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 당시에 1999달러, 국내 판매 가격으로 따져도 400만 원 쯤 했었던 지포스 RTX 5090은 이제 1000만 원을 넘겨서 1400만 원을 주고서라도 살 수나 있으면 다행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고요. 지포스 RTX 5080은 아예 단종하고 24GB 버전을 출시하지만, 그마저도 얼마가 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시장을 봐도 미동도 안합니다. 오히려 웃음이 나온달까요? 감정없는 싸이코라 그런 것도 아니고 그 정도는 껌이라 생각할 정도로 돈이 많아서 그런 것 역시 아닙니다. 오히려 정 반대입니다. 400만 원에 팔건 1400만 원에 팔건, 도저히 살 수가 없는 가격이라는 건 변함이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컴퓨터에 투자하는 돈은 최소한으로 줄인 가성비 시스템을 추구하는 빈곤한 게이머에게 하이엔드나 플래그쉽 그래픽카드는 비현실적인 이야기일 뿐이고요. 가용 예산을 떠나서, 비싼 그래픽카드를 사봤자 게임 그래픽이나 프레임을 올라가는 게 전부인데, 거기에 몇 백만 원을 투자하는 행동 자체가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요새 고성능 그래픽카드는 AI 분야에서 활용도 빼놓을 수 없지만, 그 정도로 각잡고 자신만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우도 아주 많지는 않고요. 그래서 보급형 그래픽카드는 뉴스의 주인공 자리를 꿰차진 못해도, 그런 카드를 꾸준히 찾는 고객층은 언제나 굳건히 존재해 왔습니다.

요새 최저가 가지고 장난치는 업체가 많아서 어떤 그래픽카드가 가장 저렴한지 찾기가 상당히 불편한데, NVIDIA 쪽에서 그래픽카드의 바닥을 깔아주는 건 언제나 50 시리즈였습니다. 아직도 국내에 판매 중인 모델로 따지자면 지포스 RTX 3050이 거기에 해당되겠는데요. 3050도 다 같은 3050이 아닙니다. 8GB는 2022년에 나왔으니 꽤나 오래된 모델인데 비해 6GB는 2024년에 나왔으니 상대적으로 새 제품이군요. 두 모델은 VRAM의 용량 뿐만 아니라 거기에 연동된 메모리 버스만 다른 것이 아닙니다. 8GB 모델의 쿠다 코어가 2560개, 6GB 모델은 2304개니까 그냥 완전히 다른 모델이 이름만 같이 쓴다고 봐야겠군요.
아무리 그래픽카드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다고는 하지만 지금 시대가 2026년인데 최신 버전의 DLSS도 지원하지 않는 그래픽카드는 좀 그렇다고 거부감을 보일 분들이 분명 있으실 겁니다. 그럼 최신 세대인 지포스 RTX 5050이 있습니다. 상위 모델인 지포스 RTX 5060이 발표 당시에는 스펙이나 가격이 제법 괜찮게 뽑힌데 비해, 50으로 끝나는 지포스는 전통적으로 DLSS 발사대 취급을 받고 있긴 하지만 어쨌건 최신 버전의 DLSS를 지원하고, 지포스 RTX 50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쌉니다.

그럼 지포스 말고 라데온은 어떨까요. 국내에서 판매하는 모델 중 가장 저렴한 건 라데온 RX 7600입니다. 그래픽카드의 족보를 줄줄 꿰고 계실 분들이라면 어허 라데온 RX 7400이 있거늘 그게 무슨 망발이냐며 반박하시겠지만, 라데온 RX 7400은 완제품에 들어가는 모델이라 우리가 구해서 쓰는 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라데온 RX 580 같은 조상님을 모셔오는 게 아닌 이상, 현실적으로 구입 가능한 가장 저렴한 라데온 그래픽카드는 라데온 RX 7600입니다. 지포스 RTX 3050 6GB보다는 대략 5만 원 정도 비싸긴 한데, 그래도 같은 용량의 메모리가 탑재된 지포스 RTX 3050 8GB보다는 많이 싸니까 가성비는 괜찮습니다.
그래봤자 라데온 RX 7600은 구형이고, 앞날을 생각해서 라데온 RX 9000 시리즈는 골라야 한다고 주장하실 분들이 분명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여기에서 등장하는 그래픽카드는 라데온 RX 9060입니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라데온 RX 9050은 왜 빼놓냐는 지적이 나오겠지만, 이번에도 똑같이 대답을 해야겠네요. 그건 우리가 맘대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고요. 다나와에 등록된 그래픽카드 중에서 가장 싼 라데온 RX 9000 시리즈는 라데온 RX 9060입니다. 이것도 지포스 RTX 5050과 비교하면 2만 원 정도 비싼, 실질적으로 같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에 비교 상대로 삼기에 충분한 그래픽카드가 되겠습니다.

정리하면 현재 구입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데스크탑 그래픽카드는 지포스가 RTX 3050, 라데온이 RX 7600이고요. 최신 아키텍처라는 조건을 붙인다면 지포스는 RTX 5050, 라데온은 RX 9060가 됩니다. 마침 3050과 7600, 5050과 9060은 가격 차이도 크지 않은 편이라, 가격과 성능 사이의 관계를 복잡하게 따지고 들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성능이 잘 나오면 그게 바로 좋은 그래픽카드라고 결론내려도 됩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데스크탑 그래픽카드 중에서, 가장 게임 성능이 뛰어난 건 무엇일까요? 램 용량은 8GB로 통일하고, 3050/5050/7600/9060을 테스트해 봤습니다.

공통 테스트 조건입니다.
AMD 라이젠 7 9800X3D https://gigglehd.com/gg/16668422
MSI MAG X870E 토마호크 맥스 WIFI https://gigglehd.com/gg/18609169
DDR5-6000 32GB 듀얼채널
MSI MEG 코어리퀴드 S360 https://gigglehd.com/gg/11407122
운영체제: PCIe 4.0 x4 M.2 SSD, 게임 저장: SATA 6Gbps SSD
윈도우 11 25H2

지포스 RTX 3050 8GB

지포스 RTX 5050 8GB

라데온 RX 7600 8GB

라데온 RX 9060 8GB

3D 게임은 모두 1920x1080 해상도에 가장 높은 옵션을 사용했습니다(기어스 오브 워: E 데이는 울트라 옵션 적용). 8GB 비디오 메모리가 탑재된 그래픽카드에서 풀HD 이상으로 해상도를 올릴 것 같진 않고요. 그래픽카드의 순수한 체급을 보는 것이 목적이니 DLSS/FSR이나 프레임 생성 등의 옵션은 일절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평균 프레임 외에도 벤치마크 툴에서 최소/1% Low 값을 표시해 준다면 그걸 같이 표시하고, 직접 측정 구간을 정했다면 1% Low 값을 표기했습니다.

3D마크 스피드웨이

3D마크 스틸 노매드

3D마크 포트 로얄

3D마크 타임스파이 익스트림

3D마크 타임스파이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익스트림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검은 신화: 오공

귀무자

마블 라이벌즈

붉은 사막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즈

호그와트 레거시

배틀필드 6

사이버펑크 2077: 팬텀 리버티

둠: 다크 에이지

F1 24

포르자 호라이즌 6

기어스 오브 워: E데이

워해머 40K: 스페이스 마린 2

디아블로 4

지포스 RTX 3050은 왜 지포스의 바닥을 깔아주는 50 라인에 대한 평가가 박한지 그 이유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급형 그래픽카드니까 성능이 낮은 건 당연하지만, 그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낮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냥 성능이 낮은 것도 아니고요. 여기서 테스트에 쓴 것이 지포스 RTX 3050의 8GB 모델이라는 점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지포스 RTX 시리즈의 실질적인 최저가 모델인 지포스 RTX 3050 6GB는 단순히 메모리 용량과 메모리 버스만 까인 게 아니라 쿠다 코어 숫자까지 줄어들었기에 성능이 더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가성비가 좋다는 말은 하기가 참 어려운 그래픽카드입니다.
라데온 RX 7600부터는 게임 성능이 급격하게 오르는 걸 체감하게 됩니다. 벤치마크를 보면 지포스 RTX 3050 8GB와 비교하는 게 미안할 정도로 높습니다. 이게 라데온 RX 7600이 잘 뽑혀서 그런 게 아니라, 비교 상대로 잡은 지포스 RTX 3050의 성능이 별로라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하실 분도 계실텐데 그건 아닙니다. 일부 게임에서는 지포스 RTX 5050하고도 비교할 수 있을만한 성능을 보여주기도 하거든요. 라데온 RX 7600이 국내 시장에서 지포스 RTX 3050 6GB와 비교해야 할 가격에 판매 중인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보급형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이보다 가성비가 더 좋은 제품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봤자 두 모델 모두 구형이고, 이제 최신 버전의 업스케일링 기술은 이제 도저히 타협할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여기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비록 여기에서는 그래픽카드의 순수 성능을 테스트하는데 초점을 맞춰서 업스케일링 기술을 켜지는 않았지만, 최신 버전의 업스케일링 기술을 완벽 지원하는 최신 아키텍처가 중요하다는 점은 공감합니다. 그렇다면 데스크탑 그래픽카드 최저가는 아니지만, 최신 기술을 지원하고 더 높은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돈을 더 투자할 수도 있겠지요. 이 조건에 맞는 그래픽카드가 지포스 RTX 5050과 라데온 RX 9060인데요. 세대가 바뀌었어도 라데온의 우위는 그대로입니다.
지포스 RTX 5050은 3050과는 정말 체급이 다른 결과를 보여줍니다. 극소수의 항목에서는 라데온 RX 9060보다 조금 앞서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그래봤자 전체적인 테스트에서는 라데온 RX 9060만 못하고요. 50 라인은 그저 DLSS 발사대일 뿐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떨쳐내는 건 힘들어 보입니다. 라데온 RX 9060은 지포스 RTX 5050과 거의 비슷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그 가격을 넘어서는 높은 성능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최저가 그래픽카드가 아니라, 말 그대로 가성비가 뛰어난 그래픽카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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