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는 중국 선전에서 열린 '바이두 AI 데이·아폴로' 행사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의 학습과 검증을 위한 AI 월드모델 '아폴로 월드(Apollo World)'를 선보였다(바이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중국 바이두가 하루 최대 10만km에 달하는 가상주행 환경을 생성하고 실제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교통상황을 인공지능으로 재현하는 새로운 자율주행 학습 시스템을 공개했다.
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두는 전날 중국 선전에서 열린 '바이두 AI 데이·아폴로' 행사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의 학습과 검증을 위한 AI 월드모델 '아폴로 월드(Apollo World)'를 선보였다. 아폴로 월드는 실제 도로환경을 가상공간에 재현하고 차량과 보행자 등 주변 교통 참여자의 움직임을 예측해 자율주행 시스템이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도록 훈련하는 기술이다.
바이두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하루 최대 10만km에 해당하는 가상주행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다. 이는 안전운전자가 탑승한 자율주행 차량이 실제 도로에서 약 3년 동안 시험주행하는 것과 비교할 수 있는 규모라는 설명이다.
이번 공개된 기술의 특징은 단순히 도로 영상을 생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 차량의 움직임에 따라 주변 환경이 변화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이번 공개된 기술의 특징은 단순히 도로 영상을 생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 차량의 움직임에 따라 주변 환경이 변화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바이두)
기존 일부 시뮬레이션은 사전에 설정한 도로환경과 교통상황을 반복적으로 재생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반면 아폴로 월드는 차량의 조향과 가속, 제동 등 주행 판단에 따라 다른 차량과 보행자의 움직임, 교통상황이 변화하도록 구성됐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차량이 교차로에서 진입을 결정하거나 속도를 줄이면 주변 차량과 보행자의 행동도 이에 맞춰 달라진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주행 판단을 내리고, 그 결과가 다시 가상환경에 반영된다. 바이두는 이를 통해 실제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학습하고 검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폴로 월드는 차량의 카메라 영상과 라이다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생성할 수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가상환경에서 생성된 센서 정보를 바탕으로 주변 사물을 인식하고 주행경로를 결정한다.
날씨와 주변 환경이 달라지면 카메라와 라이다에 입력되는 정보도 함께 변화한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시스템이 다양한 조건에서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두는 아폴로 월드의 주요 평가 기준으로 인과성과 상호작용성, 물리적 정확성, 지속성, 실시간성을 제시했다(바이두)
바이두는 아폴로 월드의 주요 평가 기준으로 인과성과 상호작용성, 물리적 정확성, 지속성, 실시간성을 제시했다. 인과성은 현재 상황과 차량의 행동을 바탕으로 다음 상황을 예측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상호작용성은 자율주행 차량의 행동에 따라 가상환경이 변화하는 특성이다.
물리적 정확성은 가상환경에서 발생하는 차량과 사물의 움직임이 실제 물리법칙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지속성과 실시간성은 장시간 주행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차량의 행동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요소다.
아폴로 월드는 단일 교차로나 특정 도로구간뿐 아니라 가상도시 내에서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전체 주행 과정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율주행 차량은 가상환경에서 승객 호출을 받고 목적지까지 이동한 뒤 승객을 내려주는 일련의 과정을 수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교통상황을 경험하고 주행 전략을 반복적으로 검증한다. 바이두는 아폴로 월드를 자사 로보택시 서비스인 '아폴로 고(Apollo Go)'의 자율주행 시스템 훈련과 검증에 이미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폴로 고는 중국을 중심으로 로보택시 사업을 확대해 왔으며 최근에는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바이두)
한편 아폴로 고는 중국을 중심으로 로보택시 사업을 확대해 왔으며 최근에는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바이두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아폴로 고는 올해 8월 기준 전 세계 28개 도시로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누적 자율주행 거리는 3억 5000만km를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운전자 없이 주행한 거리는 2억 4000만km 이상으로 집계됐다.
바이두의 아폴로 월드 공개는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실제 운행 차량의 규모뿐 아니라 AI 학습과 검증에 활용할 수 있는 가상환경의 품질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향후 아폴로 월드를 통해 학습한 자율주행 시스템이 실제 도로에서 얼마나 높은 안전성과 대응능력을 확보하는지, 새로운 도시와 국가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검증 비용과 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기술 경쟁력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 될 전망이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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