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가 가득한 공항을 홀로 걷는다. 누구를 만나지도, 인사를 나누지도 않는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한국에 돌아온 지인을 맞이할 신상음료다. 한국에도 이제 ‘환타 멜론’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면 얼마나 놀랄까?
입국장의 문이 열리고. 지인은 말한다.
“국가가 허락한 신상털이 마시즘. 환타는 멜론보다 스페인 레몬 환타지!”
유럽의 환타는 클래스가 다르다

환타를 오렌지로만 알았다면 당신은 코끼리의 발톱만을 본 것이다. 환타는 나라마다 지역마다 특수한 녀석들이 있는데 그 종류가 200가지가 넘는다. 때문에 여행자들에게 환타는 익숙하면서 낯선 재미있는 음료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어느 나라 환타가 제일 맛있을까?”
한때는 감성적인 무드의 일본 환타시리즈가 국내에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조용히 떠오르는 지역이 있었으니 바로 ‘유럽의 환타’다. 유럽의 환타들은 과일 향만 넣은 게 아니라, 실제 과즙을 어느 정도 포함했기 때문이다(EU에서는 과일 탄산음료에 과즙을 4% 이상 넣도록 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유럽 환타 중 하나는 스페인의 환타 레몬이다.
네가 얼마나 맛있길래, 마셔본 사람들 자부심이 이토록 넘치는 거지?
스페인의 환타 레몬을 마셔보자

일단 색깔부터 내가 아는 환타가 아니다. 오렌지도 그랬고, 멜론도 그랬다. 환타라 함은 과도하게 채도를 높여서 포스트잇 용지컬러 정도는 되어야 하거든. 그런데 스페인에서 온 환타 레몬은 노랗지만 색깔이 탁하다. 분명히 형광 노랑 정도는 되어야 환타스러운건데?
혹시나 음료를 잘못 사 온 것은 아닐까 고민을 하며 환타 레몬을 잔에 따라보았다. 제법! 무거운 레몬 향이 난다(레모나 향이 나야 환타인데). 탄산감이 들어있는 레모네이드 같다.
과연 다르긴 다르다며 이 음료를 마셔보았다.
맛있는데 이걸 환타라고 할 수 있나?

마치 레몬 농축액을 넣은 듯 과일의 신선함이 가득 느껴진다. 너무 새콤하다기보다는 달콤한 레몬 맛에 가깝다. 레몬즙이 안에 든 레몬사탕을 먹는 기분이다. 그런데..
‘이걸 환타라고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동시에 든다.
살짝 인공적일 수는 있어도 과장된 과일향과 달콤한 음료의 맛. 그리고 짜릿한 탄산감이 매력인데. 이 녀석은 향이나 맛이 점잖다. 사실 탄산감도 한국의 환타에 비하면 반절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맛있게 한 잔을 비웠음에도 내 안에 생겨난 환선대원군이 ‘진정한 환타는 무엇인가’라며 인정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걸 넣는 순간 스페인 환타 레몬이 최고임을 인정했다.
환타 레몬에 맥주를 넣어요

환타 레몬에 심취한 사이 친구는 “스페인에서는 환타 레몬과 맥주를 섞어 마셔!”라고 알려주었다. 곧바로 잔을 준비한 뒤 환타 1에 맥주 1을 섞어서 마셨다.
세상에 너무 완벽한 레몬 끌라라(레몬 라들러의 스페인 말)가 되었다. 기존 환타 레몬에서 아쉬웠던 탄산감을 맥주가 받쳐주고, 맥주의 단순한 풍미를 레몬이 신선하게 만들어준다. 날씨가 오늘처럼 덥고 쨍할 때 이거 한 잔 들고 가서 마시면 이곳이 천국이겠는데?
이 좋은 조합을 어른이 되어야만 알 수 있다니. 역시 환타는 겉으로는 아이음료지만, 속은 완전 어른용이군!
세계 제일의 환타는 무엇?

같은 환타라도 어디에서 태어났냐에 따라 그 맛과 느낌이 다르다. 스페인 환타에 심취해 있더니 이탈리아에 다녀온 친구가 말한다. 과즙이 6% 뿐인 스페인과 달리 이탈리아 환타 레몬은 과즙이 12% 이상이 들어있어야 맛있다고. 거기에 진짜는 남미 쪽 환타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각 나라의 환경과 사람들의 오랜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환타는 이렇게 다양해질 수도, 사랑받을 수도 있는 게 아닐까?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궁금하다. 여러분이 아는 최고의 환타는 무엇이었을까?
※ 더 마셔보기
<제공 : 마시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