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진 옷차림에 마음까지 가벼워진 걸까? 최근 봄나들이와 관련된 기사가 눈에 띄게 늘었다. 발 빠른 이들은 벌써 봄나들이 명소를 찾고 있다. 명소만 찾았다고 끝은 아니다. 어떤 음식을 마련해갈지도 고민이다. 하지만 역시 김밥만 한 것이 없어 찬장을 열어보니 지난 번에 쓰고 남은 김밥용 김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보관을 잘 못했는지 눅눅하고 상태가 영 별로다. '이거, 써도 되는 걸까? 아니면, 되는 데로 다른 김을 써야 하나’ 하고 고민해 본 적 있다면, 이 글을 읽어보자.

김밥용 김이 따로 있나요?

우리는 시중에 존재하는 모든 제품을 김이라 통칭해서 부른다. 하지만 모든 김이 다 같은 김은 아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재래김’과 ‘돌김’, ‘파래김’은 모두 조미김의 분류법이다. 재래김은 얇고 밝은색을 가지는, 가장 흔한 형태의 조미김이다. 조미가 덜 돼 있어 살짝 구워서 먹으면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돌김은 조직이 듬성듬성하고 거친 김으로, 가장 가공이 덜 된 형태의 제품으로 꼽을 수 있다. 파래김은 홍조류인 김과 녹조류인 파래를 섞어서 만드는 김을 뜻하는 것으로, 파래를 섞어 무기질을 더 많이 함유한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조미김이 아닌 김은 어떻게 분류할까. 우리나라에서 주로 양식되는 종은 잇바디돌김, 모무늬돌김, 방사무늬김 이렇게 세 종류로 볼 수 있다. 세 종류 중 가장 많이 양식하는 것은 바로 방사무늬김으로, 우리나라 양식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김밥용 김으로 가장 많이 가공되는 것도 바로 이 방사 무늬인데, 얇고 부드러우면서도 질기기 때문이다. 더불어 표면이 매끄럽고 여백이 없이 촘촘해서 소위 옆구리가 터지는 일이 적다. 

이쯤에서 누군가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겠다. ‘그럼, 김밥 쌀 때는 방사무늬김만 쓸 수 있는 건가요?’ 하고 말이다. 답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곱창 김으로 불리는 잇바디돌김과 모무늬돌김으로도 김밥을 말 수 있다. 하지만 잘 끊어지고, 김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맛이 다양하기 때문에 김밥용 김으로는 잘 쓰지 않는 것이 정석이다. 그래서 보통 잇바디돌김 같은 경우에는 구워서 먹거나 날것으로 먹고, 모무늬돌김은 기름을 발라서 구워 먹는다. 

예전에는 어땠을까 

그렇다면 김은 언제부터 우리와 이렇게 가까운 식품이 됐을까? 조선시대부터 양식했던 것으로 추측되는데, ‘경상도지리지’와 ‘동국여지승람’에 전라남도 광양군 태인도의 토산품이 김이라는 기록에서 유추한 것이다. 하지만, 김을 먹거리로 소비했다는 기록은 이보다도 훨씬 전이다. 삼국유사, 본초강목에는 신라인들이 김을 채취해 먹었다는 내용도 있다. 다만 어떻게 먹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어떤 자료에도 남겨져 있지 않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든다. 그럼 김밥은 대체 언제부터 먹기 시작해서 우리를 이렇게 김밥용 김을 쓰냐, 아니면 아무 김이나 써도 되냐와 같은 고민을 하게 만든 걸까? 

그 시작이라고 볼 순 없지만, 참고할 수 있는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있다. 1930년 3월 동아일보에 ‘김 쌈밥’을 만드는 법이 게재된 적 있다. 참고로 김 쌈밥은 김으로 밥을 싸는 요리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두꺼운 일본 김을 사용한다면 한 장을, 우리나라 김을 쓴다면 두 장을 써서 김 쌈밥을 만들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집중할 수 있는 포인트는 ‘두꺼운’ 되시겠다. 물론, 여기에 기재된 김 쌈밥의 형태는 일반적인 김밥이라기보다는 충무김밥에 더 가깝기에 우리가 아는 모습의 김밥 기원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말이다. 

특산지별 김의 특징

오래전부터 먹고, 양식한 경험이 쌓여서일까? 우리나라의 김은 검은 반도체라고 불리며 수출 효자 상품이 됐다. 참고로, 우리나라 최대의 김 생산지는 전라남도다. 특히 전라남도에서도 완도군, 진도군, 해남군 등의 지역에서 나는 김이 유명하다. 완도군은 영양이 풍부하고 김 맛이 뛰어난 완도 김밥 김이 유명하고, 진도군에서는 게르마늄 등 각종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잇바디돌김이 특산물로 꼽힌다. 해남군의 김은 약간 붉은빛을 띠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작년에는 전라남도에서 사상 처음으로 연간 1억 달러의 김을 수출한 기업도 나왔다.

전라남도 밖에서는 충청남도 홍성군 남부의 광천읍, 충청남도 서천군, 전라북도 부안읍 등이 유명하다. 광천읍의 광천김은 재래김과 돌김을 적당히 배합해 맛과 향이 독특하고 부드러운 김으로 알려져 있다. 서천의 김은 가공된 조미김이 인기다. 서천 지역은 금강의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곳이기에, 김 특유의 맛과 향이 뛰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전라북도 부안읍은 위도에서 김 양식이 많이 이뤄지며, 이곳의 김은 특히 바삭한 식감이 일품으로 꼽힌다.

입맛대로 골라보는 김밥용 김 

그리고 이러한 김은, 다양한 제조사들이 저마다의 노하우를 활용해 다양한 김밥용 김을 공급하고 있다. 각 제품이 다른 방법으로 제조되고 있으며, 또 저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과 맛이 다르다. 지금부터는 시장에서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김밥용 김 제품들을 살펴보고, 또 각각의 제품들의 특색을 살펴볼 것이다. 여기에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광천김 소문난 두번구운 김밥 김 200g (1개) (11,360원)

‘광천김 소문난 두 번 구운 김밥 김’은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의 원초를 사용한 제품이다. 원초 양식에서부터 1차 가공, 이물질 선별, 초벌, 조미, 계수 및 절단, 냉동, 이송까지 모두 제조사가 직접 관리해 생산된다. 또다른 특징으로는 두 번 구워서 김의 풍미를 살리고, 질긴 질감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내용은 200g 용량 패키지에 김밥용 김 100매가 들어있다.

장흥무산김 김밥 김 전장 100매 (1개) (8,920원)

‘장흥무산김 김밥 김 전장 100매’ 제품은 김밥을 싸기 딱 좋은 두께로 두툼하게 가공된 제품이다. 장흥지역 어업인이 친환경 양식을 위해 설립한 참여형 주식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으로, 유기 가공식품 인증, 친환경 수산물인증, HACCP 인증 등 다양한 인증을 받아 소비자 신뢰를 담보하는 김밥용 김이다.

CJ제일제당 명가 김밥 김 20g (1개) (2,270원)

CJ제일제당의 ‘명가 김밥 김’은 김밥을 말 때 김이 흐트러지는 걸 막는 데에 방점을 찍은 제품이다. 엄격하게 선별된 두꺼운 원초를 활용해, 기본적으로 김의 두께를 두껍게 가져갔다. 제조 과정에서 김을 두 번 구워 질긴 질감을 완성했다. 촘촘한 표면적을 가진 김밥용 김 20매가 들어있는 제품이다.

만전식품 만전김 구운 김 김밥용 50g (2,270원)

만전식품은 다양한 종류의 김을 공급하는 업체로, 두 번 구운 김밥용 김이 특히 좋은 평을 받는다. 청정해역에서 자란 중량감 있는 원초를 사용했으며, 지퍼백 포장을 적용해 사용하고 남은 김을 바삭하게 보관할 수 있다. 일체의 화학 처리 없이 두 번 구워서 바삭함과 향긋함을 살린 제품이다. 50g 용량 제품의 경우, 김밥용 김 20매가 들어있다.

김에 관련된 다양한 ‘꿀팁’

김은 자칫 관리가 소홀하면 쉬이 습기를 머금고, 바삭함을 잃어 눅눅해지게 된다. 조금만 신경 써서 관리하면 김을 바삭하고 고소하게 보관할 수 있다. 지금부터는 김을 언제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보관 방법을 알아보자. 

① 김을 더 바삭하게 보관하는 법

김은 직사광선이나 습기가 찬 곳을 피해서,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하는 것을 추천한다. 개봉하고 난 이후에는 바로 먹어야 하고, 

보관해야 한다면 지퍼백을 활용하면 좋다. 뚜껑 있는 밀폐용기에 담아

서 습기가 없는 곳에 두는 것도 방법이다. 냉장고의 냉장실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다른 음식의 냄새가 배지 않도록 주의해서 보관할 

필요가 있다.

② 만약 김이 눅눅해졌다면?

김이 눅눅해진 상태라면 굽거나 볶으면 다시 바삭하게 즐길 수 있다. 

김의 앞뒷면에 고르게 참기름을 바르고, 전자레인지에 약 10초 동안

조리하면 된다. 다만 너무 오랫동안 조리하면 김이 탈 수도 있으므로 

주의를 필요로 한다. 잘게 자른 후에 프라이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볶

다가 깨와 소금, 설탕 등을 넣고 맛을 내면 김 가루 반찬을 만들 수도

있다.

오늘 소개한 제품 한 눈에 살펴보기 

*10g당 가격 = 2023.03.21 다나와 최저가 기준

기획, 편집 / 다나와 김주용 jyk@cowave.kr

글 / 최덕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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