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커피)'로 대표되는 역시즌 트렌드 영향력이 최근 유통가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계절보다는 자신의 취향과 가치를 우선하는 소비 경향이 뚜렷해지면서다. 발빠른 뷰티·식품·패션 업계는 계절의 경계를 허무는 시즌리스(Seasonless) 트렌드를 주도하며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유기농 바디케어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는 '얼죽페(얼어 죽어도 페퍼민트)'를 위한 역시즌 이벤트를 마련했다(링크). 페퍼민트 오일의 짜릿한 쿨링감이 특징인 '페퍼민트 퓨어 캐스틸 솝'은 닥터 브로너스의 여름 대표 베스트셀러지만 몸에 열이 많거나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 특유의 상쾌함으로 SNS상 입소문을 타며 최근 겨울 시즌에도 꾸준한 수요를 이끌고 있는 제품이다. 1월 31일까지 닥터 브로너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얼죽페'를 위한 회원 전용 최대 44% 특가 및 추가 구매 할인을 만나볼 수 있다.

식음료 업계의 시즌리스 트렌드도 눈에 띈다. 최근 스타벅스 코리아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겨울 시즌인 11월부터 2월 사이 아이스 음료 판매 비중이 6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MZ세대 인기 메뉴인 티 베이스 음료 '아이스 유자 민트 티'와 '아이스 자몽 허니 블랙 티'의 11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는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겨울철 차가운 커피와 티를 즐기는 경향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달 초 'ICE ONLY'로 선보인 뉴이어 음료 '골든 미모사 그린 티' 역시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여름이 성수기인 비빔면 업계 역시 겨울 입맛 공략에 한창이다. 농심은 '배홍동비빔면 윈터 에디션'을 선보였다. 눈 내리는 배홍동을 콘셉트로 하얀 콩가루 토핑을 올려 고소함을 더한 제품이다. 1월 31일까지 필수 해시태그와 함께 구입 인증샷을 SNS에 업로드하면 100명을 추첨해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매년 윈터 에디션 완판을 기록 중인 팔도 역시 최근 삼진어묵과 협업해 '팔도비빔면 윈터 에디션'을 출시했다. 삼진어묵 분말 스프가 들어 있으며 올해는 얼큰한 매운맛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엔데믹으로 여행 수요가 급증한 최근 패션 업계에 부는 시즌리스 바람도 거세다. 지난 11월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평일 18시 이전 주문 시 당일 배송이 가능한 '샥출발' 서비스 거래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시즌리스 트렌드가 이 같은 수요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해외 여행을 앞둔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배송 제약 없이 빠르게 받아볼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패션 플랫폼 W컨셉은 지난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 스윔웨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고 원피스와 반팔 티셔츠 판매가 각각 30% 넘게 증가하는 등 겨울 시즌 여름 상품들의 매출이 크게 신장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시즌리스 패션 수요에 맞춰 W컨셉은 12월 윈터 바캉스 기획전을 실시한 데 이어 이달 초 패션 얼리버드들을 위한 봄여름 아이템 큐레이션을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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