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가 2027년 중국 상하이에서 차세대 전기 SUV 생산을 시작한다(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렉서스가 2027년 중국 상하이에서 차세대 전기 SUV 생산을 시작한다. 그동안 일본 등 해외에서 생산한 차량을 중국에 수입해 판매해 온 렉서스가 현지 생산체제로 전환하는 것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개발과 생산을 현지화해 가격 경쟁력과 신차 출시 속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렉서스는 중국 상하이 진산구에 건설 중인 신규 전기차 공장에서 2027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전기 SUV를 생산할 계획이다. 해당 차량은 렉서스가 중국에서 직접 생산하는 첫 번째 모델로 현지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렉서스의 중국 현지 생산은 브랜드의 기존 사업 방식에서 상당한 변화를 의미한다. 렉서스는 2000년대 중반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일본 등 해외 생산 차량을 수입해 판매해 왔다. 그러나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현지 소비자들의 전동화 차량 선호가 확대되면서 기존 수입 중심 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앞서 토요타는 지난해 2월 상하이시와 협약을 체결하고 렉서스 전기차 및 배터리 개발·생산을 위한 독자 법인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같은 해 6월 상하이 진산구에서 신규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토요타는 지난해 2월 상하이시와 협약을 체결하고 렉서스 전기차 및 배터리 개발·생산을 위한 독자 법인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오토헤럴드 DB)
해당 공장에는 약 146억 위안(약 2조 9000억 원)이 투자되며, 초기 연간 생산능력은 약 10만 대 규모로 계획됐다. 토요타는 공장 가동 초기 약 1000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공장은 토요타가 중국 현지 합작사와 별도로 운영하는 독자 생산시설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 토요타의 중국 생산은 중국제일자동차그룹(FAW), 광저우자동차그룹(GAC) 등 현지 업체와의 합작사업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렉서스 신규 공장은 토요타가 직접 소유하고 운영한다.
생산 방식에도 변화가 예고됐는데 토요타는 상하이 렉서스 공장에 자체 개발한 기가캐스팅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기가캐스팅은 여러 개의 차체 부품을 대형 주조 설비를 이용해 하나의 구조물로 제작하는 방식으로 부품 수와 용접 공정을 줄여 생산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테슬라와 일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활용하는 이 기술은 생산공정 단순화와 제조원가 절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요타 역시 차세대 전기차의 생산비용을 낮추고 개발부터 양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지난달 토요타의 나카지마 히로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외신 인터뷰에서 상하이 공장에 적용할 기가캐스팅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요타가 대형 주조 설비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첫 생산거점이 중국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제조 방식의 변화도 예상된다.
토요타는 상하이 렉서스 공장에 자체 개발한 기가캐스팅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오토헤럴드 DB)
한편 렉서스의 신형 전기 SUV 생산은 2027년 가을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생산 규모는 월 약 1000대 수준으로 계획됐으며, 2028년부터 연간 수만 대 규모로 생산량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렉서스가 중국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토요타의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토요타는 올해 1~9월 중국에서 약 105만 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현지 생산은 수입차에 부과되는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렉서스는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수입차 중심으로 판매해 왔지만 현지 생산이 본격화되면 물류비와 관세 등 일부 비용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렉서스의 중국 생산 전환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단순한 판매처에서 전기차 개발과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특히 일본 완성차 업체 가운데 전동화 전환에 신중한 전략을 유지해 온 토요타가 중국에서 차세대 전기 SUV와 새로운 제조 기술을 도입한다는 점에서 향후 렉서스의 글로벌 전기차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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