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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해외 생산 절반, 현대차 노조 파업 지금도 통할까?

2024.06.25. 16: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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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가 6년 만에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는 24일 쟁의행위 파업 찬반투표에서 89.97% 압도적 지지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가 파업을 벌이면 2019년 이후 5년 연속 이어져왔던 현대차 무분규 임단협 타결 기록도 끝나게 된다.

노조는 회사에 기본급 15만 90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인상, 금요일 4시간 근무제,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10만 1000원 인상, 경영 성과급 350%+1450만 원, 품질 향상 격려금 100%, 주식 20주 지급 등을 제시했다. 

기본급 괴리가 크고 정년 연장과 근무일 축소 등은 아예 언급조차 않은 회사 제시안을 노조가 수용할 리 없다. 파업권을 확보한 노조는 오는 27일, 실제 파업에 돌입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파업과 같은 강경한 투쟁으로 회사의 파격적인 양보안을 이끌어 냈던 이전과 다르게 더 이상은 약발이 통하지 않을듯 하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국내 공장 생산 차질로 인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현대차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고 판매한 자동차는 94만 8000대다. 같은 기간 국내 판매를 제외한 현대차 글로벌 판매 대수는 138만 대다.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의 해외 판매 대수는 43만 여대로 그 비중이 31% 남짓이다.

현대차는 핵심 거점별 전략 차종의 현지 생산 기반을 꾸준하게 다져왔다. 미국과 인도, 중국, 튀르키예, 체코, 브라질,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8곳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250만 대에 육박한다. 그리고 이들 공장에서 해외 시장 인기가 많은 싼타페, 투싼, 쏘나타, 아반떼, 엑센트, 코나, i시리즈 등 또 현지 전략형 모델을 생산한다.  

미국 현대차 엘라베마 공장(HMMC)에서 생산하는 모델의 수만 해도 10개나 된다. 현대차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미국 시장 판매한 33만 7000대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만 9000여 대를 현지 생산 차량으로 공급했다. 

중국은 생산 시설이 남아돌고 있고 인도 법인(HMI)도 올해 5월까지 32만 대를 생산해 현지에서 팔았다. 한국 공장 노조가 파업을 하고 생산을 멈춘다고 해도 예전과 다르게 해외 판매가 멈출 일이 사라진 셈이다. 해외 공장 네트워크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절대적 사업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에 별 타격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노조와 협상 경험이 많은 한 관계자는 "국내 사업 비중이 60% 수준이었던 예전과 다르게 지금은 회사가 노조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노조가 파업을 벌이며 강경한 투쟁을 한다고 해도 무리한 요구는 걸러낼 수 있게 입장이 바뀌고 있다"라고 했다.

따라서 노조가 파업을 하면 국내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게 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코로나와 반도체 이슈로 웬만한 수준의 출고 대기 기간에 내성이 생긴 소비자들이 얼마나 불편해할지는 모르겠다. 외면이나 눈총을 받는 파업이어서가 아니라 뭘 해도 약발을 받지 않는 거라면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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