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최근 공개한 5세대 X5 라인업에 수소 연료전지 모델을 포함하며 수소차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나타냈다. 흰색 차체에 파란색 스트라이프를 적용해 차별화한 수소 연료전지 모델 iX5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와 함께 X5의 다섯 가지 파워트레인 중 하나로 자리 잡는다. BMW는 가솔린과 디젤 기반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먼저 시장에 선보인 뒤, 오는 2028년 iX5를 전 세계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인프라 한계 속에서 이어지는 수소차 베팅
전기차 시장이 공공 급속 충전 네트워크 확대와 공급망 성장을 바탕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은 반면 수소 연료전지 기술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수소 충전소는 전 세계적으로 소수 국가에 집중되어 있으며 충전 인프라의 절대적인 숫자는 내연기관 주유소나 전기차 충전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토요타 미라이, 현대 넥쏘, 혼다 CR-V e:FCEV 등 기존 수소차들이 시장에서 유의미한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BMW가 수소 기술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신재생 에너지 저장 수단으로서의 잠재력 때문이다.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이 급증함에 따라 잉여 전력을 저장할 대규모 시스템이 필요해졌고, 수소가 배터리의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부각된다. 대형 배터리가 그리드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지만 장기 저장 측면에서는 수소가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필립 쿤 BMW 그룹 차량 라인 총괄은 수소 경제가 신재생 에너지 발전와 함께 성장할 것이며, 수소 저장 인프라 확충이 향후 수소차 보급의 발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토요타와 협업한 iX5 기술 제원
iX5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은 수소차 분야의 선두 주자인 토요타와 공동 개발했다. 차량 내부에는 총 7kg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탱크 7개가 탑재된다. 탱크에 저장된 수소는 외부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는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모터를 구동할 전력을 생산한다.
iX5는 수소차 최초로 4륜 구동 방식을 채택해 전륜 구동 기반의 넥쏘나 CR-V e:FCEV, 후륜 구동인 미라이와 차별화된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주행거리는 유럽 WLTP 기준 최대 750km로 미국의 EPA 기준으로는 약 400마일에 달할 전망이다. 충전 시간은 5분 미만으로 내연기관 차량과 유사한 수준의 편의성을 갖췄다.
장기 저장의 이점과 낮은 효율성의 숙제
수소차는 전기차 수준의 친환경성을 유지하면서도 짧은 충전 시간이라는 장점을 갖췄지만 대중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현재 미국 내 수소 생산의 95%가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친환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태양광이나 풍력을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 체제로의 전환이 시급한 이유다.
에너지 효율성도 걸림돌이다. 배터리 저장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이 80~90%에 달하는 반면 수소는 전력을 수소로 변환했다가 다시 전력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로 인해 효율이 35~55% 수준에 머문다. 다만 리튬 이온 배터리와 달리 자가 방전율이 극도로 낮아 에너지를 수개월 동안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내구성은 수소만의 확실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BMW는 iX5에 6세대 고전압 배터리 아키텍처와 통합 제어 시스템인 하트 오브 조이를 적용해 전기차와 동일한 수준의 부드러운 코너링과 제동 성능을 구현했다.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이미 10년 이상 수소 지게차를 운용해 온 BMW는 수소 기술의 산업적 활용과 승용차 시장으로의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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