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5년 이상 2D 캐릭터와 뜨거운 연애를 하며 절대로 품절되지 않을 것 같았던 절친이 현실 인물과 손을 맞잡고 기혼의 대열에 합류해버렸다. 현실의 그녀도 동종 작품의 캐릭터를 좋아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눈이 맞았다고 한다. 다음 주 품절 예정인 또 다른 친구 부부는 반려묘 동호회에서 만났다고 한다. 때문인지 두 커플의 결혼 선물은 애니메이션 피규어와 캣타워가 되었다.

▲ 통장 잔고는 내가 채울 수 있지만 한정판은 내가 채울 수 없다

바야흐로 취미 전성시대다. 한 시장조사 전문 기업에서 성인남녀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5%의 사람들이 영화, 운동, 게임, 요리 등의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개중에는 만화나 장난감을 좋아하는 키덜트, 수집을 선호하는 컬렉터들도 상당 비중을 차지했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덕질’이라는 명언(?)처럼 취미생활은 때로는 치열하고 때로는 단조로운 일상에 MSG 같은 활력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삶에 있어 ‘성공’이라든지 ‘행복’ 같은 막연한 목표보다 명확한 동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 흔한 신혼부부의 이사 첫날 풍경

이 같은 배경으로 인해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커플이나 부부들도 많다. 그래서 오늘은 친구 부부의 덕심을 저격하는 특별한 선물들을 골라보았다. 소소할지 몰라도 친구의 취향을 완벽하게 저격하는 이 선물은 ‘내가 너의 진짜 친구다! 넌 아닌 척하면서 이런 거 좋아한다’ 뽐낼 수 있는 가치 있는 선물이 될 것이다.

키친 덕후 부부에게 추천하는 주방 아이템

요리는 1도 모르면서 특이한 주방 아이템에 관심이 많던 나의 친구. “이거 하나만 있으면 요리왕 비룡이 될 것 같아~”하면서 허세를 떨던 그에게 진짜 요리 아이템을 선물해보자. 당황한 친구의 표정이 곧 환희로 바뀔 것이다. 평소 내 돈 주고 사기 아까웠지만 남의 돈으로 사다 주면 기꺼이 받을 주방 꿀템들이니 고민 중이라면 과감하게 장바구니에 담아보자.

▶ 파스타 롤러

▲ 마카토 아틀라스 180 / 키친에이드 Pasta Roller Attacnment

파스타 덕후인 친구에게는 금선물이 될 것이고 아니더라도 과시용으로 좋을 선물이다. 파스타 롤러&커터 세트는 밀가루와 달걀노른자로 만든 반죽 덩어리를 면으로 재탄생 시켜준다.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롤러는 반죽의 두께를 1~8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으며 커터 역시 다양한 크기의 종류들이 있어서 페투치니, 탈리아텔레 등 기호에 맞춰 면을 뽑아낼 수 있다.

▶ 탄산수 제조기

▲ 바겐 마이소다 탄산수제조기

탄산수 마니아들에게 좋은 선물이면서 나름대로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 서로 전혀 다른 삶을 살다가 하나로 합쳐진 비운의(?) 신혼부부들은 매 순간 싸우기 마련이다. 때문에 순간순간의 사이다가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매번 쟁여놓고 마실 수도 없는 법! 탄산수 제조기 하나면 원할 때마다 품격 있는 화병 클리너를 만들 수 있다. 꽉 막힌 속을 뚫어뻥처럼 풀어줄 너네집 꿀템으로 선물해보자.

▶ 아이스티 메이커

▲ 보덤 [보덤] 실론 아이스티 저그 1.5L BD1470-10

아이스티라 하면 보통 과일 향 나는 달콤한 음료를 떠올리는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차갑게 먹는 모든 종류의 티는 아이스티다.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에도 아이스를 절대로 포기 못 하는 친구가 있다면 이 선물이 답이다. 올해 겨울도 춥다는데 이번 겨울 또한 아이스를 마시며 캐스터네츠처럼 위아래 이를 덜덜 떠는 우아한 티 생활을 기원하며 아이스티 저그를 선물해보자. 소소하지만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족에게 필요한 선물로 야외의 얼죽아 간지만큼 실생활에서도 얼죽아 간지를 지켜내라는 무언의 응원이 되겠다.

▶ 맥주 메이커

▲ LG전자 홈브루

친구가 맥주 마니아라면? 게다가 형제급 절친 of 절친이라면? 자잘한 선물 대신 과감하게 통장을 털어보자. 홈브루 하나면 맥주 마니아의 간지가 확 살아난다. 비록 휘트 맥주는 9일, 페일 에일은 15일이라는 사악한 발효 시간이 필요하지만 내 손으로 만든 진정한 수제 맥주라는 점에서 친구에게 신세계를 열어줄지 모른다.

홈브루 리뷰 기사 보기

☞ 뭐? 맥주 한 잔에 열흘을 태워? LG 홈브루 본격 리뷰

☞ LG 홈브루가 만든 맥주, 맛으로 평가한다

▶ 베이킹핸드믹서

▲ 스탠드믹서 핸드믹서 반죽기 제과제빵 홈베이킹

요즘 요식업 중 디저트 업계에서도 심심찮게 증가 중인 남성 비율! 전문가는 되지 못하더라도 달콤한 그의 신혼 생활을 가능하게 해줄 꿀템이 있다. 힘들게 머랭, 휘핑을 젓던 그의 근육을 애도하며 베이킹 핸드믹서를 놔줘도 될 법하다. 휘핑기는 베이킹 계의 그야말로 갓템! 그리고 배우자에게도 사랑받을 베이킹 핸드 믹서까지! 퇴근 후 배우자가 맡을 달달한 베이킹 향기로 슈가슈가한 신혼 생활을 선물해보자.

▶ 코카콜라 미니 냉장고

▲ 허스키 코카콜라 미니 냉장고 SC-46-1 / 쿨라트론 KWC-4 코카콜라 미니 냉장고

탄산의 황금비율까지 시원하게 유지해줄 코카콜라 전용 미니 냉장고다. 오랜 역사만큼 마니아도 많다 보니 전용 미니 냉장고까지 출시되고 있다. 콜라를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김밥에도 콜라, 죽에도 콜라, 국밥에도 콜라를 곁들이는 친구가 있다면 꼭 선물해주자.

서로 덕밍아웃이 끝난 부부에게 추천하는 리빙 아이템

절친인 나조차 고개를 젓던 그의 덕력을 결혼 상대가 이미 알고 있다면? 그의 덕밍아웃 용기에 감탄하며 조금 편하게 선물을 골라보자. 원래 실생활에 필요한 선물보다 취미 생활을 충족시킬 선물이 더 감동적인 법이다. 애니메이션, 아이돌, 화장품, 식기 등 평소 그의 덕질 장르를 떠올리며 선물을 골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피규어 청소기 키트 

▲ SIDESHOW 피규어 청소 키트

소재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피규어는 민감한 소재와 부품을 사용해 섬세하게 제작되었기 때문에 손끝만 잘못 스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특히 레진 피규어처럼 고가의 제품들은 더욱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피규어를 수집하는 친구라면 피규어 청소 키트를 선물해보자. 섬세한 터치로 먼지를 제거하고 솜털 가위, 솜털 붓 등으로 세월의 흔적을 제거해 갓 출고된 뽀송뽀송한 아이들로 회춘시켜줄 것이다.

▶ 크레인 머신

▲ 굿줄라이 해피플레이 인형 뽑기

불과 1~2년 전 인형 뽑기 상점들이 대거 입점하면서 그 인기가 나날이 높아졌다. 요즘은 시들해졌지만 여전히 습관적으로 세종대왕을 보내는 친구를 위해 크레인 머신을 한 대 놔주자. 아마 인형 뽑기에 중독된 친구의 경우 인형보다는 상품을 뽑았을 때의 쾌감, 승리욕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가정용 크레인머신은 그 승부욕을 훌륭하게 채워준다. 뿐만 아니라 이 선물은 그들의 2세에게도 좋은 놀이가 되어줄 것이다.

▶ 화장품 냉장고

▲ 윈텍 WC-25C

이제 코덕(코스메틱 덕후)이라는 말은 여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요즘은 남자가 더 잘 꾸민다. 보깅, 드렉퀸 등 자신의 매력을 마구 발산하는 남성들이 심심찮게 보이며 그들을 응원하는 목소리 또한 계속되고 있다. 

화장품 냉장고에 보관된 화장품의 차가운 기운은 모공을 쫀쫀하게 좁혀주고 피부에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런 피부는 메이크업도 잘 된다. 피부관리에 힘을 쏟는 친구가 있다면 강력히 추천하는 아이템이다. 더불어 친구의 와이프에게도 칭찬받을 수 있다.

▶ 고양이 자동 화장실

▲ 플루토 서클제로 고양이 자동화장실

결혼은 했지만 신분은 여전히 집사 혹은 인간 캔 따게에 머물러 있는 절친에게 해주면 좋은 선물! 주인님의 배변 활동만큼은 알아서 처리해줄 자동 화장실이다. 주인님은 청결한 환경을 선호하지만 바쁜 집사는 주인님의 배변을 바로바로 치우지 못하고 만족스러운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다. 이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자동으로 배변 활동을 마무리해줄 상쾌한 아이템을 선물해 새신랑, 새신부의 역할 분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주자.

▶ 레트로 게임기

▲ 메가 드라이브 미니 본체

2018~2019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인 뉴트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이템이 시선을 사로잡고 통장까지 열게 한다. 뉴트로 열풍은 고속도로 휴게소, 카페, 테마 거리까지 알차게 녹아 있다. 그중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게임기인데 가정용 오락기 하나면 굳이 오락실 가서 동전을 쏟아붓지 않아도 보스몹까지 클리어할 수 있다. 열 번이고 백 번이고…

기획, 편집 / 다나와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글, 사진 / 김명신 (news@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 (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