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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리썬 VS 종이빨대

2023.07.18. 14:15:48
조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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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뚫는 창과 무엇이든 막는 방패
우리는 그것을 ‘카프리썬 마시기’라고 부른다

여름 하면 생각나는 시원한 카프리썬이 도리어 여름철 체감기온을 높이고 있다. 안 그래도 뚫기 힘든 카프리썬을 종이빨대로 바꿔버리며 카프리썬 마시기의 난이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인터넷에는 카프리썬을 뚫지 못하고 비참하게 구부러진 종이빨대들의 모습들이 나뒹굴고 있고, 소셜미디어와 각종 언론에서는 이 비참한 현장을 앞다투어 다루고 있었다. 

그러나 인간은 패배하지 않는다. 진정한 고수는 도구를 가리지 않는 법이다. 음료고수 마시즘, 오늘은 종이빨대로 철벽의 카프리썬을 뚫는 방법에 대한 고찰이다. 


1. 투창형 

공차 알바생이 된 듯 뚫는다 

· 장점 : 한국인이 좋아하는 박력
· 단점 : 실패하면 빨대, 음료 둘 중 하나 터짐

카프리썬의 외벽은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종이빨대다. 종이빨대가 꺾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입구 부분을 엄지로 막아 빨대 내부에 공기를 채워준다. 그리고 종이빨대를 꽂는다. 마치 공차알바생이 된 듯 힘차게 내리찍으면 훨씬 만족스러운 빨대 꼽기를 할 수 있다. 


2. 원시인형

구멍가에 빨대를 대고 손으로 비벼 넣는다

· 장점 : 이것이 인류의 지혜
· 단점 : … 라기엔 원시인이 된 기분

투창형의 단점은 목표지점에 빨대가 도착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있다. 무인도에서 장작으로 불 피우는 것에서 영감을 받은 이 방법은 카프리썬의 빨대틈에 빨대를 걸치고 원시인처럼 종이빨대를 돌리면서 끼워 넣는 것이다. 회전력을 기반으로 꽂아지는 빨대는 안전하게 카프리썬에 구멍을 낼 수 있다. 


3. 끼워넣기형

뚫는다는 느낌이 아닌 고각으로 끼워 넣는다

· 장점 : 이것이 정석이다. 잘 꽂아진다
· 단점 : 꽂는 시간이 느리고 지루해서 절대 못해

카프리썬의 외벽에 종이빨대가 꺾이는 가장 큰 이유는 각도에 있다. 정면으로 뚫는다는 느낌이 아닌 높은 고각에서 슬쩍 끼워서 밀어 넣는다는 느낌으로 카프리썬에 구멍을 뚫을 수 있다. 단 이 방법은 앞선 것들에 비해 느리고 쾌감이 적다. 뚫지 않을 거라면 카프리썬을 왜 마시지?


4. 헐크형

빨대가 안 되면 봉투를 찢는다

· 장점 : 시원하다
· 단점 : 시원하게 음료도 폭파할 가능성이 크다

모든 게 장벽에 막히고, 남아있는 종이빨대가 희생되었을 때. 가진 것은 두 손뿐이다. 카프리썬을 찢어서 그 안에 든 음료를 마셔보도록 하자. 물론 나는 카프리썬의 단단한 포장을 찢지 못하고 꺾인 종이빨대 신세가 되었지만 말이다.


5. 도구형 

뾰족한 도구로 구멍을 낸다

· 장점 : 빨대구멍을 쉽게 뚫을 수 있다
· 단점 : 그럴 거면 가위로 잘라서 따라 마시지

인간은 도구를 다룰 수 있다. 종이빨대가 카프리썬을 뚫기 어려운 것일 뿐 집안에 있는 나무 꼬치등을 사용하면 너무나도 쉽게 카프리썬에 빨대구멍을 뚫을 수 있다. 그렇게 빨대구멍을 뚫고 음료를 마시는 모습을 본 가족들은 말했다. 그럴 거면 그냥 가위로 자르고 컵에 따라 마시는 게 낫지 않겠냐고. 


사실은 플라스틱 빨대도 힘들지 않았던가?

잠깐 진정해 보자. 돌아보면 카프리썬은 종이빨대가 아니었어도 뒤가 없는 음료였다. 내구성이 강한 플라스틱 빨대시절의 카프리썬이야말로 목숨을 건 진정한 승부처였다. 빨대가 막히거나, 음료가 관통되거나. 언제나 중간은 없었다. 

카프리썬이 페트병이 되지 않고 여전히 비닐팩인 이유. 그리고 우리가 다른 과일주스가 아닌 카프리썬을 찾는 이유는 빨대와 음료 사이의 긴장감 있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닐까? 이 글이 언젠가 당신의 카프리썬 종이빨대 뚫기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인류 평화에 기여한 듯 흡족해하던 그때 소식이 하나 들려왔다.

+ 카프리썬은 더 단단한 종이빨대를 강화하기로 하였답니다

이런 최고의 방법은 민원에 있었구나. 

<제공 : 마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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