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흑맥주 ‘기네스’와 무협의 공통점이 있다.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있다는 것이다. 경지에 따라 더 맛있는 기네스를 즐길 수 있다고 할까? 그 다섯 가지 경지는 다음과 같다.

- 문외한: 기네스 캔맥주를 그냥 마신다
- 일반인 : 기네스를 잔에 따라 마신다
- 애호가 : 전용잔에 정해진 규칙에 따라 마신다
- 매니아 : 단골 아이리시 펍에서 생맥주로 마신다
- 명예 아일랜드인 : 기네스가 태어난 더블린에서 마신다
같은 기네스 맥주라도 마시는 방법과 환경에 따라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이 달라진다. 하지만 수년째 애호가의 경지에 갇혀있는 마시즘에게 황금 같은 아이템이 생겼다. 새로 나온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다. 이것만 있으면 집에서 마시는 기네스 캔맥주를 생맥주처럼 만들어준다고?
한국에 이게 왜,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

영국과 미국에서 떠오르는 Z세대들의 맥주 기네스. 그중에서도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는 기네스의 고향 아일랜드에서 4가구 중 1가구는 가지고 있다는 히트상품이다. 그런데 그것이 한국에 정식출시라고? 언젠가 해줄 거라 믿었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 스타터팩’은 다음과 같은 구성이다. 질소거품을 만들어주는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 디바이스’, 그리고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 전용캔’ 4개 마지막으로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 전용잔’이다.
추가로 상자 안에는 설명서와 노즐, 청소용 솔, 충전 케이블이 구성되어 있다. 충전 케이블이 5핀이라는 점이 아쉽다는 걸 빼면, 사실 그것도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야무지게 만들어졌다. 마치 애플 신제품을 언박싱하는 기분이랄까?
이 패키지의 가격은 현재 69,900원이다. 시작은 GS25에서 판매되지만 곧 확대판매를 할 예정이라고. 해외구매까지 생각했었던 마시즘에게는 천사 같은 금액이지만, 가격과 만족 사이에서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상세한 리뷰를 해보겠다. 가장 궁금한 것은 이것일 것이다.
집에서 생맥주를?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 정체

수년간 기네스의 제품과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이 사람들은 ‘디테일에 미친 자’들이다. 얼마나 맛있게 마시는 법에 집착하면 맥주를 따르는 각도와 시간까지 실험하여 알려준다. 하지만 이 디테일을 따르면 다른 맥주에서 느낄 수 없는 감동을 받을 수 있다. 갑자기 무슨 말이냐고? 매뉴얼대로 따라 보겠다고.
우선 필요한 것은 냉장고에 24시간 동안 보관된 시원한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 캔’이다. 캔의 뚜껑을 열고, 미리 깨끗하게 씻은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 디바이스’를 씌워준다. 그리고 전원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맥주를 1차로 따른다. 전용잔을 45도 정도로 기울여서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를 따라준다. 잔에 맥주가 차는 것을 보며 서서히 각도를 90도로 세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잔에 3/4 정도가 찼을 때 기네스 따르기를 멈추고 똑바로 세워 테이블에 놓고 60초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잔을 바라보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바로 질소거품이 아래에서 위로 솟구쳐 오르는 모습(서징 현상이라고 한다) 즐기는 것이다. 그리고 60초가 지난 후 남은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를 부어 잔을 채워준다(이때는 전원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다).
확연하게 다르다고 느끼는 것은 기네스의 거품 두께와 질감이다. 마치 카페의 아인슈페너의 크림 같은 맥주거품이 만들어졌다. 마셔보니 맛있다. 거품의 쫀쫀한 질감 속에서 나오는 기네스의 묵직한 맛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개인적으로 다른 안주를 곁들여먹기도 싫을 정도의 맛이다.
하지만 또 누군가는 물을 수 있다. 그거 그냥 기분탓아니야?
기네스 캔, 기네스 생맥주와
무엇이 다를까?

가장 비슷한 환경에서 비교는 ‘기네스 캔’과의 비교다. 기네스 캔 역시 정해진 방법만 따르면 만족스러운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그럼에도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와 큰 차이점이라면.
잔에 1차로 따르고 기다리는 시간이 다르다(일반 기네스 119.5초,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 60초), 따르는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 편차가 있는데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는 일정한 품질의 거품층을 만들어준다. 마지막으로는 멋있다. 기네스는 또 퍼포먼스의 맥주잖아.

그렇다면 맛으로 기네스 펍(아이리쉬 펍)과의 비교를 안 할 수 없다. 일반인 기준에서 평범한 펍에서 따르는 기네스만큼은 비교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국내에 몇 곳 있는 기네스 마스터 퀄리티 업장(기네스에서 인정한 기네스 펍)에는 닿지 못한다. 거기는 인간계가 아니거든.
정리하자면 인간 위에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가 있고, 그 위에 기네스 장인들이 있는 법이다. 그런데 왜 이런 제품을 낸 거냐고? 거기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
아일랜드 국민템되다

훌륭한 제품에는 맛있는 것 넘어서의 의미가 있다.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가 만들어진 것은 2020년의 일이다. 그때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전 세계적으로 술집이 문을 닫을 때였다. 혈관에 기네스가 흐른다고 봐도 좋을 아일랜드인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기네스 생맥주를 마실 수 없다고?
그때 출시된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는 히트… 아니 국민복지 아이템이었다. 출시 첫해에 전체 가정의 20%에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가 보급되었다. 캔맥주를 넘어 생맥주와 같은 거품과 감동을 주는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는 펍을 그리워하는 아일랜드인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고.
여기에 더해 지난해 틱톡에서 기네스가 인기를 끌었다. 일반 맥주들과는 다른 느낌의 맥주,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따르는 방법까지 멋진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는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아이템이었다. 누군가에게는 번거로운 맥주일 수 있어도, 그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는 기네스를 따르는 과정까지도 맛있는 맥주가 아닐까?
이 녀석,
누구에게 필요할까?

하지만 한국이 아일랜드도 아니고(아일랜드 사람만큼 기네스를 좋아하면 좋겠지만), 기네스 나이트로 서지를 추천하는 사람은 다음과 같다.
- 기네스를 너무 좋아해서 편의점에서 기네스만 사는 사람(나)
- 기네스 생맥주를 좋아하지만 주변에 아이리시 펍이 없는 사람(나)
-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맥주토크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완전히 나)
- 위의 경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기네스 맥주 호감자들
혹은 주변에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선물용으로도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잘 만들어진 맥주와 디테일을 위한 노력을 아는 사람에게는 정말 선물 같은 아이템이 나왔다.
<제공 : 마시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