에 대한 아쉬움을 충분히 달래줄 수 있습니다. 온전한 활용을 위해서는 RTX 50 시리즈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고 적어도 RTX 40 시리즈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추천되지만, 업스케일링 기능과 프레임 생성을 활용하면 네이티브 해상도에서 부족했던 성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고 고주사율 모니터 대응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습니다. 또한 추후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는 레이 트레이싱 및 패스 트레이싱까지 고려한다면 NVIDIA DLSS 4.5 사용은 사실상 필수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NVIDIA 그래픽 카드를 사용 중인 게이머라면 최적화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007 First Light' 자체의 재미에 더 집중할 수 있겠는데요. 007 시리즈의 공백기를 충실하게 메워주는 '007 First Light'를 지금 한 번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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