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Fi(피씨파이)가 마치 Hi-Fi(하이파이)처럼 거창하고 비싼 취미일 거라는 오해가 생기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 옆집 김복동 아저씨도, 동네 편의점 사장님 박씨유 아저씨도 PC-Fi를 경험하고 있다. 단지 PC-Fi를 즐긴다는 자각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다나와에서 적당한 스피커를 골라 잡으면 당신도 당장 PC-Fi 세계에 뛰어들 수 있다. *예전 기사 보기 : PC-Fi 비싸고 어려울까? NO 하이파이랑은 다르다!
PC-Fi에 가장 쉽게 입문하는 방법은 앰프가 내장된 액티브 스피커를 구입하는 거다. "액티브 스피커"라는 단어에 놀라지 말자. 그냥 우리가 흔히 쓰는 책상 위 스피커다. 값비싼 앰프를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알아서 소리를 내준다는 뜻이다. 사실 컴퓨터용 스피커라 하면 대부분 액티브 스피커라고 보면 된다. 참고로 액티브 스피커를 선택할 때 고려할 점들은 이렇다.
① 스피커의 물리적인 크기
② 주 용도 *콘텐츠의 종류, 음악의 장르 등
③ 출력 *출력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것은 돈 낭비라는 개념에서
④ 블루투스 같은 편의사양 탑재 여부
⑤ 가격
크기를 고려하자. 스피커는 청취자를 중심으로 좌우에서 적당한 각도로 청취자의 귀를 향하도록 설치하면 좋다. 그런데 PC-Fi 용도로 소비되는 스피커 중에서도 사이즈가 굉장히 큰 것들이 있다. 이런 제품들은 책상의 폭이 최소한 가로 1400~1600mm (1미터 40센치) 정도는 나와야 책상 위에 올릴 수 있다. 책상이 작으면 이렇게 큰 스피커는 책상 위에 한 쌍(2개 1조)을 못 올릴 수도 있으니까 이런 상황이라면 고급 스포츠카를 샀는데 주차장이 없어서 동네 골목길에 주차하는 셈이다. 즉 크기에 너무 욕심 내면 안 된다.
그리고 본인이 스피커를 쓰는 용도도 잘 생각해서 제품을 찾자. 영화, 게임, 음악 중에서 어떤 게 주 목적인지. 그리고 음악이라면 장르는 무엇인지에 따라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
출력은 PC-Fi에서 크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아무리 저렴한 스피커도 볼륨을 어느 정도 올리면 PC를 쓰는 방 정도는 쩌렁쩌렁하게 울릴 수 있다. 출력이 강력한 스피커는 볼륨을 1/3도 못 올릴 거다. 그러면 나머지 2/3의 출력(볼륨)은? 너무 아깝게 느껴진다. 쓰지도 않을 출력때문에 돈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뜻. 출력 수치에 연연하지 말자.
편의사양은 있으면 좋은 것. 특히 블루투스 기능이 있으면 PC를 켜지 않아도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간단히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 장점이다.
최고의 가성비, 내 취향이 뭔지 알아보는 단계
10만 원 이하 스피커
저번 기사에서 소개했듯이 PC-Fi는 가성비와 가심비가 중요한 취미다. 저렴한 구성이라도 내 취향에 맞으면 최고의 세팅이고, 돈을 많이 부어도 내 맘에 안 들면 싸구려만 못하다. 그러므로 PC-Fi용 스피커는 일단 한방에 끝장을 보기보다는 저렴한 것부터 차근차근 '내 취향이 뭔지'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다만 아주 저렴한 가격대의 스피커라면 단가의 한계에서 오는 성능 문제들이 있을 수 있다. 소리가 좀 답답하거나, 아니면 저음이 실종 됐거나, 잡음이 너무 심하거나 하는 문제 말이다. 하지만, 5~10만 원 정도까지만 올라오면 이런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결된다. 고가의 장비를 쓰는 매니아들이 보기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실제로 시장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PC 스피커는 이 가격대(10만 원 이하)다.
▲ 캔스톤 LX15 스타크 (현재 최저가 : 72,000원)
AV스타일의 2채널 북쉘프 스피커다. 블루투스 무선 연결을 지원하여 PC는 물론,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도 연결할 수 있다. 캔스톤의 사운드 테크놀로지가 적용된 25.4mm 실크 돔 트위터와 76.2mm 유리 섬유 재질의 풀레인지 유닛 및 고밀도 우든 MDF 인클로저를 적용해 최상의 해상력과 32W(16Wx2)의 안정적이면서 파워풀한 출력을 지녔다. 크기는 110x179x136mm, 무게는 2.54kg이다,
▲ Britz BR-1000A 2 (현재 최저가 : 85,260원)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고전적인 전통 AV 오디오 디자인을 한 2채널 데스크 스피커다. 고밀도 우든 MDF 인클로저가 적용되었으며, DRAS를 결합한 106mm 대구경 베이스 스피커를 양 하단에 장착하여 2.1채널 못지않은 강력한 중저음을 재현했다. 데스크톱 PC와 함께 배치하여도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 고성능 사운드를 발휘한다. 크기는 150x228x161mm, 무게는 7kg. 저음이 강한 음악을 선호하거나, 타격감이 강한 게임, 영화를 선호하면 취향에 맞을 듯. 단 최근에 환율 문제로 가격이 약간 오른 것이 흠. 같은 회사의 BR-1600BT 도 가격 대비 좋은 음질로 유명했던 제품.
뭔가 조금 부족한데... 라고 느꼈다면 다음 단계로
10~20만 원 사이의 스피커
10만 원 이하 정도의 제품으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조금 더 돈을 보태서 10~20만 원 사이의 스피커들을 알아보면 된다. 가성비/가심비의 스윗 스팟이라고 봐도 무방.
▲ 캔스톤 R770BT (현재 최저가 : 89,000원)
캔스톤의 사운드 엔지니어가 조율한 프리미엄 2채널 북쉘프 스피커다. 베이스 유닛과 실크돔 트위터의 2Way 스피커로 RMS 50W의 고출력 사운드를 발휘하며, 클립식 스피커 간 연결 단자를 적용하여 공간이 넓은 곳에서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블루투스 5.0 칩셋이 탑재되어 스마트 기기와도 무선 연결이 가능하며, PC나 TV, 콘솔 게임기 등 다양한 기기와 유선 연결을 지원한다. 크기는 153x247x175mm, 무게는 4kg.
▲ Britz BR-Monitor4 (현재 최저가 : 177,000원)
2.54cm 실크 돔 트위터와 10.16cm 다이어프램 우퍼를 갖춘 2채널 화이트 색상 스피커다. PC 스피커 중에는 화이트 색상이 귀하다 보니 데스크테리어 용도로도 많이 찾는 제품. 보급형 모니터링 스피커와 달리 유도성 및 용량성 2차 주파수 분배기를 채택하여 우퍼와 트위터 모두 더 나은 신호 입력을 획득하여 순수한 사운드를 재생할 수 있다.
RCA/AUX 포트가 있어 PC, 모바일 기기와 연결은 물론, 6.35mm TRS 밸런스 입력 잭이 있어 +4dBu 입력 감도로 콘솔, 믹서 및 기타 전문 장비에 연결하여 소규모 음악 제작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42W(21Wx2) 출력을 지원하고 크기는 140x220x169mm, 무게는 4.5kg.
▲ Eris Presonus E3.5 (현재 최저가 : 161,990원)
10만 원대 가성비 좋은 PC-Fi 구성에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제품이다. 미니 PC나 노트북에 연결하면 아주 간단하게 PC-Fi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부드럽고 정확한 주파수 응답으로 스튜디오 수준의 사운드를 전달하는 2채널 스피커다.
케블라 재질의 로우 프리퀀시 드라이버를 사용해 최소한의 반사음만 전달되도록 설계되어 전 대역폭에 규칙적인 분산 패턴을 제공하여 깨끗하고 완벽하게 매칭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유선 연결만 지원하며, 무선 연결은 Eris Presonus E3.5BT 제품에서 가능하다. 크기도 작은 편. 141x210x162mm, 무게는 2.9kg.
내가 좋아하는 장르나 음악감상 스타일을 확실하게 알게 됐을 때
20~40만 원 사이의 스피커
여기서부터는 단순한 음악 감상은 물론, 스튜디오 사운드 모니터링에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다. 가격은 앞서 소개한 제품들과 비교해 훨씬 비싸지만, 그만큼 값어치는 한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여기에는 소개되지 않지만 50만 원 전후의 KRK Rokit G4나 칼리오디오(KALI Audio) LP-6 v2 같은 스피커들도 좋은 사운드와 예쁜 디자인으로 인기가 높다. JBL의 스피커도 소리가 아주 좋은데, 디자인이 너무 미국 달러 감성이라 호불호가 심한 편.
▲ Eris Presonus E4.5 ~ E5 XT (현재 최저가 : 330,000원)
맑은 사운드를 제공하는 2웨이 액티브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다. 부드럽고 정확한 주파수 응답과 높은 헤드룸을 자랑하며, 강력한 Class AB 앰프와 함께 어쿠스틱 튜닝 컨트롤이 탑재되었다.
커스텀으로 제작된 케블라 재질의 로우 프리퀀시 드라이버가 적용되어 반사되는 에너지를 분산시켜 최소한의 반사음만 전달되도록 설계되었다. 덕분에 전 대역폭에 규칙적인 분산 패턴을 제공하여 깨끗하고 완벽하게 매칭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또한, 실크 돔 트위터가 장착되어 더 넓은 스윗 스팟을 위한 폭넓은 사운드를 들려주고 깨끗한 고음역을 정확하게 표현해 준다. 해외 직구로는 이들보다 훨씬 상급 기종인 Eris Presonus E8 XT도 종종 괜찮은 가격대에 나오는데, 다만 E8은 세로 길이가 40cm가 넘고, 깊이도 30cm에 달해서 어지간한 책상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우니 섣불리 구매하지 말 것. 집이 넓지 않다면 E4.5 ~ E5 XT를 추천한다.
▲ 오디오엔진 A2+ Wireless (현재 최저가 : 357,930원)
오디오엔진은 트위터, 우퍼 및 기타 주요 부품들을 직접 설계하고 제조하므로 기성 부품들을 사용해서 제작된 시중의 일반 스피커와 다른 일체감을 보여준다. 작은 스피커 전면에 탑재된 우퍼는 탄소, 질소, 수소 등 가벼운 유기 고분자로 이루어진 케블라 소재로, 철보다 5배 이상 뛰어난 강도로 저음의 댐핑력을 살려준다.
또한 소프트한 실크 돔 트위터는 부드럽고 따뜻한 사운드를 연출해주며, 내장된 파워 앰프와 함께 대형 북쉘프 타입 스피커들이 연출해주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캐비닛은 정밀한 공정 과정을 거쳐 뛰어난 내구도와 함께 고급스러운 느낌까지 선사한다.
아날로그 입력을 위한 RCA 및 AUX 단자로 유선 기기들을 연결할 수 있으며, USB 단자를 통해서도 컴퓨터로부터 사운드를 전해 들을 수 있다. 또한, 보편적인 모바일 기기도 블루투스 무선 연결을 통해 고품질의 음악을 쉽고 빠르게 감상할 수 있다. 출력은 60W(30Wx2), 크기는 105x160x140mm, 무게는 4.6kg이다.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나만의 영역
청취 공간이 협소하거나 층간소음이 불안하다면? 헤드폰
스피커를 통한 PC-Fi도 좋겠지만, 모든 사람이 PC를 사용하면서 빵빵한 사운드의 스피커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음악을 크게 틀었다가 부모님께 등짝을 맞을 수도 있고, 또는 윗집/아랫집에게 층간소음으로 항의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럴땐 헤드폰이나 헤드셋이다.
▲ KOSS Porta Pro (현재 최저가 : 72,000원)
준수한 음질과 끔찍한 디자인을 맞교환했다는 말을 듣는 유명한 유선 오픈형 헤드폰이다. 저음 괴물이라는 별명도 있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착용감을 위해 부착된 측면 패드와 최적의 활동성을 보장하는 접이식 헤드밴드 디자인이다. 주파수 응답 특성의 확장성을 위한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 딥 베이스 및 깨끗한 신호를 전달하는 무산소 구리 보이스 코일을 적용했다.
▲ Britz BT4000 ANC (현재 최저가 : 88,990원)
PC 연결도 되고 스마트 기기와도 연결 되는 유무선 헤드폰이다. 브리츠 사운드 전문가를 통해 조율된 40mm NdFeB 드라이버를 사용하여 품질 좋은 사운드로 온라인 교육 및 PC 게임, 음악/영화 감상에 적합하다. 한번 충전으로 장시간 사용 가능하며, USB Type-C 케이블을 연결해 유선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선명한 사운드와 최상의 편안함을 위한 부드러운 가죽 재질의 이어 캡과 경량 헤어밴드로 편안하고 안락함 착용감을 제공한다.
▲ AKG K702 (해외구매 현재 최저가 : 215,690원)
(구)프리미엄 유선 오픈형 헤드폰이다. 나온지 워낙 오래된 모델이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는 훨씬 비싸고 사운드가 좋은 제품들이 많아서 프리미엄 급으로는 취급되지 않는다. 한때 클래식 감상용 브랜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AKG에서 만든 헤드폰으로, 왜곡되지 않은 음원 그대로의 사운드를 전달한다.
긴 작업 시간 동안 최대한 편안함을 제공하는 오버이어 디자인에 최적의 착용감과 사용 편의성을 위한 특수 모양의 3D폼 이어 패드가 적용되었다. 개선된 고주파수 범위와 저주파수에서 더 나은 성능을 위한 이중 다이어프램과 더 높은 감도, 더 나은 임펄스 및 고음 응답을 위한 플래 와이어 보이스 코일을 갖췄다. 장점은 직구나 중고로 구매할 경우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것. 단점은 소리가 밖으로 많이 샌다는 것.
▲ 젠하이저 모멘텀 4 와이어리스 M4AEBT (현재 최저가 : 367,990원)
젠하이저의 78년 장인정신이 깃든 SYS38 드라이버를 탑재한 유무선 밀폐형 헤드폰이다. 완벽한 드라이버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운드로 전자적인 튜닝 없이 아날로그 기술로 음 하나하나를 오롯이 전달한다. 디지털 프로세싱이 필요 없는 SYS38 드라이버 덕분에 10분 충전 시 6시간이라는 압도적인 사용 시간을 제공한다.
헤드폰과 귀의 거리 및 각도를 완벽히 조절하는 E.A.R 기술로 압도적인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언제 어디서나 몰입할 수 있는 자동 반응형 노이즈 캔슬링이 적용되어 강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헤드폰을 벗지 않고도 외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가성비로 귀가 트이는 경험
이번 기사에서 소개하는 것은 이정도까지다. 대략 40만 원 이하에서 모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돈을 펑펑 쓰겠다고 마음 먹으면 50~100만 원, 또는 수백만 원까지 끝 없이 올라갈 수도 있지만, PC-Fi와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이번 기획에서는 다루지 않기로 한다.
PC-Fi는 가성비가 생명이다. 따라서 적당한 가성비에 귀가 트이는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하는지 고민 중이라면 이번에 소개한 액티브 스피커로 PC-Fi 시스템 오우너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