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관리와 체력 증진을 위해 달리기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마라톤 대회 참가와 장거리 러닝에 도전하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는 총 254회로, 참가 인원은 100만8,122명에 달했다. 하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완주나 기록 단축을 목표로 달리는 거리와 속도를 갑자기 늘리면 무릎과 발목 등에 부상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러닝 부상은 넘어지거나 발목을 접질리는 등 외부 충격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달리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부하가 신체 조직의 회복 능력을 넘어서면 특별한 외상이 없어도 근육과 힘줄, 뼈 등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 평소보다 운동 거리나 횟수를 급격히 늘리거나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다.
직접 달리기를 즐기는 러너이기도 한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양두근 원장은 러닝의 건강상 이점과 함께 체계적인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 원장은 “러닝은 비교적 간편하게 시작할 수 있고, 심폐지구력 향상과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좋은 운동”이라면서 “처음부터 무리하게 달리거나 단기간에 기록을 단축하려고 하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러너 35%가 부상 경험…갑작스러운 거리 증가 주의해야
러닝으로 인한 부상 위험은 실제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2025년 국제학술지 영국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러너 5,205명을 18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1,820명(35%)이 달리기 관련 부상을 보고했다.
특히 한 번에 달린 거리가 최근 30일 동안의 최장 거리보다 10% 넘게 증가한 경우 과사용 부상 발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인의 체력과 회복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급격한 훈련량 증가가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러닝 부상으로는 슬개대퇴통증증후군, 장경인대증후군, 아킬레스건병증, 신스프린트, 피로골절 등이 있다. 각 질환은 통증이 발생하는 위치와 양상에 차이가 있어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 앞쪽이나 슬개골 주변에서 통증이 나타난다면 슬개대퇴통증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슬개골과 대퇴골 사이에 반복적으로 부하가 가해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갑작스러운 훈련량 증가나 허벅지 및 엉덩이 근육의 기능 저하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계단을 내려가거나 쪼그려 앉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무릎 바깥쪽이 아프다면 장경인대증후군의 가능성이 있다. 장경인대는 골반에서 허벅지 바깥쪽을 지나 정강이뼈로 이어지는 조직으로, 달리는 동안 주변 조직에 반복적인 압박과 자극이 가해지면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거나 내리막길을 반복해서 달리는 경우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발뒤꿈치 뒤쪽이나 그 위로 이어지는 힘줄 부위에 통증이 생긴다면 아킬레스건병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아킬레스건은 종아리 근육과 발뒤꿈치 뼈를 연결하는 힘줄로, 반복적인 과부하가 가해지면 통증과 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내디딜 때 힘줄 부위가 뻣뻣하거나 달리기를 시작하는 순간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적인 증상 중 하나다.
정강이 안쪽을 따라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신스프린트를 의심할 수 있다. 반면 정강이나 발등의 특정 부위에 지속적으로 통증이 집중된다면 피로골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피로골절은 뼈에 반복적인 부하가 가해지면서 미세한 손상이 누적돼 발생한다. 통증을 참고 달리기를 계속하면 손상이 악화될 수 있으며, 발생 부위와 손상 정도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특정 부위의 통증이 지속된다면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부상 예방의 핵심은 ‘점진적 과부하’…거리·속도 한꺼번에 늘리지 말아야
강북힘찬병원 양두근 원장은 러닝 부상을 예방하기 위한 핵심 원칙으로 ‘점진적 과부하(Progressive Overload)’를 꼽았다. 신체가 운동 부하에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달리는 거리와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러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걷기와 달리기를 번갈아 하면서 기초 체력을 쌓는 것이 좋다. 이후 신체 적응 상태를 확인하며 운동량을 조금씩 늘리되, 거리와 속도, 훈련 횟수를 동시에 증가시키는 것은 피해야 한다.
운동 후 통증이나 피로가 충분히 가라앉지 않았다면 다음 훈련의 강도를 낮추거나 휴식을 취해야 한다. 달리는 거리를 늘릴 때도 최근 자신이 무리 없이 소화한 운동량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선 연구에서 언급된 10% 역시 모든 러너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절대적인 안전 기준은 아니다. 달리기 경험과 기존 부상 이력, 운동 후 나타나는 통증 및 피로 정도에 따라 운동량 증가 폭을 조절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기존 운동량을 일정 기간 유지하면서 신체가 적응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다.
달리기 전 준비운동도 중요하다. 걷기나 가벼운 조깅으로 체온을 높이고 발목과 무릎, 고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여 운동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는 자신의 체력에 맞는 스쿼트와 종아리 들기 등의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하체 근육이 반복적인 부하를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은 유연성을 유지하는 데 활용할 수 있지만, 스트레칭만으로 모든 러닝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훈련량 조절과 근력 강화, 충분한 회복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또한 운동량에 맞는 식사를 통해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일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것만큼 회복을 위한 시간을 배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러닝 습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양 원장은 직접 마라톤을 준비하며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무리한 훈련보다 꾸준한 달리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 원장은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직접 느낀 점은 무조건 많이 달리는 것보다 몸 상태에 맞춰 꾸준히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라며 “몸이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주면서 거리와 속도를 조금씩 늘려야 부상 없이 오래 달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달리는 중 통증이 반복되거나 휴식 후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러닝은 기록을 단축하고 완주 목표를 달성하는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운동이지만, 지속적인 건강 관리라는 본래 목적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의 체력과 회복 상태에 맞춰 운동 강도를 조절하고 통증 신호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부상 없이 오랫동안 달리기를 즐기기 위한 기본 원칙이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 뉴스탭(https://www.newstap.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탭 인기 기사]
· 쿠디, 숯불구이부터 훈제 요리까지 가능한 접이식 화로대 ‘파이어모프’ 출시
· 아이더, 발 움직임 따라 유연하게… 기능성 하이킹화 ‘플로션’ 출시
· 삼성전자, 42만원대 ‘갤럭시 A18 LTE’ 출시…AI에 5,000만 화소 카메라까지
· “세탁해도 남는 냄새·누런 얼룩 잡는다”…퍼실, 차세대 캡슐세제 출시
· 알리익스프레스 광군제 11월 1일 개막…최대 80% 할인에 테슬라 모델 Y까지







