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 대한 우려를 전한지 제법 시간이 지났다. 발원지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문제를 배경으로 한 것이었다. 방향성은 정해져 있지만 결과는 아직 모른다. 2015년을 전후 해 중국화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세계화로 바뀌었다.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중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또 다른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불과 수년만에 주도권이 서구권에서 중국으로 넘어갔다. 그 시작은 2001년 미국이 중국의 WTO 가입에 찬성하면서부터였다. 거대한 시장을 보고 뛰어든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20년 가까이 중국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창출했다. 그들을 보고 배운 중국 자동차회사들은 어느새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어 있다. 그러면서 중국의 속도로 인한 많은 문제점도 노출됐다. 그래서 지금은 중국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 자동차산업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짚어 본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중국 지리자동차와 BYD의 3분기 실적은 중국 내 가격 전쟁 가열 속 해외 수출이 이익을 견인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내수 가격 경쟁 악화와 해외 수출 부문의 압도적인 이익 기여도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현 시점에서 중국의 대표적인 자동차회사라고 할 수 있는 두 회사의 실적은 사실상 중국 자동차산업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지리 자동차의 3분기 총매출은 990억 위안(약 148억 달러), 모회사 중심 핵심 순이익은 52억 1,000만 위안(약 7억 7,760만 달러)을 기록했다. 총 판매 81만 2,500대 중 해외 수출은 32만 3,700대로 전체 물량의 39.8%를 차지했다.
내수 비중이 높은데도 수출로 인한 순이익은 48억 4,000만 위안(약 7억 2,240만 달러)으로 3분기 전체 핵심 순이익의 약 92.9%에 달한다. 이는 판매량의 60% 이상인 내수 판매가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 남짓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한다. 중국 내 완성차 판매의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되었음을 시사한다. 지리는 신에너지차 수출 1~3분기 누적 48만 4,000대, 전년 대비 531% 증가하며 연간 수출 목표를 기존 64만 대에서 92만 대로 크게 상향 조정했다.
BYD 역시 3분기 매출 2,214억 9,000만 위안(전년 대비 13.6% 증가), 순이익 100억 2,000만 위안(전년 대비 28.1% 증가)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37% 급증한 55만 704대의 신에너지차를 수출해 전체 판매 중 비중이 42%에 달했다. 반면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약 12% 감소한 77만 2,000여 대 수준에 그쳤다.
이에 대해 중국 내의 미디어들은 중국 시장 내 완성차 생존 방정식이 내수 판매를 통한 수익 확보에서 해외 수출을 통한 보완으로 전환됐다고 분석한다. 스타트업 전기차회사들이 연쇄적으로 도산하거나 사업 중단에도 불구하고 완성차 업체 간 내수 출혈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그렇게 풀이한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지지 않는 한 내수 시장에서의 실질적인 이익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지난 9월 광저우자동차 그룹과 제일자동차그룹 등 두 국영 자동차 기업간 FAW 토요타의 50% 지분을 인수가 눈길을 끈다. 이 역시 합작 투자 간의 긴밀한 통합뿐만 아니라 두 주요 국영 그룹 간의 협력 강화라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다. 20세기 말 서구 자동차산업간 인수합병의 열풍과 비슷한 양상이다. 다만 당시에는 독일의 다임러와 미국의 크라이슬러가 합병하는 등 국가간의 이슈였다면 중국에서는 자국 내 업체들끼리의 인수합병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권위적 자본주의 국가인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이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지방 정부와의 협의가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수출을 포함한 중국산 자동차 판매는 지난 9월 전년 대비 8.4% 감소한 295만 6,000 대였다. 중국 내수 판매도 1년 전 247만대에서 올 해 9월에는 190만 3,000대로 줄었다. 수출이 75만 6천 대에서 61% 증가한 105만 3,000대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중국시장과 마찬가지로 가성비를 내 세우고 있어 전체 수익성을 담보하지는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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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부터 9월까지 중국산 차 판매는 2,327만 1,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승용차 판매는 6% 감소한 1,996만 1,000대, 상용차 판매는 5% 증가한 331만 대였다. 같은 기간 중국 내 판매는 19% 감소한 1,506만 6,000 대, 수출은 66% 급증한 820만 5,000 대였다. 그 중 신에너지차를 제외한 차종의 해외 판매는 32% 증가한 419만 9,000 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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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신에너지차, 즉 전동화차는 9개월 동안 10% 증가한 1,247만 2,000 대였다. 중국 국내 판매는 11% 감소한 846만 6,000 대, 수출은 130% 급증한 400만 6,000대였다.
글로벌 데이터는 2026년 중국 신차 판매가 전년 대비 19% 감소한 2,18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2030년 연간 판매 4,000만대를 예상했던 전망도 지금으로서는 불확실하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도 2026년 2분기에 1분기 5.0%에서 전년 동기 대비 4.3%로 둔화된 것도 악재다. 성장은 주로 강한 수출에 힘입은 반면 가계 지출은 크게 약화됐다. 중앙정부가 소비자 지출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한 조치들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연료 및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상쇄됐다. 다시 말해 안팎으로 판매 감소와 수익성 악화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신에너지차 중심의 빠른 전동화 전환 속에서 극심한 공급과잉, 내수 가격 전쟁, 정부 규제 강화가 맞물려 본격적인 도태와 인수합병 중심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공급과잉과 가동률 저하에 따른 것이다. 중국의 자동차 총 생산능력은 연간 약 4,000만 대를 웃돌 것이라는 데이터가 있다. 내수 판매량은 약 1,800만~2,000만 대 수준에 머물러 상당수 완성차 공장의 가동률이 50% 미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과잉 생산 능력의 상당 부분은 외국 합작 투자 사이에서 발생한다. 해외 자동차 합작 투자들은 최근 몇 년간 모두 부진한 성과를 냈다. 2025년 SAIC-폭스바겐은 102만 4,000대, SAIC-GM은 53만 5,000대를 판매했다. 두 경우 모두 10여년 전 200만 대 이상의 정점에서 반 토막이 난 것이다.
FAW-폭스바겐도 지난해 159만 대를 판매해 2020년의 220만 대에서 감소했으며, 현대기아의 중국 내 판매량은 10년 전 180만 대에서 46만 4,000 대로 줄었다. 혼다와 닛산도 비슷한 양상이다.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 판매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74만 3,060대였다. 수출은 108% 급증한 36만 1,972대, 중국 내 판매는 12% 감소한 38만 1,088대로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출혈을 감수한 가격 경쟁으로 생존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BYD 등 선두 업체를 필두로 시작된 치킨게임식 가격 인하 전쟁으로 인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줄도산하고 있는 배경이다.
중국 당국은 무분별한 보조금 경쟁과 자본 낭비를 차단하기 위해 실적이 부실한 제조업체들의 완성차 생산자격을 박탈하는 등 강제적 시장 정리에 나섰다. 상하이자동차와 제일자동차, 광저우자동차, 둥펑 자동차, 장안자동차 등 국영기업과 자금력을 갖춘 지리자동차와 BYD, 체리자동차 등 상위 민영 자동차회사들의 기술, 공장 부지, 공급망 자산을 인수 통합하는 M&A가 가속화되고 있다.
내수 시장 내 가격 붕괴 영향으로 중국 자동차업체 전체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3.6% 내외로 급락해 중국 제조업 평균 이익률 6%대를 밑돌고 있다. 내수 시장 판매는 출혈 경쟁으로 인해 마진이 거의 남지 않거나 적자를 내는 반면, 해외 시장으로의 수출이 완성차 업체 이익의 대부분을 견인하는 기형적 재무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1, 2차 부품 협력사에 과도한 단가 인하 및 대금 지불 연기를 요구하면서 자동차 공급망 전반의 재무 건전성도 악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세기 말 대두됐던 3대, 3소, 3미 정책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그 정책은 2001년 중국의 WTO가입으로 시장이 개방되고 글로벌플레이어들이 합작으로 진출해 시장을 폭발적으로 확대시키면서 그 정책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해외 자동차의 입지가 좁아지고 전기차를 주 무기로 하는 중국업체들의 실적이 부상하면서 별 일없이 보여졌다. 그러나 중국의 속도는 그만한 반대급부를 요구했다.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소비가 줄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지금 중국은 5~6개 대형 자동차 그룹으로의 집중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영기업과 민영 기업사이의 교통정리가 도전과제이다. 인력 감축으로 인한 중국 경제의 타격도 엄청날 것이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단순 제품 수출에서 해외 현지 생산 생태계 구축으로의 전환한다는 것이다. 유럽연합 및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응해 헝가리, 스페인,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거점에 직접 공장을 설립하는 In Market, For Market 현지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최근 차이나 테크데이를 통해 In China, Beyond China 전략을 공개했다. In China, For China라는 용어가 등장한지 불과 10여년 만에 자동차산업의 중국화가 세계화로 전환되고 있다. 중국도 문제고 서구 업체들도 문제라는 의미이다. 산업 생태계가 완전히 바뀐 상황에서 대처방법이 다르다.
그동안 중국시장을 키우고 가장 큰 혜택을 보았던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중국 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워낙에 큰 시장이라서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그냥 물러날 수는 없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업체들과의 협력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폭스바겐과 샤오펑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협업이다. 정확히는 샤오펑의 기술을 폭스바겐이 차용하는 것이다. 20여년만에 역전된 것이다. 이처럼 중국 자동차회사들의 전동화 플랫폼 및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도입하거나 협력하는 역 기술 도입 현상이 보편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판매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그래서 더 나아가 중국에서 생산해 해외 시장으로 판매하는 형태로의 전환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산 자동차가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브랜드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큰 변화 속에서 파산 및 철수 기업이 늘어나며 기존 자동차 구매자들이 순정 부품 수급 불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중단, 애프터서비스 거부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단점도 동시에 대두되고 있다. 완성차 인수합병 및 부실화 과정에서 하청 부품업체들이 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동반 파산하는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 입장에서는 내수 과잉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기 수출을 함에 따라, 유럽연합의 징벌적 관세 부과 및 주요 신흥국들의 보호무역주의 장벽이 한층 강화되고 있는 것이 장벽이다.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이런 상황에서 수익성을 내야 하는 것은 물론 과거 그들이 구축한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도전 과제다. 차이점은 서구 자동차산업은 기업주의가, 중국은 국가 주의가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연간 수출 1조 달러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는 우리나라 자동차업계에 대응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생태계가 만드는 새로운 시장 양상은 수년 내 더 뚜렷해 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동차산업의 질서있는 정리가 전제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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