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디저트가 당기지만 배달의 맛은 싫은 요즘. 디저트에 돈 쓰는 게 아까운 건 필자뿐일까? 배달 메뉴 리스트를 보면 왠지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들이 가득한데… 핸드블렌더로 갖가지 디저트를 만들었던 저번 기사처럼, 이번엔 분쇄기로 한식 디저트와 양식 디저트를 만들고자 한다.
분쇄기는 ‘다중날’이 많은 블렌더에 비해 ‘일자날’, ‘S자날’, ‘십자날’이 사용된다. 분쇄기의 날은 재료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커피나 쌀가루처럼 곱게 갈 때는 일자날, 마늘 등을 다질 때는 S자날, 반죽을 할 때는 십자날이 탁월하다. 분쇄기도 어떤 제품은 날을 교체할 수 있지만 교체날이 없다면 본인이 자주 사용하는 용도에 맞춰 구매하는 게 좋다.
Chapter 1. 흑임자 인절미와 고소한 선식
[흑임자 인절미 재료]
햇반(맵쌀밥) 1공기, 흑임자 두 컵(종이컵), 설탕 3T, 참기름 2T, 소금 한 꼬집
한식 디저트를 대표하는 떡과 선식. 집에서 떡을 만든다고 하면 번거롭고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즉석 밥 하나만 있어도 뚝딱 떡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 분쇄기로 쌀을 빻고 떡을 치댈 수 있지만, 간편하게 만들고자 한다면 즉석밥을 분쇄기에 반죽하듯 돌리면 금방 찰진 떡이 완성된다.
이번에 만들어볼 떡은 SNS에서 핫하다는 흑임자떡. 사용되는 재료는 위 사진과 같이 간단하다. Simple is best라는 말이 있듯, 흑임자 본연의 맛을 살리기엔 이 정도만 있어도 충분하다.
▲ 콩가루와는 또 다른 매력의 흑임자 떡고물
먼저 분쇄기를 사용해 흑임자 떡고물을 만들어보자. 분쇄기에는 흑임자 두 컵, 설탕 3T를 넣었고 소금을 한 꼬집 넣어주었다. 소금은 간을 맞춰주는 것은 물론이고 설탕의 단맛을 더욱 극대화한다.
▲ 화면을 뚫고 풍기는 꼬순내
손목 스냅으로 몇 번 두드렸더니 금세 다 갈렸다. 검은깨처럼 작은 곡류를 한 번에 갈아버린 분쇄기. 검은깨는 콩가루처럼 곱게 가는 게 아니라 입자를 살짝 살려야 고소함과 맛이 극대화된다. 또한 검은깨는 본연의 쌉싸래한 맛이 있으니 평소 단맛을 좋아한다면 설탕을 더 넣어도 좋다.
▲ 이렇게 쉽게 떡이 된다고? 했는데 진짜 된다!
떡고물은 완성되었으니 다음은 떡을 만들 차례다. 분쇄기는 흑임자를 갈았던 것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를 사용하였다. 전자레인지에서 갓 나온 김 폴폴 나는 즉석밥을 한 김 식혀 분쇄기에 넣었다. 뜨거운 식재료를 넣고 작동하면 용기 폭발의 위험이 있으니 유념하자. 찰기를 더해주고 붙는 걸 방지하기 위해 참기름을 넣었고, 소금 한 꼬집으로 간을 했다.
▲ 동글동글 빚은 떡에 흑임자 떡고물만 묻히면 완성
완성된 떡은 손에 참기름을 묻히고 먹기 좋은 크기로 둥글게 빚어 준다. 거기에 흑임자 고물을 골고루 묻혀주면 완성! 쫀득한 떡이 가득 씹히고, 고소한 흑임자 가루가 입안에 굴러다녔다. 하지만 떡만 먹으려고 하니 어딘가 아쉬워 남은 흑임자를 사용해 음료도 만들기로 한다.
[고소한 선식 재료]
볶은 검은 콩, 볶은 노란 콩, 볶은 흑임자, 두유 또는 우유, 꿀
▲ 볶은 콩들은 한 번에 쓱싹 갈고
떡만 먹으면 목 멜 것 같으니 고소한 선식도 함께 만들기로 했다. 선식의 주 재료는 검은콩. 특히 가을철만 되면 탈모로 고생하기 때문에 탈모에 좋다는 검은콩을 듬뿍 넣었다. 그 외 흑임자, 볶은 노란 콩, 볶은 검은콩을 함께 넣고 분쇄기로 갈았다. 우유에 타 먹기 위해 곱게 갈아도 좋지만, 필자는 씹는 식감을 선호하기 때문에 약간 굵게 갈았다.
▲ 갈기면 하면 선식 완성!
쫀득한 흑임자 인절미와 고소한 선식의 만남. 탄수화물 덩어리인 떡의 영양까지 듬뿍 채워줄 콤비가 아닐까 싶다. 완성된 흑임자 인절미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팥죽이나 호박죽에 고명으로 얹거나 찍어 먹으면 달달한 한국식 퐁듀가 된다.
Chapter 2. 애플 크럼블과 직접 간 핸드드립커피
[애플크럼블 재료]
박력분 300g, 베이킹 파우더 5g, 설탕 180g, 설탕 한 꼬집, 버터 115g,
달걀 1개, 사과 2개, 계핏가루
▲ 계량만 맞추면 분쇄기가 알아서 해줌
한식 디저트를 완성했으니 다음은 양식(?) 디저트 차례. 애플 크럼블이라는 요리 특성상 소보로빵의 윗부분같이 부서진듯한 반죽을 약하게 뭉쳐 굽는데, 이때 분쇄기로 자르듯이 밀가루와 버터를 반죽하면 손쉽게 크럼블 반죽을 만들 수 있다.
▲ 분쇄기에 넣기만 했는데 이미 다 된 것 같은 기분?
반죽을 위해 조금 큰 용량의 분쇄기를 들었다. 박력분, 설탕, 소금을 먼저 넣고 작동한 뒤 잘린 버터와 계란, 계핏가루를 넣고 마저 섞어주었다. 사용했던 분쇄기는 용기와 칼날을 분해한 뒤 중간 재료를 넣어야 했는데, 만약 추가 투입구가 있는 분쇄기를 사용했다면 조리가 더 편하다.
▲ 달달한 향이 군침 흐르게 한다
완성된 반죽은 위와 같은 질감인데, 숟가락으로 떠먹고 싶을 정도로 달달한 향이 치명적이다. 크럼블은 사용하기 전까지 냉동실에 넣어둔다.
▲ 거기다 사과시럽까지...!
다음은 녹인 버터에 설탕을 넣고 사과를 졸이는 과정인데, 이때 마지막엔 계핏가루를 넣어 마무리한다. 그 후 베이킹 틀에 종이 포일을 깔고 크럼블을 꾹꾹 눌러 담은 뒤 가운데 사과 졸인 것을 넣는다. 그 위에 남은 크럼블을 덮고 다시 꾹꾹 누른다.
▲ 맛있게 먹기만 하면 끝
마지막으로 애플 크럼블은 예열된 오븐에 넣고 180℃, 25분간 구우면 완성.
Tip. 만약 익힌 과일이 씹히는 게 싫다면 분쇄기로 사과를 큰 입자 상태로 갈아 넣거나, 사과 잼으로 대체해도 좋다.
Tip. 완성된 애플 크럼블은 한 김 식힌 후 잘라야 부서지지 않는다.
▲ 드립용은 조금 더 곱게!
완벽한 양식 디저트를 위해 빵에 곁들일 드립 커피까지 손수 만들어보기로 한다. 위 사진에 있는 원두 커피의 굵기는 가정용 프레스기에 적합한 정도라 조금 더 갈았다.
▲ 소량 미리 갈아놓으면 편함
너무 곱게 갈 경우 쓴맛과 신맛이 추출되기 때문에 핸드 드립에 맞는 굵기 조절이 필요하다. 핸드드립 커피를 위한 핸드밀 분쇄기도 있지만 소량 분쇄가 싫다면 분쇄기로 한 번에 가는 것도 좋다. 단, 원두를 간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향과 맛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자.
이렇게 완성된 양식 디저트 한상. 분쇄기로 핫플 카페 부럽지 않은 커피 타임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이번 디저트 특성상 곱게 분쇄하기보다는 재료의 입자를 살려야 했기 때문에 일반 블렌더보다는 분쇄기가 유리했다. 핸드블렌더 베이킹에 이어 분쇄기 베이킹(?)도 성공한 필자. 이제 다음 도구가 기대된다.
기획, 편집 / 다나와 김명신 kms92@danawa.com
글, 사진 / 문유진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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