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오브 롤스로이스에 전시된 실버 고스트 섀시 번호 1701. 롤스로이스가 ‘실버 고스트(Silver Ghost)’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했다. (롤스로이스)
[오토헤럴드 정호인 기자] 롤스로이스모터카가 브랜드의 엔지니어링 기술력과 정교함, 신뢰성의 기틀을 세운 역사적 모델 40/50 H.P., 일명 ‘실버 고스트(Silver Ghost)’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했다.
실버 고스트는 1906년 11월 런던 올림피아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모델로, 당시 초기 자동차의 기계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던 창립자 헨리 로이스의 철저한 장인정신 아래 부드러운 6기통 엔진과 탁월한 신뢰성을 갖춰 당대 가장 진보한 자동차로 평가받았다.
‘실버 고스트’라는 명칭은 초대 영업 총괄이사 클로드 존슨이 기술적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은색 도장과 은도금 장식으로 마감한 섀시 번호 60551에 붙인 이름에서 유래했다. 이 차량이 큰 명성을 얻으면서 다른 오너들 또한 자신의 40/50 H.P.를 실버 고스트로 부르기 시작했고, 점차 차종 전체를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굳어졌다.
1906년 11월 런던 올림피아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40/50 H.P.는 그 시대 가장 진보한 자동차 중 하나였다. (롤스로이스)
실버 고스트는 스코틀랜드 신뢰성 시험, 런던-에든버러 주행 시험, 스페인 그랑프리, 오스트리아 알파인 트라이얼 등 혹독한 내구성 시험과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입증했다. 특히 본사 굿우드 ‘홈 오브 롤스로이스’에 보존된 섀시 번호 1701(별칭 슬러거드)은 1911년 변속기를 최고 단수에 고정한 채 런던-에든버러 구간을 완주해 연비와 속도 기록을 경신했으며, 같은 해 롤스로이스 최초로 시속 100마일(약 161km/h)을 돌파했다.
이러한 공학적 성취는 각계 명사들의 두터운 신뢰로 이어졌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경을 비롯해 비행사이자 영화 제작자인 하워드 휴스, 오페라 명창 넬리 멜바 여사, 금융가 알프레드 드 로스차일드 남작 등이 실버 고스트를 소유했다.
부드럽게 작동하는 6기통 엔진과 탁월한 신뢰성은 초기 자동차의 기계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던 헨리 로이스의 기술적 열정을 보여주었다. (롤스로이스)
1911년에는 영연방 인도 정부가 국왕 조지 5세와 메리 왕비의 인도 방문 공식 의전차로 8대의 실버 고스트를 주문하기도 했다. 언론과 오너들의 찬사가 이어지면서 실버 고스트는 볼리의 몬태규 경에 의해 ‘세계 최고의 자동차(The best car in the world)’라는 수식어를 얻었으며, 1911년 조각가 찰스 사이크스가 제작한 ‘환희의 여신상(Spirit of Ecstasy)’을 최초로 장착한 차량 역시 몬태규 경의 실버 고스트였다.
실버 고스트의 내구성은 한 세기가 흐른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013년에는 47대의 실버 고스트가 모여 1913년 알파인 트라이얼 1800마일(약 2900km) 경로를 재현 주행했으며, 2021년에는 섀시 번호 1701이 110년 전과 동일하게 최고 단수 고정 상태로 런던-에든버러 구간을 다시 완주했다.
1906년 런던 올림피아 모터쇼에서 공개된 롤스로이스 4050 H.P. (롤스로이스)
앤드류 볼 롤스로이스모터카 기업 관계 및 헤리티지 총괄은 “실버 고스트는 정교함과 신뢰성, 탁월함을 입증하며 롤스로이스 역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 상징적 모델”이라며 “120년 전 실버 고스트가 확립한 품질과 럭셔리의 기준은 오늘날 영국 굿우드 홈 오브 롤스로이스에서 생산되는 모든 차량의 철학으로 계승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호인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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