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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TMI] 메모리 용량은 왜 128GB, 256GB, 512GB로 늘어날까?

2026.11.03. 17: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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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MI는 Too Much Information, 생각했던 것보다 더 과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신조어입니다. 보통 TMI라고 한다면 필요 없거나 관심 없는 정보가 많지만 알아 두면 유익하거나 의미 있는 정보를 접하기도 합니다. 반도체 TMI는 기사에서 세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좋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일상생활 속 궁금한 반도체 관련 정보를 톺아보겠습니다.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저장장치 제품의 저장공간은 꼭 2의 제곱으로 표기됩니다. 왜 그럴까요? / 출처=애플코리아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저장장치 제품의 저장공간은 꼭 2의 제곱으로 표기됩니다. 왜 그럴까요? / 출처=애플코리아

[IT동아 남시현 기자]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구매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사양 중 저장장치의 용량입니다. 10년 전 출시된 스마트폰들은 16GB나 32GB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28GB, 256GB, 512GB가 널리 쓰이며 2TB 용량의 스마트폰도 사용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단위가 아니라 2의 배수로 늘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메모리 반도체는 다소 애매한 숫자로 용량이 증가할까요? 컴퓨터가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방식, 메모리 반도체의 이진법 동작 원리때문입니다. 이번 반도체 TMI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의 용량이 결정되는 원리와 숫자에 담긴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컴퓨터는 왜 십진법이 아닌 이진법을 사용할까?

이진법으로 십진법 숫자를 표기하는 간단한 원리 / 출처=GPT 생성 이미지
이진법으로 십진법 숫자를 표기하는 간단한 원리 / 출처=GPT 생성 이미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숫자는 0에서 9까지의 10가지의 숫자를 조합하는 십진법입니다. 반면 컴퓨터는 0과 1이라는 두 가지 숫자만으로 정보를 표현합니다. 반도체 내부는 전기 신호를 제어하는 트랜지스터로 구성되며, 전류를 차단하는 조건에 따라 논리 상태가 각각 0과 1로 표현됩니다. 간단히 보자면 전기가 흘렀을 때 1, 흐르지 않으면 0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회로에서는 전압의 범위 등을 조합해 논리 상태를 구분합니다.

이때 이진법에서 한 자리가 늘어나면 표현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두 배씩 증가합니다. 한 자리는 0과 1로 표현하고, 두 자리는 00, 01. 10, 11로 네 가지 상태를 나타냅니다. 세 자리는 여덟 가지, 네 자리는 열여섯 가지가 되는 식입니다. 컴퓨터에서는 이 작은 단위를 비트(Bit)라고 부릅니다. 하나의 비트는 0 또는 1을 나타내며 8비트가 모여 1바이트(Byte)가 됩니다. 8비트는 28으로 256가지의 서로 다른 값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숫자들을 복잡하게 배열하고 조합해 정보나 계산 등의 형태를 처리하는 것입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용량이 두 배씩 증가하는 이유

그렇다면 반도체의 이진법과 메모리 반도체 용량의 관계는 무엇일까요? 이는 메모리 내부의 저장 공간을 구분하는 주소 체계와 메모리 반도체의 설계 구조때문입니다. 컴퓨터는 메모리에 저장된 데이터를 읽고 쓰기 위해 각각의 저장 위치에 데이터를 배열합니다. 윈도우 탐색기에서 파일을 저장하고 배열해두는 것처럼 데이터도 정해진 위치에 정해두고 찾아가서 표현하는 식입니다. 이 주소 역시 이진법으로 표기됩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수많은 데이터를 데이터 보관소인 ‘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수많은 저장셀을 행과 열로 배치하고 이를 여러 개의 뱅크나 블록으로 나눠서 배치하고 관리합니다. 그리고 이 셀의 개수와 배열 구조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의 용량이 결정됩니다.

저장장치용 낸드플래시는 셀 하나에 몇 비트를 활용할지에 따라 용량이 달라집니다 / 출처=마이크론
저장장치용 낸드플래시는 셀 하나에 몇 비트를 활용할지에 따라 용량이 달라집니다 / 출처=마이크론

낸드플래시는 셀 하나에 저장하는 비트 수에 따라서도 용량이 달라집니다. SLC는 셀의 문턱전압을 두 가지 상태로 구분해 1비트를 저장하고, QLC는 16가지 상태로 구분해 4비트를 저장합니다. 같은 수의 데이터 셀을 가정하면 QLC의 이론상 저장 비트 수는 SLC의 네 배입니다. 즉 16GB SLC라면 QLC로 제조했을 때 64GB로 만들 수 있습니다.

셀의 개수와 구분이 2의 제곱으로 구성됨에 따라 제조사들 역시 4GB, 8GB, 16GB처럼 저장 용량을 두 배씩 늘렸던 것입니다. 메모리 컨트롤러나 시스템 호환성, 제품 생산 측면에서도 배수로 늘어나 것이 관리가 더 유리합니다.

24GB, 48GB 메모리의 정체는 무엇인가?

휘발성, 비휘발성 메모리 모두 저장공간이 2배수로 늘어나는 것이 기본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최근 판매되는 DDR5 메모리 중에는 24GB, 48GB 제품도 있습니다. 이런 제품은 내부 저장 및 주소 지정은 이진법을 유지하면서도 메모리 배열을 구성해 24GB 용량을 만든 것입니다. 메모리 모듈, 램 한장은 여러 개의 D램을 묶어서 만듭니다. 16GB 메모리는 2GB 메모리 8개를 붙여서 만드는 식인데, 24GB 메모리는 3GB 메모리 8개를 붙여서 제조한 것입니다.

SK하이닉스에서 출시된 24GB LPDDR5X 메모리 모듈 / 출처=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에서 출시된 24GB LPDDR5X 메모리 모듈 / 출처=SK하이닉스

당초 24GB 메모리는 칩당 용량을 16GB 대비 50% 더 늘린 제품입니다. 저장 셀에 배열한 행의 수를 1.5배 늘리는 방식입니다. D램 내부에는 저장 공간을 나누는 뱅크가 있고, 각 뱅크의 셀은 행과 열로 배열됩니다. 여기서 조건을 같게하고 행 수만 더 늘리면 저장 용량이 50% 늘어납니다. 이진법을 기준으로 4분의 1이 무효 주소로 남기는 하나 저장 배열과 회로를 50%에 맞추는 식으로 설계해 3GB를 만든 것입니다.

최근 메모리 공정이 첨단 공정으로 진화하면서 과거처럼 두 배수씩 메모리 용량을 확장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그래서 두 배로 늘리기 전 50%만 더 늘리는 식으로 제품이 출시된 것입니다. 이진법은 여전히 유효하고 행 주소로 표현할 수 있는 범위의 4분의 3만 유효하게 사용하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24GB 메모리 역시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데, 반대로 이진법에서 또 다시 효율적인 새로운 용량의 메모리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512GB SSD를 구매했는데 왜 실제 용량은 더 작을까

메모리 용량을 이해할 때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이 구매 용량과 실제 용량의 차이입니다. 통상적으로 512GB SSD를 구매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저장공간은 476.8GB입니다. 운영체제나 기본 설치 파일이 아니라 512GB에 전혀 데이터가 없는 조건에서도 476.8GB로 표기됩니다. 기가바이트(GB)는 십진법으로 1000배씩 늘어나지만 실제 사용 공간은 이진법 기반의 기비바이트(GiB)를 사용해 저장 공간이 약 6.9% 더 작은 것입니다.

윈도우 시스템 상에서는 1TB SSD를 장착했을 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930GB로 표기합니다 / 출처=IT동아
윈도우 시스템 상에서는 1TB SSD를 장착했을 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930GB로 표기합니다 / 출처=IT동아

이러한 표기 차이는 과거 하드디스크 시절부터 이어져온 표기 차이입니다. 하드디스크는 원판의 기록 면 수, 트랙 수, 섹터 수, 섹터당 바이트 수에 따라 용량이 결정되므로 2의 거듭제곱으로 용량이 늘어나지 않아서 십진법으로 용량을 표기했습니다. 따라서 100만 바이트를 1MB, 10억 바이트를 1GB로 표기헀습니다. SSD 역시 같은 표기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메모리는 이진법 주소로 설계되다보니 1024바이트를 1KB로 부르기 시작했고, 운영체제에서 1024MB를 1GB로 표기하는 방식이 통용됩니다.

이렇게 시스템 메모리와 저장공간이 서로 다른 진법으로 표기하는 가운데, 윈도우 운영체제는 저장용량은 이진법으로 계산하면서 기존의 킬로바이트, 메가바이트 단위는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그래서 정확히 따지자면 512GB SSD의 용량은 476.8GiB로 표기해야하는데, 윈도우가 이를 476.8GB 표기하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져 실제 용량과 표기 용량이 달라진 것입니다.

메모리 용량은 이진법에서 출발하지만, 꼭 따르는 것은 아니다

정리하자면 메모리 반도체의 용량이 128GB, 256GB, 512GB로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컴퓨터의 이진법 구조에 있습니다. 메모리 제조사들 역시 2의 제곱으로 증가하는 특성에 맞춰 셀과 칩을 설계하고 제품 용량을 늘려온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24GB DDR5 메모리처럼 설계를 달리해 용량이 다른 제품도 만들 수 있습니다. SSD 역시 240GB, 480GB, 960GB는 물론 250GB, 500GB, 1TB인 제품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메모리 칩은 이진 주소 구조와 설계·생산상의 이유로 용량을 두 배씩 확장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24Gb D램처럼 다른 용량도 구현할 수 있고, 완제품의 저장용량도 제조사가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품의 용량 구성과 GB·GiB의 단위 차이는 구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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