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16일 오전 8시 38분,
경기도 부천의 한 공장에서 거센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11년 차 소방관 故 김진석 소방위는
24시간 밤샘 근무를 마치고 퇴근을
불과 20여 분 앞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장 안에 아직 사람이 남아 있을지 모른다"라는
다급한 목소리에 그는 망설임 없이 다시 장비를 챙겨
화염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함께 진입했던 동료는 무사히 구조되었지만,
김 소방위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날의 발걸음은 그의 마지막 출동이 되었습니다.
이튿날 차려진 빈소, 영정 사진 앞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힌 일곱 살 딸아이의
편지 한 장이 놓였습니다.
"아빤 어제 하늘나라로 가셨는데,
지금도 너무 보고 싶어요.
전 알아요. 아빤 저를 제일 사랑하셨다는 거.
그리운 아빠,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
그땐 제가 아마 어른이 되어 있을 거예요."
편지 한편에는 빨갛고 파란 소방차 두 대와 함께
'출동'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는 목숨을 바쳐 안전을 지킨 영웅이었지만,
딸에게는 퇴근길에 두 팔 벌려 안아주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빠였습니다.
불과 2주 뒤로 다가왔던 새 보금자리로의 이사,
그리고 내년 봄이면 마주할 딸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식.
가족이 손꼽아 기다리던 평범하고도 행복한 날들이
이제는 남겨진 이들에게 아프게 다가옵니다.
=================
11월 9일, 소방의 날입니다.
사이렌 소리와 자욱한 연기 속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들던 뒷모습.
우리가 무탈하게 보낸 수많은 오늘은
누군가의 다정한 아버지였고, 소중한 아들이었을 그들이
자신의 가장 눈부신 삶을 바쳐 지켜낸 선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