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보택시에 대한 기대는 시각에 따라 달랐다. 2024년 10월 10일 사이버캡 발표 당시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더 강조했다. 로보택시의 실체에 대해서는 모델3나 모델 Y일 것이라고 지나가듯이 말했고 페달과 스티어링 등이 없는 사이버캡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소위 말하는 무감독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등장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트럼프와의 관계까지 더해 주가가 폭등했다. 물론 트럼프와 틀어지면서 다시 곤두박질쳤다. 이런 현상은 한두 번이 아니다. 이슈에 상승하고 실적에 하락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이번에는 장중 10%, 종가기준 11% 상승하는 예외를 보였다. 테슬라의 로보택시는 기자의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획기적이라고 할만한 것은 없다. 시작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출시 전후의 상황과 현지의 반응을 정리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테슬라의 로보택시 서비스가 2025년 6월 22일, 테슬라의 본사가 있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제한적인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지오펜싱, 즉 특정 구역 내 운행에서만 운행할 수 있고, 시간제한, 악천후 미 작동 등의 제약이 있다. 동승석에 안전 모니터가 동반 탑승하고 백업 통신 사업자가 지원한다. 운전석에는 운전자가 없지만, 진정한 무인 택시라는 정의에는 미치지 못한다. 차량은 테슬라 모델Y를 베이스로 한 것이다.

작년 10월 10일, 사이버캡을 발표할 때 일론 머스크는 2025년에는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감독이 필요 없는 FSD에 의한 완전 자율주행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때 이미 모델 3와 모델 Y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사이버캡이 아니라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사이버캡이 새로운 기술을 사용할지, FSD에 의존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일론 머스크는 모든 이목을 사이버캡에 집중시켰다. 그는 비용 절감을 위해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인 FSD를 AI와 카메라에만 의존해 실행하며, 경쟁사들이 사용하는 라이다와 같은 고가의 하드웨어는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뉴럴넷을 통해 엔드 투 엔드 방식으로 구동된다는 점들을 강조하며 금방이라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 같다고 강조했었다.

일론 머스크는 2019년 로보택시가 2020년부터 서비스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험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래서 사이버캡을 발표했을 때도 이슈로 주가를 끌어 올리고 실적 발표로 주가가 떨어지는 테슬라의 패턴이 다시 반복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었다. 테슬라는 FSD를 옵션으로 유료화했다. 1만 2,000달러로 시작해 2022년 1만 5,000달러까지 인상했던 적이 있었다. 2024년 4월부터는 일시불로는 8,000달러에, 구독 서비스로는 월 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한 차례 출시를 연기해 등장한 모델 Y를 베이스로 한 테슬라의 로보택시가 웨이모처럼 특정 지역에서 감독 되는(supervised) 형태로 운영될 것인지, 아니면 완전 무감독(unsupervised) 방식으로 도입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도 많았다. 사이버캡 발표 당시만 해도 완전 무감독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테슬람들은 열광했다.

그러나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허가를 신청했으며, 실제 운행이 가까워지자, 상황이 생각과는 달랐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서비스가 무감독 로보택시가 아닌 인간 운전자를 고용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지난해 10월 10일 사이버캡 발표 당시 2025년 2분기 내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 무감독 자율주행 택시를 출시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배치되는 행보다. 그러면서 2026년에는 100만 대가 넘을 것이라고 또 다른 이슈를 던졌다.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에는 관련 내용이 넘쳐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2016년부터 반복해 온 ‘1년 뒤’ 출시 약속을 예로 들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벌써 10년째 약속 불이행을 한 것에 대해서는 수없이 지적했기 때문에 다시 언급하기가 그렇다. 이 정도면 기대를 접지는 않더라도 비판할 법도 하다. 물론 등을 돌린 사람도 많다. 그래도 테슬람들은 일론 머스크가 무슨 발언을 하든, 그 발언에 대한 약속을 어기든 모두 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무엇 때문인지는 안다. 기술 발전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주식을 통해 수익을 올리기 위한 이들이 훨씬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테슬라는 2024년 말 캘리포니아 공공 유틸리티 위원회(CPUC)에 차량 호출 서비스 운영을 위한 ‘운송 용선 당사자 운송업체(TCP, Transportation Charter Party Carrier)’ 허가를 신청했다. 이 허가의 특징은 테슬라가 차량을 직접 소유하고 운영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당시 테슬라는 무인 차량 운행을 위한 별도의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아직은 운전자가 있는 상태에서의 테스트 허가만 있다.

캘리포니아 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테슬라는 운전면허 정보 및 약물 검사 조율 등을 논의했으며, 적어도 초기에는 인간 운전자를 활용할 계획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웨이모가 자율주행 차량을 도입하기 전에 거친 절차와 유사하다.

테슬라는 안전 운전자가 탑승한 자율주행 차량의 테스트 허가는 받은 상태였지만, 캘리포니아 자동차국(DMV)의 무인 테스트 및 운행 허가는 신청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차량 호출 서비스 도입은 테슬라가 자율주행 서비스 이전에 운송 플랫폼을 먼저 구축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차량 호출 시스템 자체는 우버와 같은 기존 업체들이 이미 상용화한 기술이기 때문에 큰 장애물은 아니다. 문제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의 실현 여부다.

일론 머스크는 늘 기술적 진전을 부각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테슬라는 카메라 기반 센서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엔드 투 엔드 방식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며 실제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여전히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2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 출시한 모델Y 로보택시는 서비스용으로, 레벨4로 분류한다.

사이버캡 발표 당시 일론 머스크는 새로운 마스터 플랜을 발표하며 로봇과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전략을 제시했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테슬라는 당초 자율주행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루겠다고 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마케팅 이벤트로 해석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 과정에서 차명을 사이버캡으로 할 것인지 로보택시로 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이었다. 로보택시는 보통명사화 됐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번에 등장한 차는 모델Y의 로보택시 버전이다.



테슬라는 이번 서비스에 대해 인플루언서 등 소수의 얼리 액세스 사용자를 초청했다. 일론 머스크는 엑스를 통해 이용료가 4.2달러라고 밝혔다. 웨이모의 이용 가격은 평균 11달러 정도로 나와 있다. 엑스 등 소셜 미디어에는 현재까지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로보택시 앱은 현재 초대받은 사람만 이용할 수 있으며, 처음에 약 20명의 테슬라 팬에게 초대장이 발송됐다. 이들은 사전 브리핑에서 시스템 규칙을 검토했으며, 동반 1인까지 탑승이 허용되지만, 탑승당 최대 2명의 승객만 허용된다.

로보택시를 호출하려면 일반 테슬라 앱이 아닌 별도의 앱을 다운로드해야 하며, 서비스 지역 내에서만 차량 호출이 가능하다. 서비스 지역을 벗어나는 목적지를 선택할 경우, 앱은 서비스 지역 경계 근처에 하차 지점을 안내하고 실제 목적지까지 걸어가야 할 거리를 알려준다. 현재 서비스 지역은 약 8마일(약 12.8km) 너비, 4마일(약 6.4km) 높이로 약 30평방마일(약 77.7㎢) 규모로 추정되며, 이는 웨이모가 오스틴에서 커버하는 지역보다 작고, 주요 도심 지역은 포함하지 않는다.

첫 날 6시부터로 예고됐었으나 비로 인해 낮시간으로 바뀌었다. 첫 로보택시 경험을 담은 영상은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 미디어 엑스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대부분 테슬라 팬들이 올린 영상에는 차량이 도착하면 운전석에는 아무도 없고 동승석에 안전 요원이 탑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용자는 동승석에 안전 요원이 있다는 것보다 운전석에 운전자가 없다는 점을 더 강조한다. 테슬라가 제공한 한 장의 제어 센터가 보여 주는 모습은 처음부터 원격제어를 가정하고 시작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지켜 보는 입장에서는 내가 좋은 쪽으로 해석한다고 느껴지는 대목이다.

모델Y 로보택시는 외부 조명이 깜빡이며 존재를 알린다. 웨이모와 달리 테슬라는 차량 외부에 고유한 표지가 없지만, 현재 운행 차량 수가 적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붕에 라이다가 없어서 더 깔끔하다.. 내부 스크린은 익숙한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후면 스크린에는 지원 버튼 등 로보택시에 중점을 둔 일부 인터페이스 차이가 있다.

동승석의 안전 운전자는 차량 정지 또는 멈춤을 지시하는 버튼에 접근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이나 페달 등 운전자 제어 장치에는 접근할 수 없다. 탑승객은 차량 운행 중에는 넷플릭스 등 전면 스크린 조작이 불가능했다는 후기가 나온다.

또 다른 테슬라 팬들이 공유한 영상에서는 로보택시의 주행이 매끄럽고 일부 기존 FSD 빌드보다 부드러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어려운 비보호 회전이나 주차 상황에서 인간 운전자와의 능숙한 상호작용을 보여주며 상당히 발전된 행동을 구현했다는 평가도 있다. 초대된 사용자들은 대부분 테슬라 팬 및 투자자들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더불어 FSD보다는 커넥티비티 기능의 발전을 더 강조하는 영상도 있다.

그러나 일부 참가자는 테슬라가 마침내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공공 도로를 달리고 있다는 표현으로 나머지를 묻고 간다. 탑승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웨이모나 바이두도 마찬가지이다. 그 이야기는 지속적인 개선, 진정한 대중에게 시스템을 개방하는 작업, 그리고 이 차량이 실제로 운전자 모니터링 없이 작동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남았다는 것을 말한다. 테슬라가 현재 웨이모보다 몇 년 뒤처져 있지만, 향후 확장이 관건이라는 얘기이다.



바로 며칠 전 2022년까지 테슬라의 인공지능(AI) 책임자였던 앤드레이 카르파티는 자율주행이 완성되었고 완전 자율주행차가 곧 등장할 것이라고 믿지 말라고 경고했다. AI 분야의 저명한 리더인 그의 발언은 테슬라가 로보택시 서비스 출시를 앞둔 시점에서 나온 것이라 더 주목을 끌었다.

그는 지난 주 AI 스타트업 스쿨 행사에서 발표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의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2013년 구글 자율주행 회사(현 웨이모)의 차량을 시승하며 완벽한 자율주행에 깊은 인상을 받아 자율주행이 임박했다고 생각했지만, 12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자율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연구하고 있지만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웨이모가 유료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것이 자율주행이 해결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웨이모 차량들이 운전자 없이 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운전에는 여전히 많은 원격 조작과 많은 사람의 개입이 있다고 지적했다. 웨이모는 일부 원격 조작을 사용하는 것을 확인했지만, 그 수준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으며, 차량이 멈췄을 때 최소한 원격으로 명령을 전달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카르파티는 소프트웨어가 까다롭다고 언급하며, 차량 운전과 같이 인간을 위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AI를 의미하는 AI 에이전트가 완성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테슬라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의 발언은 테슬라의 로보택시 출시에 맞춰 이루어져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테슬라의 로보택시 출시에서는 웨이모와 같은 원격 조작뿐만 아니라 동승석에 테슬라 직원이 킬 스위치를 누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카르파티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24년 10월 10일 사이버캡을 공개했을 때부터 그 실현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던 것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일반인들은 일반 승용차의 레벨2와 한정된 지역과 시간 등 제한이 있는 서비스용 자동차의 레벨4를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일반 승용차의 ADAS는 레벨 2++까지 와 있다. 레벨3에 도달하려면 빨라도 2035년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인공 지능 등 이 부문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테슬라의 FSD를 채용한 모델들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그냥 믿으면 안된다. 사용설명서에는 전방을 주시하라고 적시되어 있다. 사고시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업의 폭발적인 증가를 예로 들며 금방이라도 로보택시를 구입해 그것을 호출해 사용하는 사람들을 통해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지 오래다. 그러나 지난 겨율 캘리포니아의 폭우와 홍수, 산사태, 강풍 등으로 FSD는 무용지물이었다. 자연의 삼라만상을 인간의 기술로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테슬라는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

로보택시에 대한 기대는 마침내 현실과 충돌할 순간을 맞게 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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