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은 한국인의 소울푸드 김치가 1년 중 가장 많이 생산되는 김장철이다. 11월이 김장 시즌인 이유는 11월에 수확한 배추가 가장 맛있기 때문. 또 김치는 기온이 높으면 빨리 익고, 낮으면 재료가 얼어서 제맛이 나지 않아 너무 춥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11월에 담그는 것이 베스트다. 다가오는 김장 시즌을 맞이해 이달 세차니에서는 김치에 대한 5가지 인상적인 소식 2탄을 준비했다.
* 1탄을 보고 싶다면 클릭
▲ 바쁜 분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별난뉴스 요약본
5위. 김치 속에
털이 나는 유산균이 있다?
김치의 효능은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진 지 오래다. 김치는 배추, 무, 열무, 마늘, 생강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각 재료들에 함유된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고, 특히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노화 방지 및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이 외에 김치를 꾸준히 섭취하면 생리대사 활성화, 대장암 예방, 뇌 기능 촉진에 따른 치매 예방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여기까지는 애국가 가사처럼 온 국민이 다 아는 뻔한 정보다.
▲ 김치 속 유산균을 사용해 양모에 성공한 실험 쥐 (출처: 세계김치연구소)
그런데 지난 2019년 김치가 탈모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2019년 세계김치연구소 연구팀은 김치 속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커베터스 균주 '위킴55'가 발모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동물 실험을 통해 이 균주의 발모 촉진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 해당 임상실험 결과 요약과 발모 효과 (출처: wjmh.org)
김치 유산균의 발모 효능은 같은 해 한 비뇨기과에 의해서도 연구되었는데, 연구팀은 탈모증이 있는 성인남녀 46명을 대상으로 김치에서 추출한 생유산균을 4개월간 복용하게 한 결과 실험 참가자의 모발 개수가 평균 86개에서 92개로 6가닥 증가했으며, 굵기도 평균 0.062mm에서 0.066mm 굵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김치에 함유된 생유산균이 혈관 내 지질을 감소시키고, 말초혈관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발모 촉진 역할을 하는데 이번 임상 실험을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 어서 발모제를 내놓지 않으면 유혈사태는… (출처: 게임 '문명5')
하지만 안타깝게도 김치를 이용한 탈모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발모 효과를 보려면 해당 효능을 가진 순수 유산균을 섭취해야 하는데, 여러 재료들이 복합된 김치를 섭취해서는 임상 실험과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4위. 아마존 프라임 에어 전 부사장, 김치를 좋아해 개명?
놉! 원래 있는 성씨입니다.
▲ 필자도 처음 보고 합성인 줄 알았다(출처: linkedin)
아마존 프라임 에어 전 부사장 이름은 Gur Kimchi, 한국 발음으로 '구르 김치'다. 당시 그의 특이한 이름을 두고, 그가 한국에서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던 당시 한국의 굴김치에 반해 이름을 개명했다는 설이 돌기도 했는데 사실무근이다.
그의 성은 유대인의 성씨 중 하나로 보통 kimhi로 표기하고, '킴히'로 발음한다. 이름 검색 플랫폼인 네임스피디아(namespedia.com)에 따르면 김치라는 성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 의외로 '김치'님들이 많다? (출처: https://se.namespedia.com/details/Kimchi)
이 외에 미국과 영국, 덴마크에서도 김치라는 성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베트남에도 김치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베트남에서 김치는 '황금 나뭇가지'라는 의미로 부자가 되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라고 한다.
3위. 기네스펠트로, 김치로 코로나19 극복했다고 밝혔다가
영국 보건 관계자로부터 경고? 사실과 다른 뉴스
▲ 영화 컨테이젼의 기네스펠트로 (출처: 네이버 영화)
기네스펠트로의 한식 사랑은 유명하다. 아직 K콘텐츠가 한류 신드롬을 일으키기 전, 그녀는 자신의 SNS에 비빔밥과 김치전 먹는 사진을 업로드하기도 했고, 방송 인터뷰에서도 한국 비빔밥을 먹어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그녀가 최근 한식 사랑으로 인해 영국 보건 관계자로부터 경고를 받았다는 기사가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내용인즉슨 그녀가 코로나19에 감염되었었는데, 김치를 먹고 건강을 회복했다고 밝혔다가 영국 보건 관계자로부터 '허위 정보 퍼뜨리지 마!'라고 비난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사실과 약간 다르다.
기네스펠트로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건강을 회복한 것은 사실이다. 그녀는 지난 2월, 자신이 설립한 쇼핑몰 홈페이지 구프(GOOP)에 'Healing My Body with a Longer-Term Detox'이란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에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었고 극심한 피로감과 높은 염증 수치에 당황했지만, 기능의학 의료인의 도움을 받아 채식 위주의 식이요법을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요리를 경험했으며, 무설탕으로 만든 김치 제품을 발견했다. 이 외에 다양한 영양제와 독소 배출에 도움이 되는 의류, 침구, 신발 등을 사용했더니 건강이 좋아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 기네스펠트로가 업로드한 해당 칼럼 (출처: goop)
한마디로 제품 홍보를 위한 광고성 칼럼이었던 것. 이에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잉글랜드 전국 의료 국장 스티븐 포위스는 '코로나19는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영역인데, 기네스 펠트로가 권고한 방법 일부는 NHS에서 권장하지 않는 방안이며, 바이러스로 인한 허위 정보나 건강 관리 비법은 대중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 SNS를 사용하는 유명인은 (이 같은 정보 공유에) 더욱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경고한 것이다. 정리해 보자면 기네스펠트로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김치는 그녀가 소개한 수많은 건강관리 비법 중 하나이며, 콕 집어 말한 무설탕 김치는 'MADGE'S'라는 회사 제품의 김치를 홍보하기 위한 멘트였다.
▲ 기네스펠트로가 언급한 무설탕 김치 (출처: madgesfood)
영국 보건 관계자의 경고도 김치를 저격한 것이 아닌 기네스펠트로의 검증되지 않은 건강 관리법,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제품 홍보를 위한 광고성 멘트를 비난한 것이다. 참고로 해당 사건을 구글 뉴스에서 검색하면 '기네스펠트로의 김치로 코로나19 극복' 기사는 한국 매체에서만 검색된다.
2위. 오래된 김치 냉장고를 조심해!
김치냉장고 연쇄 화재 사건
▲ 1억 천만 원이 나온 김치냉장고와 현금 (출처: 제주서부경찰서)
지난 8월, 제주도민 A 씨가 중고로 구매한 김치냉장고에서 현금 1억 천만 원이 발견된 사건이 발생했다. 김치냉장고 바닥에 5만 원권 수백 장이 비닐에 싸여 테이프로 고정돼 있는 것을 발견한 A 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수사 결과 그 돈은 지난해 9월 사망한 B 씨 소유라는 것이 확인됐다. B씨는 보험금 및 재산을 처분해 1억 1천만 원을 형성했고, 이를 김치냉장고 바닥에 붙여 보관했는데 사후 유족들이 이를 모르고 김치냉장고를 폐기물 업체에 넘기고 중고 물품 업체로 전해지게 된 것이다. 김치냉장고 속 1억 1천만 원은 유족에게 다시 전달되었고, A 씨는 유실물법 제4조에 따라 습득한 금액의 5~20%를 보상금으로 받게 되었다.
▲ 김치냉장고 화재 사고 피해를 입은 가정 (출처: 대전소방본부)
오래된 김치냉장고를 사면 이 같은 행운을 만날 수도 있지만 그 확률은 복권 당첨만큼이나 희박하다. 오히려 노후한 김치냉장고를 구매하면 자칫 화재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노후한 김치냉장고로 인한 화재사건은 2016년 최초 발생해 2021년까지 전국에 걸쳐 236건이나 신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원에 보고된 피해 사례까지 포함하면 296건이나 발생했다.
▲ 2005년 9월 이전에 생산된 뚜껑 있는 위니아딤채 (출처: 위니아딤채)
소비자원에 따르면 화재 신고 제품 중 80.7%는 위니아딤채에서 제조된 김치냉장고로 사고 제품은 2005년 9월 이전에 생산된 뚜껑형 모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잦은 사고에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해당 모델들에 소비자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소비자안전주의보 - 제품이 소비자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상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는 의미로 리콜 등의 예방 조치가 가능하다.
▲ 리콜을 진행했던 위니아 (출처: 위니아딤채)
이에 위니아는 2005년 9월 이전에 생산된 뚜껑형 김치냉장고를 대상으로 리콜을 실시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와 전기안전 연구원에 따르면 화재 원인은 김치냉장고의 노후된 부품들이 트래킹 현상을 일으켰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트래킹 현상이란 전기 부품 주변에 먼지 같은 이물질이 쌓여 전류가 일어나는 발열·발광 현상을 말한다. 냉장고도 트래킹 현상이 잦은 노후 모델인데, 집에 먼지까지 많으면 자칫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만약 집에서 사용 중이거나 중고 거래 예정인 제품이 2위니아 뚜껑형 김치냉장고라면 꼭 제조 일시를 체크해 리콜 대상인지 확인하길 바란다. 위니아 제품이 아니더라도 장기간 사용한 김치냉장고는 화재 예방을 위해 안전 점검을 받고, 설치 공간에 먼지나 습기가 많다면 즉시 장소를 옮기는 것이 좋다. 또 김치냉장고는 벽과 10cm 이상 간격을 두어 설치하는 것이 좋으며, 냉장고 뒤편 하단 기계부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청소해 줘야 화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1위. 중국의 지겨운 김치도발, 언제까지?
▲ 파오차이는 김치가 아닙니다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한때 우리나라에선 일본이 김치를 '기무치'라 칭하며 일본 요리에 편입하려 한다는 루머가 돌아 전 국민이 떠들썩했던 때가 있었다. 말 그대로 루머였다. 그런데 중국은 인기 유튜버와 국제표준화기구(ISO) 등을 동원해 실제로 김치 공정을 펼치고 있다. 본 코너 4월 기사인 '매운맛에 대한 별난뉴스 5'에서도 한차례 언급했었지만, 중국 정부는 현지에서 판매되는 김치를 '파오차이'(泡菜: 절임채소)'로 표기하도록 강제한 데다, 지난해에는 차오파이를 국제표준화기구(ISO)에 등재했다.
▲ 해당 유튜버의 영상 보지 말고 뉴스로 보자^^(출처: MBCNEWS 유튜브)
또한 구독자 수가 1400만 명 이상인 중국인 유튜버 리쯔치는 김장 동영상을 업로드하며 '중국음식(#ChineseFood)'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논란을 빚었고(그는 사과하지 않았고, 오히려 최다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중국의 매체들은 3천 년 전 중국 고문헌 <시경>에 나오는 '절인 채소'가 김치의 시초라 주장하며 김치 종주국은 중국이라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 앞으로는 원산지를 꼭 살펴보자.. (출처: MBCNEWS 유튜브)
지난해 3월에는 녹이 슨 굴삭기에 절인 배추를 옮겨 담고, 배추 절임 통에 알몸으로 들어가 일을 하는 등 김치를 비위생적으로 만드는 중국 김치회사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돼 국내 네티즌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는데,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중국산 김치의 상당수가 이러한 환경에서 만들어진다는 루머가 퍼지고, 중국산 김치가 국내산으로 둔갑해 2,139톤이나 공급된 사실이 드러나며 '김치'에 대한 한국인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쯤 되니 중국이 한국인의 김치에 대한 불신을 키우기 위해 공작을 펼치는 게 아닌가 의심까지 든다. 최근 오징어게임에 등장한 게임들을 두고 또 '중국이 원조'라고 주장하는 중국 여론을 보면 중국의 김치 공정은 쉽게 종결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기획, 편집 / 다나와 김명신 kms92@danawa.com
글, 사진 / 강은미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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